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는 일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소득이 약18,300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에 금년 중 4.2%의 경제성장과 1.5%의 물가(GDP디플레이터) 상승, 그리고 평균 910원의 원 달러 환율과 0.3%의 인구성장을 가정할 경우 일인당국민소득(GNI)은 20,300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지만 교역조건악화추세가 완화되고, 원화도 절상되면서 일인당 소득이 지난해보다 10.9% 늘어날 전망이다. ■ 평균 3%대 성장률로 2만 달러 진입 우리나라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1970년280달러에서 2006년까지 연평균 11.6%로 빠르게 증가했다. 1970년대 20.5%, 1980년대11.3%, 1990년대 5.6%로 하락 추세를 보이다 2000년대 들어 9.4%로 높아졌다. 1995년 일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외환위기로 다시 1만 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나 이후 원화가치가 회복되면서 결국 12년 만에 2만 달러를 달성하게 되었다. 과거 2만 달러 달성국들은 1만 달러 달성 이후 평균 10.1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에 따른 급격한 원화절하로 이 시기가 지연되었다. 일인당 소득의 변화를 요인별로 분석해보면 1990년대까지는 경제성장률(GDP 증가)과 물가상승(디플레이터 변화)이 소득을 증가시킨 효과가 컸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원화 절상에따른 효과가 컸다. 과거 고도성장시기에는 높은 성장률과 경제팽창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경상국민소득이 빠르게 증가하였으나 원화는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으로 평균적으로 절하되면서 일인당 소득증가율의 하락요인이 되었다. 외환위기로 원화가치가 급락한 이후에는 성장률 저하와 물가안정으로 경상국민소득의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된 반면 환율은 꾸준히 하향추세를 보이면서 달러표시 일인당국민소득을 높여왔다. 과거 일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들은 달성 이전 평균적으로 3%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하였다. 산유국을 제외하고 2만 달러를 달성한 25개 국가의 2만 달러 이전 10년간 평균성장률은 3.3%였다. 우리나라는 2006년까지 10년 평균 성장률 4.2%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다소 높은 성장률로 2만 달러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소국일수록 기회와 위험이 모두 커 2만 달러 달성시기와 달성 당시의 성장률 간에는 플러스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2만 달러에 늦게 도달한 후발주자들은 선발국가 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2만달러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후발주자들이 높은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발국들의 높은 기술수준에 대한 모방의 이익을 누릴 수 있었던 데 따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성장이나 소득의 수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일치하는 결론이 도출되지 않고 있으나 OECD 등 선진국 내에서는 국가 간 소득이 수렴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 보다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Baumal(1986)은 경제의 수준이나 환경이 동질적인 선진국그룹(convergence club)간에 캐취업(catch-up)을 통한 소득의 수렴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모방의 이익은 무역이나 직접투자 등을 통해서 기술과 지식이 전파되는 데 따른 것이며, 세계적인 글로벌화 추세로 대외거래가 확산되는 점은 후발자의 이익을 더 크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인당 소득 2만 달러 이후 경제성장률은 평균적으로 하락추세를 보였다. 평균성장률도 달성이전 10년 평균 3.3%에서 이후 10년간은 평균2.8%로 낮아졌다. 경제규모가 큰 G7국가의 경우 2만 달러 달성 전후의 평균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G7국의 평균 성장률은 달성 이전 2.8%, 달성 이후에는 2.4%로 나타났다. 개별 G7국들의 성장률 변화는 전반적으로 크지 않았는데 성장률 하락폭이 가장 컸던 나라는 독일로 0.6%p 하락했으며, 영국은 달성 이후 성장률이 0.2%p 높아졌다. ■ 경제규모 작을수록 2만달러 달성후 성장세 높일 기회 반면 경제규모가 작은 비G7 국가는 달성이전 평균 3.5%에서 이후 3.0%로 G7 국가에 비해 평균적으로 높은 성장을 보였으나 국가별로 변화의 편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인구 100만 이하의 소국 중에서 룩셈부르크는 일인당소득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평균 2%p나높아진 반면 싱가포르·아이슬란드는 성장률이2~3%p 저하되었다. 인구 1천만 이하의 국가 중에서도 핀란드·홍콩,·싱가포르 등이 성장률이2%p 이상 떨어진 반면 아일랜드·오스트리아는 성장률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와 인구규모가 유사한 인구 1천만 이상의 국가 중에서는 호주와 영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2만 달러 달성 이후 평균 성장률이 소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일수록 소득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위험도크지만 동시에 성장세를 높여갈 기회도 크다는 것이다.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가장 크게 높아진 룩셈부르크의 경우 1996년 이후 세계 최고 소득국가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성장률 상승폭이 두번째로 컸던 아일랜드는 일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비교적 늦은 1997년에 달성했으나 이후 고성장을 바탕으로 5년 만에 3만 달러를 넘어서고 현재 세계 5위권 이내의 고소득을 자랑하고 있다. 규모면에서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는 대국의 안정보다는 소국의 성공 전략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 비유럽문화권 국가 선진국 문턱에서 고전 대부분 유럽이나 북미·오세아니아 등 유럽문화권 지역에 분포해있다. 산유국 등을 제외하면 그밖에 2만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일본·싱가포르·홍콩 3개국에 불과하며 일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도 대만·한국·이스라엘을 포함한 6개국에 불과하다. 이중 대만·이스라엘은일인당 소득 1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이 정체되어 2만 달러 달성이 늦어지고 있으며 싱가포르·홍콩의 경우 2만 달러 달성 이후 성장률이 크게 저하되면서 3만 달러 달성이 지연되고 있다. 대만은 1992년 일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성장률의 뚜렷한 하락추세를 보여 80년대 8.0%에서 90년대 6.5%, 2000년대에 는 3.1%로 성장률이 크게 저하되었다. 1988년 일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이스라엘의 경우 90년대 평균 5.4%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00년대 들어 두 차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평균성장률이 2.0%로 낮아졌다. 싱가포르의 경우는 90년대 평균 7%대의 높은 성장률을 통해 1994년 일인당 소득2만달러를 달성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 성장세가 3.9%로 크게 저하되면서 3만 달러 달성이 늦어지고 있다. 홍콩은 1994년 일인당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으나 경제성장률은 80년대 평균6.7%에서 90년대 이후 4%대로 떨어졌다. 국가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선진국대열에 접어들어 세계경제를 선도해가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한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뒤늦게 이에 도달한 나라들은 앞선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혹은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예를들어 미국이 일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던 1988년 G7 국가의 평균 일인당 소득은 18,089달러였으며 영국이 일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던 1994년에도 G7 평균이 24,273달러 수준으로 신규 달성국이 기존의 선진국과 큰차이가 나지않았다. 반면 우리나라가 일인당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할 2007년 G7 국가의 평균 일인당 소득은37,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나라의 두 배 가량이 될 것이다. 특히 세계 최고 소득국가인 룩셈부르크의 경우 2007년 일인당 소득이 8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어서 선두와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아직 우리나라는 전통적인선진국들을 따라가야 하는 과정을 상당기간 지속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일인당 소득 2만 달러는 과거 선진국이 달성했던 것과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며 일인당 소득 2만 달러 달성이 그 자체로 선진국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 2만 달러 달성 후에도 소득수준이 추가 상승하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국가들도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3만 달러도 달성할 수 있다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2만 달러달성 이후 성장률을 높여 최고 부국이 된 나라들은 대부분 신성장 동력 발굴, 과감한 경제개혁과 규제완화, 노사문제 해결 등을 통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자국에 강점이 있는 부문을 찾아 자원을 집약시키는 데 성공했다. -신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