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재산을 절대 탐내면 친인척 가리지 않고 가차없이 처버린다. 그리고 나에게는 계열사 경영은 아들한테 넘긴다’ 이는 신격호 롯데그룹회장이 친동생들에게 그룹계열사 회사를 참여시키지만 절대로 회사 지분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85세의 고령인 신 회장이 최근 증권가에서는 와병설이 나돌고 있다. 이같은 신 회장의 경영방침은 친동생인 신준호 씨가 신 회장의 허락도 없이 라면사업을 분리해 나간후 형제 간의 의리가 끊어졌고 지금도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 남남으로 살고 있다. 신 회장의 막내동생인 신준호 롯데햄우유 대표도 40년 평생을 롯데에서 잔뼈가 굳었지만 계열사 하나 주지 않았다. 신 회장의 이같은 경영 방침을 아들인 신동빈 씨가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었던 롯데백화점 면세점을 누나인 신영자 씨에게 넘기려 했으나 신동빈 부회장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 롯데형제, ‘돈이 피보다 강하다’ 이에 따라 친형제의 핏줄 간에도 돈은 피보다 강하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롯데햄우유에 대해서는 특정가족에게 넘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의 권유로 서미경 측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햄우유 대표이사로 있는 신격호 회장의 막내동생인 신준호 씨는 이회사를 자기에게 넘어올 줄 알았는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꼴’이 됐다. 신격호 회장의 가족사를 보면 파란만장하다고 한다. 신 회장의 장녀 영자 씨는 29살의 나이로 요절한 노순화 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순수 한국 혈통이다. 일본 롯데 부사장을 맡고 있는 장남 히로유키(동주)와 한국 롯데부회장인 동빈(아키오라)은 신 회장의 둘째 부인으로 일본인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가 낳았다. 이들은 혼혈인을 배척하는 한국사회에서 그래도 재벌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에 혼혈인 치고 대우를 받고 있다. 여기에 왕년 영화배우 서미경 씨에 난 자녀 두명이 있다. 특히 차남 동빈 씨는 85년 6월 일본 귀족가문 출신인 오고 마나미 씨와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으며 당시 일본 전직 총리를 지낸 후쿠다 다케오가 주례를, 나카소네가 축사를 맡으며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바 있다. 반면 동주 씨는 92년 재미동포 사업가딸인 조은주 씨와 잠실 롯데에서 가족들만 참석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려 두 아들을 평가하는 신 회장의 의중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격호 회장의 사후에 신동빈-신영자-서미경 3인 간의 재산 쟁탈전이 전개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롯데그룹에서 난 이익은 주식분포상 일본 롯데가 지배하고 있어 일본으로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내 롯데그룹은 셋으로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국내이익, 일본롯데로 국부유출 신격호 회장의 본처에서 태어난 신영자 씨. 그녀는 이복 동생인 신동빈 부회장에 대해서 대반격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선 이의 일환으로 신영자 롯데쇼핑 총괄부사장 2세들이 롯데쇼핑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주식매입 배경에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신 부사장의 1남2녀의 자녀들 중 차녀인 장선윤 롯데쇼핑 상무를 뺀 나머지 자녀들은 다른 회사를 차려 개인사업을 하고 있으며 신 부사장외에는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 전문사이트인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신 부사장의 차녀인 장선윤 롯데쇼핑 상무(36세)와 장남 장재영 씨(39세·재영상공 이사)는 지난 3월 13~14일 이틀동안 롯데쇼핑주식 900주와 950주를 매입했다. 같은 기간동안 신 부사장도 2,000주를 추가로 매입해 보유주식수는 22만8,962주(지분율 0.79%)로 늘렸다. 그러나 특수관계인인 두사람이 주주명단에 신규 진입한 부분은 단순 투자 차원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롯데쇼핑의 경우 신영자 부사장이 지난 1972년부터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기업성장에 크게 기여했으나 지난해 2월 상장이후 남동생인 신동빈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설이 나돌았다. ■신영자 자녀 롯데쇼핑 주식 야금야금 사들여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신 부사장의 자녀들이 주식을 매입한 것에 대해 앞으로도 장내매수나 증여 등을 통해 롯데쇼핑 주식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신영자 부사장은 동생인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경영에 합류하기 전인 1997년 이전까지도 롯데쇼핑 상무-부사장을 맡아 ‘롯데 유통사업의 핵’이라고 할수 있는 백화점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올해 65세인 신영자 부사장은 부산여고와 이화여대 가정학과를 나왔다. 유통업계의 라이벌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는 대학 동창이며 지난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미늄회장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으나 가정상의 관계로 이혼했으며 이과정에서 장남이 충격을 받아 일부 장애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신 부사장은 외아들 재영 씨를 비롯, 장녀 혜선 씨(37세·개인사업), 차녀 선윤 씨(36세·롯데쇼핑 상무), 3녀 정안 씨(32세)등을 두고 있다. 이와관련, 딸중 한명은 지난 90년 초반 일본 유학시 잘못된 사랑 만남으로 한때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외아들인 재영 씨는 독신으로 롯데 계열사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인쇄업체인 ‘재영상공’이라는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나 거의 외부에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신규 설립한 롯데시네마 계열사의 대주주다. 맏딸인 혜선 씨는 독신으로 개인사업을 하고 있으며 막내 딸 정안 씨만 2005년 5월 영국계 로펌 클리포드&챈스의 이승환 변호사와 결혼했다. 이 변호사는 한국케이블TV 대구방송회장과 영남일보 주필을 지낸 이종명 씨의 아들이다. ■신동빈, 인수사업 재미 못봐 한편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월 중국현지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호텔 롯데 면세점과 관련, 누나 신영자 씨의 참여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언론보도 나온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면세점에 대해서는 신동립 씨(롯데호텔 부사장, 신동빈 회장의 6촌형제)와 긴밀하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며 절대 정리한다는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다만 롯데 햄우유에 대해서는 분사할까 하는 생각이 있다며 전혀 관계없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유 부분이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분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우리홈쇼핑 불화와 관련, “우리가 제1주주고 그쪽은 제2주주다. 우리가 협조해서 좀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서로 협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얼마든지 같이 협력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신 회장의 경영 잘못 탓인지 롯데쇼핑 주가는 침몰하는 배와 같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주가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들에게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여러 가지 노력해서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발뺌했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