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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기획예산처 웃고, 교육부는 울고

새 정부, 방만한 정부조직 대수술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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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호 ⁄ 2007.12.24 15:17:56

“교육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교육부를 폐지 또는 축소해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국가전략본부로 키워야 한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유세에서 한 말들이다. 이 말대로라면 교육부는 폐지되고, 기획예산처는 커지는 셈이다. 내년 2월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대대적인 정부조직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부처가 내부 대책반을 만드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뀌자마자 가장 먼저 폐지해야 할 부처로 최근의 기자실 폐쇄를 주도하고 있는 국정홍보처를 꼽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중앙인사위원장을 맡았던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도 “정부부처 중 대표적으로 없어져야 할 곳이 홍보처와 행정자치부”라고 지적했다. ■‘대부처제’도입 홍보처의 주요 기능인 정책 홍보와 국정에 대한 여론수렴은 개별 부처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언론사’의 역할을 하면서 정권을 비호하는 홍보처를 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행자부의 기능 중 공무원 조직관리는 중앙인사위원회로, 자치업무는 대부분 지자체로 이관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자는 대선공약에서 '대부처제'를 도입해 56개인 중앙 행정기관을 12, 13개로 통폐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당선자는 차기정부에서 부처 수와 기능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조직 세분화에 따른 낭비요소를 없애고, 정부부처간 벽을 허물어 부처간 이기주의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본 골격은 공무원 수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되 정부 부처는 축소하겠다는 것. 인위적인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현재 18부·4처·17개청인 중앙 정부 조직에는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416개에 달하는 각종 정부 위원회도 대폭 정비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공약집에서 중앙 부처의 정확한 숫자를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10여 개 전후’로 축소한 OECD 국가들 사례를 제시했다. 이 당선자가 가장 먼저 손댈 부처는 교육부. 부총리급으로 격상됐으면서도 하향평준화를 지향하여 미래의 교육을 망쳤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교육부는 이 당선자가 꼭 손볼 부처다. 이에 따라 이 부처는 극한 상황이 올 경우 폐지될 수도 있다. ■교육부 폐지 vs 예산처 국가전략부 격상 이 당선자는 이와 관련 “교육부 기능을 상당히 조정해야 한다. 교육부의 업무 한계를 대폭 조정해야 한다”고 밝혀 왔다. 이웃 일본의 경우 문부과학성이 있듯이, 교육부는 선진국에서는 독립부처로 있는 데가 별로 없다. 교육부는 부처 중에서도 가장 수구적인 조직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사범대와 서울교대 출신이 잡고 있는 교육부는 이들 출신 아니면 승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들 뿌리는 국공립학교까지 침투해 패밀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 당선자가 ‘경제 대통령’을 표방했던 만큼 정책 역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고용문제 등 ‘성장’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할 정부조직으로 경제정책 수석 부처인 재정경제부가 꼽히고 있고, 개편 방안에 대한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선 금융정책 기능을 금융감독위원회와 통합해 과거 재무부의 형태로 돌아가고, 거시경제정책과 정책조정 기능은 기획예산처와 합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와는 반대로, 기획예산처는 재경부 국고실을 흡수, 과거 경제기획원과 비슷한 국가전략기획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다 행정자치부를지 끌어안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유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의 통폐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자부의 기존 산업정책 부문을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와 합치고,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에너지·자원 분야는 따로 부처를 만드는 방안이 예상된다. 산자부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지만, 다른 부처는 산자부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와의 통합설이 떠돌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기능 축소를 걱정하고 있다. 이 당선자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순환출자 금지 공약을 폈기 때문이다. 규제 철폐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진국 경쟁정책 운용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방어논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농림부는 식품산업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과 달리, 해양수산부는 농림부로의 통합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산청을 부활해 어민관리 분야를 넘기고, 해운 물류 분야는 건설교통부로, 수산물 유통 등의 분야는 농림부로 이관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해수부는 중국·일본 등이 해양기구를 확대한다는 내용을 방어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정권에 따라 부처 증설·통폐합 춤춰 참여정부 들어 조직이 커진 통일부도 기능 축소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 당선자의 경우, 한반도 평화정착과 북한 개방유도 측면에서 외교통상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외교·안보 부처간 정책 조정 기능이 통일부에서 외통부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양 부처의 통합설도 흘러나온다. 이 밖에 도로 건설과 신도시 건설 등의 업무에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건설교통부와 환경부의 통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무조건 두 부처를 합쳐 놓는다고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부처와 정책 수요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조직은 집권한 정권이 지향하는 목표와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적 여건에 따라 계속 변해 왔다. 1공화국 3차례, 2공화국 1차례 등 과거에도 대규모 정부 조직 개편이 있었으며, 3공화국에서는 27차례, 그리고 4, 5공화국에서도 각각 7차례의 조직 개편이 있었다. 노태우 정부에서도 정부 조직이 2차례 개편됐다. 1993년 2월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작고 강력한 정부’를 내세우며 정부 조직을 개편했다. 1993년 3월 조직 개편에서는 체육청소년부와 문화부가 문화체육부로 통합됐으며, 동력자원부와 상공부는 상공자원부로 합쳐졌다. 이 과정에서 139명의 공무원 정원이 감축됐다. ‘건국 이후 최대규모의 정부조직 개편’으로 불리는 1994년 12월 개편에서는 1만여 명의 공무원이 자리를 옮겼고, 1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당시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재정경제원으로, 건설부와 교통부가 건설교통부로 통합됐다. 환경처는 환경부로 승격됐고, 체신부는 정보통신부로, 보건사회부는 보건복지부로, 상공자원부는 통상산업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외환위기 직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취임 초기인 1998년 초에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외환위기를 초래한 책임을 물어 ‘공룡 부처’로 불리던 재정경제원을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로 해체한 것이 핵심이었다. 이와 함께 각 부처가 나눠 맡던 통상교섭 업무를 외교통상부로 일원화했고,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신설했다. 외환위기가 어느 정도 극복된 1999년 5월 조직 개편에서는 예산편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을 기획예산처로 통합했다. 국무총리 산하 공보실과 문화관광부 등으로 나뉘어 있던 국정홍보 기능을 전담할 국정홍보처도 신설했다. <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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