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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라듸오 데이즈’ 제작보고회 취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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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호 ⁄ 2008.01.21 18:16:40

2008년 1월 15일 오후 7시 서울 홍대 앞 고스트 씨어터에서 영화 '라듸오 데이즈'(감독 하기호)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송은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보고회는 많은 취재진과 일반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풍성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이름 석자만으로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흥행 파워를 가진 배우 류승범과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 능청스런 사투리 연기로 미모 그 이상의 열정을 보여준 미스 코리아 출신 영화배우 김사랑 등, 얼마 전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영화배우 황보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배우와 감독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제작보고회는 라디오 방송국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이 영화의 특성을 살려 생방송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화면으로 극중 배우들이 추는 신나는 스윙 댄스 영상과 예고편, 현장 메이킹 필름 두 편을 보여준 후 극중에서 재즈 가수로 나오는 김사랑이 보고회 단상에 등장하여 섹시한 춤사위와 함께 숨겨 뒀던 재즈 노래 실력을 한껏 뽐냈다. “여럿이 출연하는 영화를 해 보고 싶었다” - 한량 PD 로이드 역 류승범 이번 영화가 전작 이후 거의 2년만이라는 류승범. 그 동안 많은 시나리오가 있었을 텐데 특별히 ‘라듸오 데이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물들이 많이 출연하는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라듸오 데이즈를 만났다. 주·조연이 별로 나눠지지 않고, 모두 함께 어울려서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에 선택했다”고 답했다. 촬영하는 동안 양수리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사는 낙이 없어, 재밌는 일을 찾기 위해 담력 테스트도 했다는 재미난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내가 직접 작사한 곡 불렀다” - 재즈 가수 마리 역 김사랑 김사랑은 이번 영화를 위해 버블 시스터즈 출신의 김수연에게 재즈 보컬 트레이닝을 한 달 동안 새벽까지 받았고, 밤을 새워가며 녹음에 전념했다. 좀 전에 부른 곡은 직접 작사한 ‘순정만리’라는 노래로, 식민지 시대의 억압받는 우리 민족 이야기를 사랑에 빗대서 썼다. 노 래는 보컬 트레이닝에게, 의상은 영화의상팀에게 받은 거면 김사랑 씨는 무엇을 했냐는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 본인은 연습을 했고 작사도 했다며 은근히 자기 자랑을 내비치기도. “내 안에 저렴한 기질 있다.” - 소리효과맨 K 역 이종혁 ‘말죽거리 잔혹사’(2004년)로 스크린 무대에 데뷔한 이종혁. 주로 무거운 분위기의 역을 연기했는데, 이번 코미디 영화에서 연기하면서 본인에게 코믹적인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냐는 질문에 “저렴한 기질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극중 소리효과맨 K로 나오는 장기를 살려 즉흥적인 효과무대도 선보였으며, 빨간구두를 신게 된 재미난 사연도 들려줬다. “엄마로부터 독립한 생애 첫 작품” - 천재사환 역 고아성 이 영화가 엄마로부터 독립해 매니저와 단 둘이 다니면서 찍은 첫 작품이어서 사회에 홀로 선 기분을 느꼈다는, ‘괴물’로 2006년 청룡영화제 최연소 신인 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는 고아성. “‘라듸오 데이즈’는 열정에 관한 영화 같다. 한겨울에 열정이 식은 사람이 있다면 ‘라듸오 데이즈’를 보고 열정·의욕·교훈을 가져가길 바란다”며, 이날 참여한 배우들 중에서 최고의 열변을 토했다. “아성이는 나만 보면 웃긴대” - 좌충우돌 아나운서 만철 역 오정세 이종혁이 고아성은 다른 사람들이 웃을 때는 잘 안 웃는다고, 웃는 부분이 우리와 다른 것 같다고 말하자, 고아성은 하나도 안 웃긴다며, 오정세만큼 웃긴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한다. 극중 “아나운서 역이 더 쉬웠다. 만철이는 연기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한 오정세는 “개그 연습 안한다. 그냥 사소한 것에서 웃음을 찾을 뿐”이라며 쑥스러워했으나, 이날 포토 타임에서 연신 우스꽝스런 포즈를 선보인 그를 보면, 그의 잠재된 개그의 끼가 강력하게 느껴진다. “억지 웃음이 아닌, 흐뭇한 미소를 갖게 될 것이다” - 하기호 감독 ‘라듸오 데이즈’가 하기호 감독에게는 첫 장편영화 작품이나, 그는 단편과 시나리오 작업으로 기본기가 다져진 준비된 감독이다. 포토 타임에서 혼자만 몰래 준비해 온 듯한 썬그라스를 쓰고 등장하여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으며, 1930년대 경성을 무대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배경은 1930년대이지만, 내용은 현실이다”라고 “없다”라는 대답 속에 내포된 의미를 설명해 역시 아이러니한 웃음을 만드는 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음을 드러냈다. 2005년 800만 관객을 웃기고 울렸던 ‘웰컴투동막골’이 있었다면, 2008년 또 한번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라듸오 데이즈'가 있다.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유쾌함과 천진함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두 영화는 꼭 닮아 있다. 1950년 전쟁의 소용돌이 속 전쟁조차 몰랐던 동막골이 있었다면, 1930년 어두운 일제시대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드라마를 완성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경성방송국이 있다. 두 영화 모두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시대의 이야기를 동시대를 살았던 경쾌한 사람들을 통해 아이러니한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라듸오 데이즈’는 ‘원스어픈어타임’과 함께 2008년 가장 먼저 선보일 경성영화로,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귀차니즘 한량 PD 류승범과 가지각색 캐릭터 군단이 라디오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무한도전을 그린 코믹 드라마로, 시종일관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라듸오 데이즈’는 충무로 핫 트렌드인 ‘1930년대 경성’이라는 시대적·공간적 배경과 소재의 독특함을 가지고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와 대비되는 엉뚱 발랄한 캐릭터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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