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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반시장은 죽었다…

지난해 온라인 음악시장 3천7백억원…온라인 음악 업체간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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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호 ⁄ 2008.01.28 16:50:20

작년 한 해도 어김없이 음반시장은 불황이었다. 불황이란 단어가 무색할 만큼 변함없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런 현실에 대한 가수들의 비관도 연초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많은 언론들도 음반시장의 침체를 앞다퉈 보도했다. 음반시장의 불황은 어디까지, 한국 대중음악에 미래는 없어 보인다 등등… 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망한 건 음반시장뿐이다. 디지털 음악시장은 마지막으로 100만 장 이상 판매된 음반이 나왔던 2001년의 음반시장 규모를 훨씬 웃돌고 있다. 디지털음악산업발전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디지털 음악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음반시장 규모가 약 3,730억원이었고 디지털 음악시장은 911억원이었다. 2006년 음반시장 규모가 약 4,384억원에 아날로그 음반시장 848억원, 디지털 음악시장은 3,500억원이었다. 지난해 아날로그 음반시장은 700억원 규모였다. 정리하자면 음악을 소비하는 플랫폼이 오프라인 시장인 음반에서 온라인 시장인 디지털로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전통적인 음반시장이 무너진 것은 초고속 인터넷과 P2P 사이트의 인기로 불법복제음악들이 만연한 데 기인하고, 그 이후 음제협과 이통사, 온라인 사업자 등 시장정리가 오랜 시간을 끌면서 사용자들에게 외면당한 면도 없지 않다.

■SKT vs KTF…휴대폰에 이은 온라인 음악시장 대결 통신사업자가 음원사업의 주도권을 쥐면서, 음악시장은 모바일용 벨 소리, 착신음 등의 매출이 전체 디지털 음원의 80%를 차지하는 등 전체 음악시장을 통신사업자 위주로 변모시켰다. 이에 통신사 간 경쟁이 온라인 음악시장에서도 뜨겁다. 초반에 온라인 음악시장의 선점은 SK텔레콤의 ‘멜론’이었다. 멜론은 현재 약 990만명의 회원에 8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며 음악사이트 중 선두를 달려왔다. 지난 2004년 11월에 문을 연 멜론은 유선 사이트는 물론 네이트와 준 등 무선사이트에서도 이용 가능한 유무선 통합 서비스다. 월정액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음악시장에 활기와 새로운 가치의 음악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멜론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온라인 음악시장에 합류한 곳은 통신 라이벌인 KTF의 ‘도시락’이었다. 멜론과 같은 해에 시작한 도시락은 회원수와 더불어 유료 가입자 수에서도 열세였다. 도시락 회원수는 현재 약 700만명에 유료 가입자수는 40만명 정도다. 후발 주자로서 멜론에 도전한 KTF 도시락은 지난해 11월 둘째주부터 시간당 방문자수(Session Visits)에서 이미 멜론으로부터 1위 자리를 탈환했으며, 순방문자수에서도 1위를 거머쥐었다. KTF는 이같은 역전의 요인으로 사용자 환경(UI) 개선과 음악 장르 세분화, 엔터테이닝 기능 강화 등 서비스 개편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KTF 홍보팀 이현덕 씨는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음악 서비스인만큼, 통신사 가입자수와 사이트 회원수가 비례한다”면서 “최근 도시락 방문자수가 증가하고 있고 기존 회원이 아닌 외부고객의 방문이 늘어 잠재적 고객이 늘 가능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UI 개편 이후 일평균 방문자수는 랭키닷컴 조사결과 주간 순방문 100만명이며, 매트릭스 조사결과 73만명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물론, 순방문자수가 매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닌데다 현재 온라인 음악시장의 유료 가입자수가 정체돼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점유율은 별다른 변동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KTF측은 이같은 UV 역전을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음악시장 규모는 약 4,400억원 수준이었다. 아직 이동통신사 전체 매출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잠재력만큼은 인정받는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돈을 내고 음악을 듣는 유료 사용자는 업계 통계상 200만명에서 25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1,400만명 정도가 불법 시장에서 다운로드해 듣고 있다. 따라서 불법 다운로드 등이 유료 시장의 반경 안에 들어오면 시장규모는 2배 이상으로 뛴다. SK텔레콤측은 2010년까지 디지털 음악시장 규모를 5,16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유료화가 정착되면 1조원 규모의 시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SKT의 멜론은 향후 음악 파일에 대한 상세한 Meta Contents DB를 구축해, 음악을 더욱 상세히 분류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음악을 받을 수 있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멜론에서 다운로드 받은 음악은 Device에서도 재킷 사진, 아티스트 정보 등을 볼 수 있는 등 음악 컨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해 무료음악 사용자들을 유료시장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KTF의 도시락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기존B2C, C2C뿐 아니라 B2B 시장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인 국내 음악시장 발전 및 시장활성화에 중점을 둔다. 온라인 음악 포털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와이브로 및 IPTV 환경의 신개념 음악 서비스 창출과 국내 저작권 인식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온라인 음악시장…업체간 합종연횡으로 재편기 맞다 통신 기업들의 온라인 음악시장 장악이 본격화되자, 중소 온라인 음악 업체간 합종연횡이 나타나며 또 다른 재편기를 맞고 있다. P2P 음악 서비스 업체인 소리바다와 국내 최대 음반 기획 및 제작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글로웍스의 자회사이며 도시락에 이어 음악 서비스 2위를 지키는 벅스가 온라인 음악 사업을 네오위즈의 자회사인 아인스 디지탈이 운영하는 쥬크온에 넘기는 500억원 규모의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그 동안 모바일 무선시장의 지배력을 무기로 온라인(다운로드-스트리밍) 음악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던 이동통신사에 대항해 음원의 직접 생산자인 음반기획사와 중견 서비스 업체인 소리바다, 벅스가 합종연횡을 단행해 반기를 든 셈이다. 네오위즈 측은 멜론, 도시락과 함께 ‘쥬크온-벅스’의 3강 구도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SM측은 소리바다의 온라인 기술을 자사의 콘텐츠에 접목할 계획이며, 소리바다는 SM측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음원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저작권침해 등으로 각종 소송에 시달려 오면서 수세에 몰렸던 소리바다와 벅스가 각각 국내 최대 음반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최대 게임업체인 네오위즈가 모회사로 있는 쥬크온과 손을 잡으면서 온라인 음악시장의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따라서 현재 다운로드-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은 SKT ‘멜론’-서울음반, KTF ‘도시락’-블루코드 테크놀로지-뮤즈 등 대기업 통신사 진영과 소리바다-SM엔터-만인의 미디어, 벅스-쥬크온 등 구도로 재편되게 됐다. 여기에 CJ엔터테인먼트 계열의 엠넷미디어 등 주요 업체도 경쟁을 벌이게 된다. 온라인 음악 서비스 가격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업체간의 합종연횡은 온라인 음악시장, 더 나아가 전체 음악시장 재편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음반산업협회에 따르면, `텔미`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원더걸스의 작년 음반판매량은 고작 4만7,928장에 불과했다. 20만장을 넘긴 앨범은 단 한 장도 없었고, 10만장을 넘긴 앨범은 SG워너비 4집, 슈퍼주니어 2집, 에픽하이 4집 등 단 3개뿐이었다. 이에 따라 주요 음악 관련 업체들은 음반 제조 및 오프라인 유통보다는 온라인 음원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에 따라 보다 많은 업체들이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음악시장에 주력하고, 향후 음악 업계가 음반보다는 음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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