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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포츠에서 배운다

성공한 스포츠 스타뒤엔 치열한 ‘자기경영’이 있다
“박지성의 발에 페인트를 묻혔다면, 그라운드 모든 곳에 그의 발자국이 남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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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0호 ⁄ 2008.01.14 16:48:17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성공한 CEO가 들려주는 18가지 스킬’ , ‘구글 성공의 7가지 법칙’, ‘성공하는 여자는 대화법이 다르다’, ‘성공하는 직장인의 7가지 언어습관’… 어디서 많이 본 제목들이다. 국내 유명 서점에만 가도 우리는 책장을 한가득 메우고 있는 ‘성공하는 방법’에 관한 서적을 눈을 씻지 않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공’이란 제목을 달은 수많은 책들을 바라보면서, 어째서 세상에는 이토록 성공한 사람이 많은지, 그런데 어째서 내 주위에는 이러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지 한탄스럽기도 하고, 내심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한탄과 다행 속에서 더더욱 우리는 ‘성공하는 방법’에 갈증을 호소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일본의 아타라시 마사미가 쓴 ‘성공하는 사람들의 5가지 습관’(이너북)에서 보면, 성공하기 위한 방법 중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보고 배우라”는 조언이 담겨 있다. 선수들의 삶과 목표,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습관 등을 통해 깨달을 점이 많다고 한다. 그들의 사소한 언행에서부터도 ‘성공’을 위한 공식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것이다. 축구 선수 박지성, 프로 골퍼 최경주, 야구 선수 이승엽 등 소위 ‘성공’했다는-이는 우리의 눈높이로 보는 ‘성공’일 것이다. 그들은 아직도 ‘성공’의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스포츠 스타들의 이야기를 통해 ‘성공의 7가지 공식’을 추출해 본다.

1. 뚜렷한 목표와 자신감 김연아, 박태환 그리고 박세리, 최경주 등 이른바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의 공통점은 비인기 종목에 대한 무관심과 설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정상에 올랐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들의 어떤 점이 힘들고 지칠 때 그들을 지탱해 주고, 승리로 이끌어 준 것일까? 그 첫 번째 해답은 '목표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 즉 자신감에 있다. 최경주 선수가 자신의 성공 요인으로 꼽은 ‘결코 의심하지 않는 강한 믿음’ 역시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다. 그 ‘믿음’은 종교적 차원만이 아니라 ‘스윙에 대한 신뢰, 꼭 이룰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의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 이르면, 그는 ‘실패해도 이 세상 누구보다 자신을 믿는다’며 늘 최선을 다한다. 왜소한 체격에 평발의 핸디캡이 그를 크게 힘들게 했을 때도, K리그와 대학 팀에서 퇴짜를 맞았을 때도, 네덜란드 진출 후 슬럼프로 팬들의 쏟아지는 야유를 받았을 때도, 맨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후 골을 넣지 못했을 때도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큰 경기에 임하기 전이면 언제나 “내가 이 경기장에서 최고다. 이 그라운드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다” 라는 주문을 외우며 자신감을 충전한다. 2. 최선을 다하는 성실 영국 언론들은 '박지성의 성공은 중노동에 가까운 끊임없는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박지성을 평가한 바 있다. 그들 역시 박지성의 가치를 ‘성실함’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축구 선수가 축구를 잘하기 위한 신체적 조건은 체력, 스피드, 파워, 기술 등이며, 여기에 투지, 창조성, 의지력 같은 정신적인 요소가 더해져야 한다.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면 가장 많이 뛰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박지성의 말 속에는 성실함 속에 위의 여러 조건이 합일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가 ‘산소 탱크’라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그의 발에 페인트를 묻혔다면, 그라운드 모든 곳에 그의 발자국이 남았을 것이다.” 박지성 선수를 보고, 챔피언스 리그 해설을 했던 서형옥 위원이 한 말이다. 또한, 최경주 선수는 “밥 먹고 얼마 지나면 또 배고픈 것처럼, 스윙도 배우고 또 배워야 하는 것이다”라며 “이제 됐겠지 하는 순간 다른 위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수많은 인내와 예비가 필요하며, 죽을 때까지 참고 노력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홈런왕 이승엽 선수의 모자 안쪽에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유명하다. 이승엽은 고교 시절부터 힘들 때마다 오로지 이 말을 떠올리며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이 말은 그가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에게 용기를 주었고, 이것을 그대로 실천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에게 하루 스윙 연습은 1천 번 정도가 기본. 그의 굳은살 박힌 손은 언론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파워를 기르기 위해 35kg짜리 덤벨을 30회 정도, 스쿼트(역기를 등에 지고 앉았다 일어서기) 250kg을 30회씩 소화한다. 이러한 다부진 노력이 그를 홈런왕 길로 인도한 것이리라. 3. 열정과 끈기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은 “열정이란 한번 추진하면 뿌리를 뽑겠다는 마음이다. 선수들은 열정을 갖고 직접 부딪혀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시행착오를 겪어본 사람들은 그 다음에 찾아오는 난관에 보다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도전과 에러’를 통해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이러한 열정은 자신의 분야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끈기를 갖게 한다. “선수시절 수많은 선수들은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한 실패들은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하기 싫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건국대 평생교육원 체육학과 김민석 교수는 이렇게 말하였다.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도 자신이 하는 스포츠 종목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지옥 같은 훈련과 좋지 않은 결과는 더더욱 그들을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러나,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은 그러한 어려운 과정을 끈기 있게 이겨내어 결국 전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받는 스포츠 스타가 된 것이다. 4. 예절과 겸손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 요미우리에서 부동의 4번 타자임을 유감없이 발휘해 일본의 새로운 스포츠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승엽을 더욱 친근감 있는 선수로 인정받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예의 바름’이었다. 이승엽은 진루한 뒤에 배팅 보호대를 주루 코치에게 전달하면서 항상 깍듯이 인사할 뿐 아니라, 다른 팀의 선수나 심판에게도 예의 바르게 인사해 타구단 팬들까지도 이승엽을 좋아한다. 이승엽은 자신을 취재한 수십, 수백명의 기자를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사람을 만나면 항상 먼저 인사를 하는데, 그런 그의 모습은 일본에서도 변함이 없다. 아무리 피곤해도 팬들이 원하면 사인을 잊지 않고, 먼저 인사를 하는 성숙한 매너에 일본 언론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곤 한다. 평소 그들이 보던 거만한 스타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일본에 건너가기 전에 ‘인사를 잘하자’고 결심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온 한일 취재진에게 깊이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구장에서 훈련을 할 때도 언제나 팀 동료, 구단 관계자들, 그리고 취재진에게 ‘안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를 잊지 않는다. 심지어 경비원이나 일용직 근무자에게까지 먼저 인사를 건넨다. 그는 주위에서 ‘이승엽은 예의가 바르다.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싹싹하고 겸손하다’는 평을 듣는다. 또, 그의 남다른 겸손과 친절을 잘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2004년 봄 가고시마 캠프 때의 일이다. 일본 언론에게 한국의 국민타자로 아시아 홈런왕인 이승엽은 특별한 취재 대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서너 건의 인터뷰가 쇄도했다. 힘겨운 상황이었지만, 이승엽은 피곤한 내색 하나 없이 3개월 정도를 인터뷰에 꾸준히 친절하게 응했다 한다. 2005년 포스트 시즌 때 이승엽은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 말미에 뜻하지 않은 말을 듣게 되었다. “승짱은 야구실력이 뛰어나고, 인간성도 좋으니, 일본에 계속 남아 감독까지 하세요. 지금처럼 민간사절로 좋은 역할을 하면 대사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예의상 하는 말이었겠지만, 여기에서 이승엽에 대한 일본 언론의 따뜻한 시각이 엿보인다. 일본 기자들은 대개 선수나 감독 등을 어려워한다. 선수나 감독은 약간 고압적인 자세로 인터뷰에 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인의 눈에 비친 이승엽은 소박하다. 일본의 데일리 스포츠 후쿠오카 기자는 이런 말을 했다. “깜짝 놀랐어요. 엄청난 돈을 버는 승짱이 천 엔짜리 이발을 하는 것을 보았어요. 대게 만 엔짜리 이발을 하는 일본의 샐러리맨들에 견주어 볼 때 그가 아주 소박하다고 생각했어요.” 인간성도 좋고, 능력도 출중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도 인정하는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의 박지성 선수. 그는 이런 단점을 스스로 보완하기 위해 사람에 대한 두 가지 철칙을 꼭 지킨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인사와 약속'이다. 누구에게나 열심히 인사를 하고, 약속은 꼭 지키려 한단다. 그것으로 인간관계를 지켜 나간다고 밝혔다.

5. 조직에 대한 희생정신 “세상을 살다 보면 개인이 이기는 것만큼이나 내가 속한 조직이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들이 모인 조직까지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팀워크란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함께 가는 것이다.” 이렇게 강조하는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워크를 위해 사이좋게 지내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선수들끼리 치고받고 싸움질을 해도 상관 없단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삼는 덕목은 모두가 같은 목적을 위해 조직과 함께 가는 자세이다. 맨유 팬들은 박지성에게 슈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어시스트보다 슈팅을 하길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나의 이기적인 경기로 인해 팀이 승리하지 못한다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다. 축구는 팀의 일원으로서 선수를 평가하는 스포츠이다. 선수가 골을 넣는 것보다 팀이 승리하는 것이 더 우선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경기 중에 좋은 골 찬스가 와도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를 찾는다. 6. 정상에서도 변치않는 초심 최경주는 우승 직후에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곧 원점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을 계속해서 도전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말한다.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며 성취감에 흠뻑 젖지 않고, 더 위쪽의 정상을 올려다보며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자세다. 2000년 미국 PGA 투어에 데뷔해 작년 시즌 2승을 거두며 미국 프로 골프(PGA) 투어 상금 순위 5위, 세계 랭킹 10위에 랭크되며 ‘특A급’ 선수로 확실한 입지를 다진 최경주는 어느새 확고한 자기중심을 가지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베테랑이 됐다. “타이거 우즈가 반복해서 우승을 하는 것도 우승 이후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다른 선수들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감탄하는 최경주는 “이제 나도 한 대회를 마치면 몸이 먼저 또 다른 준비를 한다”며 “늘 비전이 보이고 꿈이 새로워진다”고 말했다. 월드컵 혹은 각종 프로시즌이 끝나고 나면, 으례 ‘인기 스타 선수의 탄생’으로 방송계는 떠들썩한 화제 거리를 얻게 된다. 어느 선수들은 이러한 들뜬 유혹, 달콤한 분위기에 휩쓸리기도 하고, 어느 선수들은 이런 분위기에 절대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있던 자리로 곧장 돌아간다. 성공하는 스포츠 스타들은 당연히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프로 야구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은 칼럼에서 “세상을 둘러보면 잔재주를 부리는 사람들만 성공하고 조명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 우직한 사람들은 바보취급을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다는 우화는 우리 인생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라고 지적하고 있다. 7. 타인을 향한 이타심 건국대 평생교육원 체육학과 김민석 교수는 “내가 아는 유명한 선수도, 선수시절 누나가 결혼을 했는데, 자신이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냉장고가 상품으로 걸린 대회에 나가 꼭 1등을 하여 냉장고를 타리라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1등을 차지하여 결국 누나에게 냉장고를 결혼 선물로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스포츠에서 좋은 성과를 이루면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성공을 누군가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이 자진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거나 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모임인 ‘함께하는 사람들’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군 군내면 화흥리의 촌놈 출신 ‘탱크’ 골퍼 최경주는 2007년 11월 23일 서울 강남의 팰리스 호텔에서 재단 설립을 발표하고 운영계획을 밝혔다. 그 동안 골프 실력 못지 않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열의를 보여 온 최경주는 이번 재단 설립으로 체계적인 자선활동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최경주는 “늘 마음에 담아왔던 재단을 설립했으니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세계 제패를 꿈꾸는 골프 꿈나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경주는 재단출범에 앞서 청와대에서 체육훈장 중에서도 최고 영예인 청룡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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