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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2의 이영애’ 윤해민

“연기 외에 다른 일은 생각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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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호 ⁄ 2008.02.25 16:39:06

최근 ‘제2의 이영애’로 화제를 모으는 배우가 있다. 그는 현재 SBS TV ‘조강지처 클럽’에서 간호사역으로 출연 중인 윤해민(24)이다. 신인이라 소개하지만, 실제로 윤해민은 2년여 전 SBS TV ‘내 인생의 스페셜’을 통해 데뷔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TV 시청을 좋아해 줄곧 방송에 관련된 일을 꿈꿨으며, 청운대학교에서 방송영상학을 수학했다. 그러던 중 ‘연기’에 흥미가 생겼고, 부모의 적극적인 권유로 연기자의 길로 발을 내딛었다. “연기 외에 다른 일은 생각할 수 없어요”라며 연기를 하면 여러 직업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는 윤해민의 일상은 ‘연기’를 위한 스케줄로 꽉 찼다. 비록 비중 없는 짧은 대사지만, 나름대로 많은 의미와 느낌을 부여하며 연기가 아닌 실제라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한다고 말한다. “저는 NG를 내면 잘려요. 그래서 NG가 거의 없어요(웃음). 근데, 제가 연기하고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한 번 더 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쉽죠.” 데뷔 2년차 신인 윤해민은 영화배우 ‘이영애’를 닮은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와 달리 겁이 없는 배우다. 그는 대학 휴학 후 지금까지 소속사 없이 홀로 험난하기로 소문난 세계에 직접 부딪쳐 가며 연기자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당찬 그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 목소리가 너무 크죠? 조신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잘 안돼요(웃음)”라며 상대를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윤해민. 길고 지루한 질문일 텐데도 그는 연신 “고맙다”며 적극적으로 응해주었다. “인터뷰가 어색하다”고 말했지만, 인터뷰 내내 지적인 아나운서 이미지의 그녀에게 오히려 끌려가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이영애’ 말고 다른 별명이 있나 “최근에는 젊은 친구(팬)들이 많아졌어요. 요즘 SBS 월화 드라마 ‘왕과 나’에서 폐비 윤 씨로 나오는 구혜선 씨, 또 제가 앞머리를 자른 지 얼마 안 돼서 성유리 씨와 이미지만 닮았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요(구혜선 씨와 ‘열아홉 순정’에 같이 출연한 걸로 안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제게 도움이 될 이야긴 아닐지도 모르지만요(웃음).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어떤 분들이 들어와서 인사를 건네길래 저도 모르게 받은 적이 있어요. 방송국 견학을 온 분들 같은데, ‘아차!’ 싶더군요. 왜냐하면, 그 분들은 저를 구혜선 씨라 보고 인사를 한 것 같았어요. 제가 비서역으로 출연을 했는데, 우연찮게 구혜선 씨도 비서역으로 나와 저랑 복장도 비슷했거든요. 다행히 구혜선 씨는 그 자리에 없었어요.” 무남독녀면 귀하게 자랐을 텐데, 연기한다고 했을 때 부모의 반대는 없었나 “외동딸이긴 했지만, 많이 맞으면서 컸어요. 정말 칼 같은 부모님이셨거든요. ‘연기’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부모님의 권유였어요. 중학생 때 멋도 모르고 그냥 예술고등학교 하면 근사해 보여서 안양예고 시험을 본 적이 있지만, 떨어졌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TV 보는 걸 너무 좋아해서 방송과 관련된 일을 하리라 마음먹었고, 대학에서도 방송영상학을 공부했어요. 그러던 중 연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2학년까지 다니다 휴학 후 진로를 고민할 무렵, 부모님께서 부르시더니 “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렴” 하고 권유하셨어요. 그래서 더욱 고민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데뷔한 지 2년이 됐는데도 아직까지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한다고 들었다. 소속사에 들어오란 제의가 많았을 것 같은데… “제의는 많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아직까진 특별하게 회사라는 곳에 들어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어요. 스케줄 때문에 이동할 때 좀 불편한 일 빼고는 힘들지 않아요. 지하철, 버스 타는 것도 좋아하구요. (회사에 소속되어야 기회가 많을 것 같은데) 회사 소속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단 분도 있어요. 제가 중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나한테 정말 필요한가’예요. 저는 ‘나와 끝까지 함께 갈 사람’이 필요했어요. 지금은 정말 마음에 맞는 매니저 분도 만났구요(웃음). 앞으로 어느 정도 제가 안정적이 되고, 사람이 필요하고 뚜렷한 회사가 필요하게 될 때까지 지금처럼 부딪쳐 가면서 해볼 생각이에요.”

그 동안 술집 여자, 국회의원 딸, 선생님, 중국집 배달원, 살인자 등 지상파 3사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를 선보여온 걸로 아는데, 현재 관심을 끌고 있는 ‘제2의 이영애’란 타이틀로 인해 순수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묶일 것 같은데… 〃많이 어려워요. 이영애 씨를 닮았다는 말씀은 정말 기쁜 일이죠. 하지만, 저는 폭 넓고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거든요. 이러한 타이틀은 제게 뛰어넘어야 할 산인 것 같아요. 제가 연기적으로 단순하게 보이지 않고, 강한 캐릭터를 가져야만 정말 다르다는 부분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요.〃 그렇다면, 청순한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술과 담배에 찌든 연기도 가능한가 “이는 연기적으로 볼 것인가, 내 것을 표현할 것인가의 부분이겠죠. 관객은 배우를 통해 그 사람의 삶을 아는 거잖아요. 연기하는 척을 할 것인지, 내 것을 보여줄 것인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저는 우선 ‘못해’가 아닌 ‘내 것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부딪쳐서 내 모습에서 발견하는 작업부터 하고 싶어요.” ‘조강지처 클럽’에서 함께 연기하는 탤런트 김해숙 씨의 연기가 목표라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김해숙 선생님은 한정된 역이 아닌, 무한한 연기의 공간을 넘나드는 배우라 생각해요. 저도 비록 주연이 아니더라도 조연이든 단역이든 연기의 변신을 꾀할 수 있는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엑스트라, 단역의 출연이 많았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 중에서 다른 연기자의 연기를 보며 “저건 내가 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배역이 있었을 텐데… “22살 때 ‘내 인생의 스페셜’에서 고등학생 연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아역 연기자가 NG를 많이 내더라구요. 그때 그 애를 보면서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다’는 왠지 모를 자만심 같은 게 있었어요. 아마 처음이라 그랬을 거예요. 그런데 1년 동안 지켜보고 직접 해보니 역시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저 사람은 연기 정말 못해’라고 주제넘게 평가도 했었지만, 단역에 많이 출연해 연기하면서 짧은 대사라도 정말 어렵구나 싶었어요. 만일 주인공이 되더라도, 이때의 기억이 저를 겸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해요. ‘나 혼자 잘나서가 아닌, 많은 분들이 같이 호흡해주어 작품이 완성될 수 있는 거야’라고 말이죠.” 2008년 목표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08년은 쥐띠 해이고, 저 역시 84년생 쥐띠예요. 왠지 올해는 저에게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단 기분이 들었어요. 시청자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 ‘누구를 닮았느니’ 하는 등 저의 외모나 한정된 부분에만 관심을 주시는데, 일시적인 관심에 그치지 말고, 앞으로 제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얘가 그 윤해민 맞아?’란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하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글·이우인 기자 / 사진·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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