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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 살아남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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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호 ⁄ 2007.07.02 13:14:23

이명박 전 시장이 사면초가에 몰린 듯 하다.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마치 대권을 손에 쥔 듯 했는데 한바탕 질펀한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난공불락 같았던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는 있지만 더블스코어를 보이던 2위와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리 숫자 이내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아직 1위라고는 하지만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날개마저도 빼앗아 가는 것이 정치판의 인심 아니 세상의 인심이기에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이명박 전 시장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처절하고도 다급한 비명이 들려온다. “나라를 위해 잘해서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어떻게라도 끌어내리기 위해 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 “제가 세상에 무슨 죽을 죄를 지었다고 나를 죽이려고 세상이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면서 “(다른 후보들은) 나라가 잘 되려면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해야지 일하겠다는 사람을 못하게 앞에서 막고 뒤에서 당기고 이건 옳은 방법이 결코 아니다” 어제 이명박 전 시장이 경남의 한 지역을 방문하면서 한 발언이란다. 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일찍이 그의 경박한 언행에 질리다시피한 필자에게도 이번 발언은 마치 상처 입은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처량하게 들린다. 1997년과 2002년의 대선을 되돌아보자. 이회창 씨가 두 번에 걸쳐 낙마를 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그의 자질에 있었다. 선거가 끝난 후 상대진영의 터무니없는 마타도어가 많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져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국민들이 그런 마타도어 때문에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국민들 사이에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받고 있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회창 씨의 패배는 상대방의 얼토당토 않은 마타도어 때문이 아니라 얼토당토 않은 마타도어에도 무너질 정도의 허약한 도덕성과 그에 기반한 견고하지 못한 신뢰성 때문에 기인한다고 해야할 것이다. 어찌 되었던 이번 이명박 씨의 “미쳐 돌아간다”라는 발언은, 잇따른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제기에 이회창 씨의 부인이 恨에 사무쳐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정권을 잡아야 한다”라고 했던 일이 연상이 된다. 그때 그 발언을 전해들은 필자의 솔직한 느낌은(필자는 두 번에 걸쳐 이회창 씨를 지지했지만) 이회창 씨와 부인의 집권 후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을까 하는 성품에 대한 회의였다. 어차피 선거란 그런 과정이다. 이명박 전 시장의 입장에서는 과도하다 싶은 부분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반응은 곤란하다. 호흡이 긴 모습, 넉넉한 모습 그리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명박 전 시장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세상이 날 죽이려 미쳐 날뛰고 있다”라고 해서는 안 된다. 괜한 피해의식이다. 이런 반응은 국민들로 하여금 ‘이명박 전 시장이 억울하겠다’라는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감추고 싶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하고, 그가 가진 성품의 무게에 대해 회의를 가지게 할 뿐이다. 구린 게 있으니 저토록 “검증”에 적대적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할 뿐이다. 선거는 검증의 과정이다. 그 사람이 지도자의 덕목과 능력이 있는지를 끊임없이 검증하는 단계이다. 그런 검증이 싫다면 지금이라도 중도사퇴를 하면 된다. 국민들 앞에 벌거벗을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서 ‘셀러리맨의 영웅’으로만 남아 있으면 된다. 벌거벗어라고 했다고 해서 바바리맨이 되지는 말고.^^ 이명박 전 시장 자신이 정말로 대통령감이라 생각한다면 자신을 둘러싼 파상공세에 낙태한 암코양이처럼 발톱만 세우지 말고 오른쪽 뺨을 맞아도 왼쪽 뺨을 내밀 수 있는 그런 여유와 당당함을 가지기 바란다. 이 충고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은 선거판에서는 절대적인 진리와도 같다. 이번 대선이 보수우익진영에게 가지는 의미를 인식하고 있다면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지지할 수밖에 없는 필자의 충고이다. -고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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