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 차명계좌 운용 실태를 공개하면서 삼성그룹과 우리은행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당시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우리은행 은행장을 맡았던 황영기 이명박 대선후보 경제특위 부위원장이 차명계좌에 관련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 黃 씨 통해 우리은행 인수 추진설< /b> 이는 몇십억 원의 차명계좌가 지점장의 전결사항이 아니기때문에 당연히 은행장에게 보고토록 되어 있어 황 전 은행장이 이를 모를리 없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황 전 은행장의 묵인 아래서 우리은행이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관리창구로 활용되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황 씨에 대해 금융실명제 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을 검토키로 했다. 현재 황 씨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경제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어 이명박 후보에게도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황 씨로 인해 삼성그룹이 이명박 후보 밀기에 나서지 않았나 하는 의혹이 신당에서 제기되고 있어 삼성 대통령 만들기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여기에 이명박 후보와 대학 선·후배인 이학수 부회장이 가세해 이재용체제 구축작업에 들어간데 이어 삼성경제연구소에서도 이명박 대선프로젝트를 암암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삼성그룹 구조본 직원이 사표를 쓰고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더 나아가 이 후보의 사위가 삼성그룹의 변호사로 근무하면 삼성과의 연결고리를 맺는다. ■ 이재용 등극 위해 금산법완화 절실< /b> 이같은 근거로는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는 이른바 금산분리원칙에 대한 논란이 대선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데도 황 씨가 주역을 하고 있다고 여권은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금산법 완화를 삼성그룹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명박 후보도 금산법 완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놨다. 금산법 완화는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삼성그룹은 노무현 정권안에 이재용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 정권과 암암리에 빅딜을 시도했지만 시민단체들의 완강한 저항으로 실패하고 차기정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은 최근 2년안에 경영권을 이재용 전무한테 승계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이는 곧 삼성생명의 상장시점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상장시키면 자연스럽게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가 되고 비금융계열사에 속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에버랜드 대주주는 이재용 전무이기때문에 금융지주회사가 만들어지면 이 전무는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자산운용 등의 금융계열사를 거머쥘 수 있다. ■ 딸 이부진 씨, 삼성전자 장악< /b> 그러나 금융계열사를 손에 쥐면 다른 한쪽은 포기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매각할 삼성전자지분을 인수하는데 40조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만한 인수대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 경영권은 공중에 뜨게 되므로 삼성생명의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왜 2년 안에 이 전무의 삼성그룹 장악을 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삼성자동차 부채와 관련된 소송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을 포함한 14개 금융회사들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28개 삼성그룹의 계열사를 상대로 4조7380억 원에 달하는 채권환수 소송을 제기해놓은 상태이다. 지난 1월25일 첫 구두변론을 시작으로 아직까지 진행중이며 이건희 회장은 삼성자동차 부실로 2조8천억 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를 채권단에 맡겼다. 그러나 삼성생명 상장이 미뤄지면서 아직까지 현금화가 되지 않았으며 채권단은 그동안 발생한 이자까지 삼성그룹이 부담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이재용 전무는 비금융계열사를 장악하기 힘들어진다. 이재용 전무가 금융지주회사만 거느리겠다고 마음 먹으면 삼성은 굳이 고민할 이유가 없다. ■ 부선 씨 삼성전자 장악 후 오빠에게 인도< /b> 그룹내부에서도 금융산업의 잠재성장력이 더 크기때문에 과감하게 삼성전자를 버리자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전자가 지금은 잘나가지만 5년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으나 금융업은 5년 후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남매인 이부진 씨를 통해 삼성전자를 장악하려는 수단을 쓸 수 있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주목받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을 이부진 씨가 대주주로 되어 있으며 이씨는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장악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아들을 통해 금융그룹을, 딸을 통해 비금융그룹을 장악하도록 한다는 고도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 측은 규제를 완화해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경제 논리로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하고 있고, 정동영 후보 측은 과거 한국 재벌의 행태를 볼 때 은행을 맡기면 또 다른 경제위기를 부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래서 재벌 같은 대기업들이 은행 대주주가 되는 걸 제한하는 제도인 금산분리에 대해 삼성그룹의 은행소유를 인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돼 있다. 일부에서는 금산분리를 완화할 경우 우리은행이 삼성손으로 들어갈 것이 뻔하다는 얘기가 나돈다. <김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