이번 삼성그룹 인사에서 부사장급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이재용 삼성그룹 상무가 그 자리에 앉지 못하고 전무로 승진하는데 그쳤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딸인 이부진 호텔 신라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도 승진인사에서 제외된데 이어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상무보와 김재열 제일모직 상무 역시도 승진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9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승진 가능성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그룹 정기인사에서 이 상무가 사장급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커졌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으로 볼때 이재용체제를 구축해야 하는데 승진이 좌절된것은 삼성그룹의 후계자 승계에 빨간 불이 켜진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재용 전무의 안티세력이 형성되어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어 이재용 체제구축에 조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그룹內 안티세력 설 퍼져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 상무를 국내 제일 그룹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재용 후계구도를 빨리 형성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회장의 건강 등을 고려, 이재용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에버랜드 편법증여가 아직도 법정에 서있는 등 아킬레스건이 산적해 있다. 특히 애버랜드 전환사채의 헐값 배정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중이고, 국회에는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금산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는 등 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삼성그룹내에 파벌 싸움이 일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학수 부회장에게 삼성그룹내 금융그룹을 이양한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따라서 자칫 이재용 상무의 대표급 이사승진이 이같은 논란을 다시 부추길 가능성도 있고, 향후 불확실한 삼성의 대내외 경영 전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상무의 경우 그동안 경영수업을 착실히 쌓아왔고, 현대자동차 그룹의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이 상무보다 나이가 적지만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삼성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이회장의 귀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이 상무의 승진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 이학수 부회장 금융소그룹 갖고 분가설도 지난해 말 친노그룹은 삼성그룹을 등에 업고 대선에 올인하고 삼성그룹은 친노그룹을 지원해 이재용 후계구도를 확립해야 한다는 설이 나돌았다. 삼성그룹이 친노그룹과 빅딜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재용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 지금 이재용체제 구축의 장애요인으로는 외척세력를 비롯, 삼성그룹내의 알력세력들을 들수 있다. 즉 삼성그룹내에서 친위 쿠테타가 일어나 이재용체제 옹립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금 ‘에버랜드 CB사건’ ‘안기부 X 파일’사건에 이재용 상무에 대한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친노그룹과 삼성그룹과의 연결고리에는 부산상고출신들이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본 부회장은 부산상고 선후배간이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상태에서 빠른 시일내에 이재용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절박감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이재용체체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삼성그룹은 또 한번 공중 분해되는 위기에 휘말릴수도 있다. 즉, 이번에는 ‘딸들의 반란’에 이어 ‘외척세력의 반란’까지 일수도 있다. 특히 삼성그룹의 내부 쿠테타까지 일어 날수도 있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간의 알력이 심화되면서 삼성그룹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여론이 일었었다. 한편 올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오랜 ‘은둔의 시간’에서 벗어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상무는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가전전시회 CES 2007에 참석, 외국 IT업계CEO 대표들과 잇따라 만나고 있다. 또 베스트바이나 써킷시티 등 주요 바이어들을 상대로 활발한 마케팅활동도 벌였다. 이 상무는 지난 1월9일에는 삼성 부스를 찾아온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을 직접 안내했다. 이 상무는 보르도 플러스 TV와 발광다이오드(LED) 프로젝션 TV 등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에 대해서도 실무 관계자에 맡기지 않고 직접 설명했다. 이 상무는 이날 LG전자 부스도 방문, 남용 LG전자 부회장을 만나 최근 업계동향을 상세히 묻기도 했다. 소니 등 해외업체 부스도 방문해 경쟁제품들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이런 이 상무의 행보는 전무승진을 앞두고, 본격적 대외활동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상무는 지난 1월 7일 공식 기자간담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기자들에게 일일이 명함을 나눠주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 진행 중 법적 절차 마무리 후 대권승계 이 상무는 이 자리에서 “회사가 더 성장해야 하고 저도 인간적으로 더 성장해야 하며 회사에서 커리어 개발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앞으로도 외부노출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결국 이번 CES는 이 상무의 외부활동 개시 무대가 된 셈. 삼성측으로선 이 상무가 어차피 대외활동을 해야 할 바에야, 전문성과 국제감각을 보여줄 수 있는 CES가 ‘데뷰무대’로는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학수 부회장은 이재용 상무의 후계구도도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 이재용 상무가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이재용 상무가 차기 삼성 경영자임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지난해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학수 부회장은 “이재용 상무는 전무 될 때가 지났어요. 통상 삼성임원의 경우 승진 3년 차, 업적이 평균 이상 되면 승진대상이 됩니다. 이 상무는 상무진급 연수만 해도 3년이 지났어요. 전무되는 게 당연한 것이었어요. 삼성전자에서도 전무승진안을 확정했고, 전략기획실내 ‘인사검증시스템’에서도 문제가 없었지요. 그런데 본인이 직접 부친(이건희 회장)에게 ‘좀더 (상무를)하겠다’고 말했나 봅니다.”라고 말하고”승진 발표 하루 전날 이 회장께서 ‘재용이는 지가 안할라 카더라’고 말하세요. 제가 ‘안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안 하는 게 이상한 겁니다’고 했더니, 오히려 저보고 본인을 설득하라더군요. 그래 이 상무와 30분 넘게 통화했는데 제가 졌어요.”라고 공개했다. 이재용 상무 자신의 요구에 따라 전무직 승진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함으로써 이재용 상무가 후계자 수업을 착실히 받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이 상무에게 경영권이 넘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의 오해가 많다고 봅니다. (그는 ‘요즘처럼 민감한 시점에서 이런 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약간의 얘기를 추가했다.) 이 상무에게 지분과 경영권이 다 안 넘어 갔는데도 넘어간 것 처럼 오해가 많아요.(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의 이재용 상무 지분은 25.1%) 이 상무는 정확히 얘기하면 유력한 단일 후계자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영수업 중일 뿐입니다. 최근 두바이 등 해외현장을 다니면서 경영전반을 파악하고, 업무를 익히고 있는 게 그 예〃라고 전제하고 ‘그룹 후계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봐요. 회장과 주주들, 그룹 현 경영진들이 ‘이 상무가 삼성을 맡아 충분히 잘 할거냐’ 판단이 설 때 비로소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라고 피력했다. 삼성그룹 고위 경영자인 이학수 부회장이 삼성 후계구도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인터뷰는 삼성그룹의 경영권이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상무로 이전되는 후계구도임을 예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재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홍기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