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던 추억이 묻혔던 옛길 보고싶어 그리던 날이 얼마였던가. 이 좋은 날 우리 만나 꽃길따라 물길따라 사랑나누자…”(노래 ‘청계천사랑’일부) 70년대 인기가요인 ‘미소’의 주인공 가수 ‘민희라’씨가 오랜만에 음반을 냈다. 민 씨는 지난 해 청계천의 낭만과 사랑을 담은 ‘청계천사랑’을 표제곡으로 CD와 카세트를 동시에 내고 크리스천들 사이에 실력있는 가수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표제곡인 청계천 사랑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서울의 명물이 된 청계천을 찬미하는 내용으로 크리스천을 넘어 세상밖으로 나와 화제를 불러일으킬 날을 고대하고 있다. 화제가 된 것은 청계천을 다룬 내용의 노래는 민 씨가 처음으로 더 큰 이유는 작곡가가 7순을 바라보는 김기홍(68) 씨가 작곡해 부인인 민희라 씨가 아름다운 선율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가수 민희라 씨는 73년 동양방송(TBC)라디오 방송가요제 여자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장래가 유망했다. 민 씨는 데뷔곡인 ‘미소’(73)로 대중들의 인기를 얻으며 ‘소망’, ‘슬픈 눈’, ‘동작동에 피는 꽃’등을 연달아 발표했다. 이후 민 씨는 슬럼프에 빠져 기대만큼 큰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30여 곡의 가요를 발표하는 왕성한 활동을 했다. 민 씨는 건강이 악화되면서 75년부터 종교에 귀의해 기독교와 인연을 맺었다. 데뷔곡인 ‘미소’는 대중들의 입에 자주 불려지기도 했다. 크리스천으로 변신한 뒤 국제찬양선교사로 활동하며 가스펠 송(성가곡) 가수로 전향한 뒤 50집의 성가곡을 발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제작 발표했다. 민 씨는 대중적 인기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담긴 노래를 불렀다. 남북관계가 냉랭할 때인 지난 90년 ‘철마가 달린다’로 오아시스레코드에서 음반을 냈고 2003년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를 기념한 월드컵 찬가(2003)를 영상을 삽입해 비디오로 내기도 했다. 민 씨는 “‘철마가 달린다’는 노래가 발표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현재 남북정상이 만나고 남북화해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민 씨는 한동안 성가곡에만 전념하다가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며 일반가요를 발표했다. 남편이자 작곡가인 김일홍 씨와 청계천변을 거닐다가 착안해 지난 해 ‘청계천사랑’을 발표하게 됐다. 청계천 연가를 작곡한 김 씨는 60년대와 70년대 프로덕션을 운영하며 가수 남진 씨 등 유명 가수는 물론 많은 가수들의 방송출연 등 공연을 주선하는 등 연예계 발전에 기여해온 원로다. 웬만한 가수들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밥을 먹고 살았다는 게 김 씨의 회고다. 김 씨는 프로덕션 활동 중 에피소드로 인기 코미디언인 백남봉 씨를 발굴 한 배경을 소개했다. 김 씨는 “명동 미도파 백화점 5층에서 기독교방송 생방송을 하는데 어떤 여성이 출연키로 했던 남보원 씨가 펑크를 내는 바람에 백남봉 씨를 대타로 출연시켰다. 당시 백 씨는 무명의 연예지망생이었고 백 씨의 누이라며 김 씨를 찾아와 좀 출연좀 시켜달라며 후원자 역할을 해왔는 데 알고보니 “백씨의 부인이었더라”고 소개했다. 초창기 순박했던 연예계를 수놓았던 노 부부가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