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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波칼럼)중국이 저렇게 개혁·개방 하는데

북한 폐쇄의 둑 터지면 물난리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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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호 ⁄ 2007.10.22 18:28:32

중국은 세계 인구의 오분의 일이 사는 가장 큰 나라이다. 수천 년 중국의 역사에서 이 넓은 대륙을 통일한 영웅은 몇 안 된다. 기원전 3세기에 진시황이 최초로 대륙을 통일했지만 제대로 된 국가를 세우지도 못했으며 다스리지도 못했다. BC202년에 초패왕 항우(楚覇王 項羽)를 쳐서 한 고조(漢高祖) 유방(劉邦)이 최초의 아시아적 전제국가를 세운 뒤 중국대륙에서는 7회에 걸쳐 통일국가가 흥망성쇠를 거듭하였으며 그 마지막 왕조인 청(淸)은 쑨원(孫文)을 지도자로 한 신해혁명에 의해 1911년 무너졌다. 한(漢)이 멸망하고 삼국시대가 열렸고 당(唐)이 쓰러진 후 5대10국 시대가 있었듯이, 만주족의 나라 청이 무너지자 중국대륙은 각 성에 할거하던 군벌(軍閥)들의 손아귀에 들어가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 들어갔다. 영웅주의적인 역사관에서 볼 때, 이 같은 혼란을 마감하고 새로운 통일국가를 세우는 데에는 불세출의 영웅이 나타나야 했다. 주(周)가 멸망한 뒤 오백여 년에 걸친 춘추전국시대의 대전란을 진시황이 종식시켰고, 진시황 사후의 혼란을 한 고조 유방이 마감시켰던 것처럼 청조(淸朝) 멸망 뒤의 군벌시대도 영웅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웅은 바로 장제스(蔣介石)와 마오쩌둥(毛澤東)이었다. 중국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영웅의 대결은 항우와 유방의 초한전(楚漢戰)과 유비·조조·손권의 삼웅대결을 손꼽을 수 있는데, 장개석과 모택동의 대결은 유방과 항우의 대결과 흡사하다. 유방이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천하무적 항우를 꺾은 것은 그의 곁에 소하(蕭何)·한신(韓信)·장자방(張子房) 등 유명한 지략가들이 있었던 것처럼 마오쩌둥에게는 주더(朱德)·저우언라이(周恩來)·린뱌오(林彪)·펑더화이(彭德懷) 같은 불세출의 참모들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역사상 여덟 번째 중국을 통일한 영웅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전의 다른 모든 영웅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 그는 봉건적 잔재를 청산하고 초보적 발전 단계에 있던 자본주의마저 청산하고 노동자와 농민의 사회주의 국가를 수립하려고 하였고 이 시도가 성공하여 중국대륙을 붉게 물들인 것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최근 각 성(省)의 성장 급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사상을 해방시키는 것은 당 사상 노선의 본질적 요구』라고 천명했다. 이 발언이 있은 뒤 「인민일보」는 『사상을 해방시키는 작업은 당 사업의 새 국면을 불러일으키는 매우 중요한 보물』이라는 장편 사설로 후 주석의 사상을 뒷받침 하고 있다. 이것은 「특정한 사고」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맞춰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정치적 구호이다. 1979년 선보인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은 이론적 토대 없이 출발했다. 그러나 그가 내세운 개혁·개방은 『사회주의를 다시 봐야한다』는 사회주의 재(再)인식론에 불을 붙이게 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을 연구하는 한국외국어대학 김영준 교수는 『덩은 개혁 · 개방을 위해 마르크스 이론에 전혀 없는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을 만들었다』고 말하였다. 이렇듯 중국 공산주의는 「특정한 사고」혹은 「특정한 주의」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처해 있는 현실과 밀접한 조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 공산주의는 어떠한가. 국민이 헐벗고 굶주리는 것을 현실로 보지 않는다. 어쨌든 그들은 체제 유지에만 골몰하고 있다. 남한 국가원수의 2차에 걸친 방북에 답방을 요청하자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미루는 게 좋겠다』며 완강히 거절하는 겁먹은 듯한 태도, 혁(革)자에 불만을 표하며 「개혁」이란 말에 싫증을 느끼는 이유가 뭣일까. 이것이 곧 개혁과 개방의 부재(不在)에서 오는 병통인 것이다. 제 17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7大)가 15일 베이징(北京)인민대회당에서 열렸는데, 앞으로 5년간 중국의 발전방향을 결정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모임이다. 이 자리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추호의 흔들림 없이 개혁·개방 노선을 착실히 걸어가겠다』고 선언하고 『국가 현대화를 실현해 국민을 잘 살 게하고 위대한 중화민국을 부흥시키는 것이 개혁·개방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세계 사조(思潮)는 폐쇄에서 개방, 압박에서 자유로 흐르고 있다. 폐쇄가 오래가면 그 둑은 터지게 마련이고 압박이 오래가면 사슬은 끊어지게 마련이다. 남북한 국민의 한결같은 소원인 국토통일은 개혁과 개방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박추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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