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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문국현·박원순 한자리 왜?

孫 “문국현 출판기념회 축하는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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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호 ⁄ 2007.07.03 10:46:11

■“정치에 대해선 잘 몰라요” 범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지난 4일 개최된 자신의 환경서적 출판기념회에서 밝힌 소회다. 자신을 향해 잇따르는 대선출마 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정동영 전 의장으로부터 연일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손 전 지사와 문 사장은 전날에도 명동 전국은행연합에서 개최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창립식에서 조우한 바 있어 상호 연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연일 공식석상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은 두 사람의 정치적 지향점이 일치한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 “유한킴벌리는 대표적인 친환경기업” 먼저 손 전 지사는 문 사장과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공동저자인 <지구 온난화의 부메랑 - 황사에 갇힌 중국과 한국>의 출판기념회에서 “인간의 행복조건 중에 하나가 환경”이라고 전제했다. 이는 대표적인 친 환경기업인 유한킴벌리의 역할을 평가하는 것과 동시에 넓게는 문 사장에게 대권도전 동참권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어 손 전 지사는 “(환경이 보장되는)살기 좋은 나라에 대한 바람으로 이 책의 출판을 격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유한킴벌리가 경기도 내 있었다”며 문 사장과의 인연을 부각시키며 친밀함을 강조했다. 또한 손 전 지사는 유한킴벌리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반면, 문 사장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이날 기념식에서도 문 사장은 “정치는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언론의 집중적인 카메라 세례가 거북하다는 인상을 내비쳤다. 심지어 문 사장은 “경제인이 무슨 입장을 표명하냐”고 반문하며 정치참여 의사가 없냐는 질문을 일축하기도 했다. 출판행사 이후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나는 매년 출판행사를 한다. 작년엔 언론이 별로 관심 없다가 이번에는 ‘계절풍’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계절풍은 ‘잠깐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규정했다. ■최열, 한반도 대운하 건설 맹비난 그럼에도 손 전 지사와 함께 문 사장이 범여권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대선주자라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올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대표적인 대선주자가 불투명한 시점에서 ‘출판기념회’까지 갖는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도 작지 않다. 이에 두 사람이 반한나라당 진영이 가지고 있는 비판의식을 함께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공동저자이자 ‘창조한국 미래구상’의 주요 인물인 최열 환경재단 대표의 연설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최 대표는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우리 강산을 파헤치는 운하를 만들면 국민소득 4만~5만달러가 창출되느냐는 지적이다. 이 책의 주제 역시 개발만능주의가 환경오염을 야기시켰다는 데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최 대표의 언급은 적절했다. 이어 최 대표는 ‘개발’ ‘개발’ 강조하다보면 자연이 인간을 버리는 것은 자명하다며 자연이 주는 경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정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할 줄 알았는데 무능한 정부로 낙인 찍히면서, 민주화 세력이 다같이 무능한 집단으로 규정됐다. 그러면 야당에게 21세기의 비전을 가져오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사회가 고민하고 있다.” ■대선이라는 출산에 산모가 없어 이 같은 발언은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원색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범여권 인사들의 관심이 증폭됐던 이유가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최 대표는 “어떻게 하든 희망을 주는 바람직한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여 청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이는 다분히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특히 이날 기념회에는 원희룡·전병헌·민병두·이미경·유인태·원혜영·신국환·제종길·이계안·이부영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다수 참석해 정치권의 관심이 어느정도인지 가늠케 했다.

이와 관련, 최열 대표는 자신이 최근 우리정치가 달라지는 데 산파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그런데 산모가 나오지 않는다. 산모가 있어야 아기가 나오는데 국민과 더불어 좋은 산모를 만들겠다”고 말해 좌중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이 역시 손학규와 문국현을 지목하는 발언이다. 한편, 문 사장은 출판기념회 연설에서 “한국은 세계환경포럼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놀라우리 만큼 무관심하고 참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문 사장은 “인권보호·노동권 보호·환경보호·반 부패에 기업들이 앞장서 새로운 21세기를 만들어보자”며 자신의 의사를 피력했다. 이 것이 문 사장의 입에서 나온 가장 정치(?)적인 발언이었다. 손 전 지사는 전날 ‘KoSIF’ 창립총회에서도 유한킴벌리가 모범적인 기업이라며 문 사장 띄우기에 열을 올린 바 있다. 이날 총회에서는 손 전 지사 뿐만 아니라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문국현 사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나란히 참석해 상호연대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야당에 비전 없어”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축사에서 “문 사장과 박 이사님이 참석하시는 것을 보니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참 좋은 모임이구나 싶다”고 말문을 열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또한 손 전 지사는 “환경을 중시하고 직원들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기업의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며 유한킴벌리를 지칭해 문국현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이는 최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속적으로 손 전 지사에게 범여권과 함께 하자는 뜻을 밝혔고, 손 전 지사 스스로도 정치실험을 해 볼만하다고 선언한 마당에 공개구혼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 게 정치권 주변의 관측이다. 이 처럼 눈에 띌 정도로 문 사장을 칭찬한 것을 두고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손 전 지사는 “실제로 제가 유한킴벌리 행적을 다 봐왔고 들어왔다”며 호감이 있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내비쳤다. 한편, 손 전 지사는 햇볕정책을 지지함과 동시에 한·미 FTA협상을 환영하는 것을 두고 진보진영 일각에서 비판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기준”이라고 반박했다. 기계적으로 왼쪽 오른쪽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바른 길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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