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 2TV의 오락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의 ‘1박2일’ 코너에 출연하는 견공 ‘상근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동안 ‘상근이’ 관련 용어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상근이의 높은 인기는 ‘상근이의 일기’ ‘상근이 미니홈피’까지 생기며 사람보다 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견공 상근이의 하루 출연료가 무려 40만 원이라고 하니 입이 벌어진다. 게다가, 개 상근이는 사람보다 ‘돈벌이’가 더 좋아 훈련 전담 매니저에 관리 전담 매니저, 로드 매니저까지 총 3명의 인간을 고용(?)하고 있다. 이로써 국내에도 인간이 개의 스케줄에 맞춰 살아야 하는 재밌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인간보다 좋은 세상을 누리며 호의호식에다 럭셔리 문화생활까지 영유하는 ‘상팔자’ 호화판 견공들의 요지경 세태를 들여다본다.
■비싼 몸값 자랑하는 견공들…재산 2억 달러 가진 견공도 상근이의 하루 출연료가 40만 원이라는 데에 많은 이들이 놀랐지만, 실제로 상근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애견들의 출연료가 적어도 40여만 원 이상인 걸로 밝혀졌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실내 애견훈련소인 ‘퍼피가르텐’에 따르면, 애견의 일일 출연료는 하루 4시간 기준 50여만 원인 걸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애견을 지도하는 사람의 일당도 포함된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반려견 훈련 탤런트 독 스쿨’의 학생(?)들의 출연료는 TV 출연이 50만 원에서 100만 원 선이며, 촬영 신이 복잡해질수록 달라진다고 한다. 그리고 CF 출연은 더 비싸게 책정된다. 한 이동통신사 광고에 출연한 10마리 개의 3일 동안의 출연료가 무려 1,700만 원이나 됐다. 해외에서 ‘모셔오기’도 하는 애견 모델도 있다. 2004년 한 아파트 광고에서 배우 김남주와 함께 등장한 개의 출연료는 3,000만 원이었으며, 2006년 맥주 광고에서 조인성과 호흡을 맞췄던 강아지의 출연료도 3,000만 원이었다. 한편, 유승호·김향기 주연의 영화 ‘마음이...’에서 또 다른 주연으로 열연한 견공 ‘달이’의 출연료는 5,000만 원으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한 바 있다. 부자 주인 만나 팔자가 핀 애견들도 있다. 1위는 1992년에 카롤레타 리벤슈타인 백작 부인의 유산 6,000만 달러를 물려받은 독일 셰퍼드 ‘군터 3세’. 이 ‘군터 3세’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아들개 ‘군터 4세’의 총재산은 2억 달러나 되어 세계 최고 갑부 견공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지난해 사망한 미국의 ‘부동산 여왕’ 리오나 헴슬리로부터 1,200만 달러(약 115억 원)의 유산을 상속받은 애완견 말티즈 종 ‘트러블’은 거액을 상속받은 전체 애완동물 순위에서 4위 정도에 랭크됐다.
■사람보다,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My Dog’ 지난해 8월 27일 로이터 통신은 “일본에 ‘도그 마미’가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문화현상은 일본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경제적인 독립을 이룬 전문직 여성들이 많아진 현상과 관련이 있다. 이들 중 “골치 아픈 혼인과 양육보다는 나에게 투자하면서 애완견을 키우자”는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도그 마미들은 애견 카페에서 애견을 위한 파티를 열어주고, 최고급 실크와 캐시미어 옷을 사서 입히면서 자기만족을 느낀다. 애견에 대한 지나친 사랑은 정신질환까지 앓게 한다. 오랜 기간 가족처럼 여겼던 애견의 죽음은 가족을 잃은 이상의 슬픔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1일, 한 30대 미혼여성이 애완견이 죽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3년 동안 키우던 개가 병으로 죽자 자책감에 시달리다 공원에서 목을 맸다. 이러한 일들이 지구촌에서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증상을 ‘애견사망 증후군’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애견사랑은 분노로 표출되기도 한다. 1월 9일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의 한 남성이 자신의 애견을 죽인 친구 2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검찰에 따르면, 시베리아 치타 주에 사는 이 남성은 외출 후 집에 돌아와 보니 친구 2명이 자신의 개를 죽여 요리해 먹으려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들을 살해했다. 이 남성은 사건 직후 경찰에 자수했다. 지난해 사망한, 헴슬리 호텔 등을 소유한 미국의 ‘부동산 여왕’ 리오나 헴슬리는 자신의 애견인 ‘트러블’을 돌보는 기금으로 1,200만 달러(약 115억 원)의 유산을 물려줘 화제가 됐다. 헴슬리의 남동생은 트러블이 죽을 때까지 돌보는 대가로, 헴슬리의 손자 2명은 아버지(헴슬리의 아들)의 묘소를 1년에 한 번 이상 찾는 조건으로 각각 1,000만 달러(약 94억 원)를 상속 받아 동물인 트러블보다 상속재산이 적다. ‘부자 개’ 트러블은 주인에게서 받은 유산으로 평생을 호화롭게 살게 됐으며, 죽은 뒤에는 헴슬리 부부가 안장된 초호화판 무덤 곁에 함께 묻히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유명한 미국 TV 쇼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이자 독설가로 유명한 사이먼 코웰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이 죽으면 200만 달러(약 18억7,000만 원)를 애견에게 남길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애견 네 마리에게 280억 원의 유산을 남기겠다고 밝혔다. 애완동물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일은 미국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다. 미국 변호사협회는 미국 내 애완동물 소유주의 4분의 1 정도가 애견에게 일정한 유산을 남기는 것으로 추산했다. 애완동물 소유주들의 가장 큰 걱정은 ‘내가 죽고 나면 누가 내 애견을 돌 봐 주겠느냐’는 것이다. 현재 미국 39개 주에서 애완동물이 물려받은 재산을 수탁인이 관리하게 하는 ‘애완동물 상속 신탁 관련법’이 시행되고 있다. (사)한국애견협회 박애경 사무총장의 말에 의하면, “애견에 대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누릴 돈도 없는데, 동물에게 당치 않다’고 말하지만, 애견 주인은 자신의 애견을 동물이 아닌 자식처럼 생각한다”며, “협회 회원들도 자신이 죽으면 애견에게 유산을 남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식들을 시집 장가 보내고, 남편까지 타계해 혼자가 된 회원이 있는데, 그에게 강아지는 친구이자 자식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개에게 줄 사료부터 의상까지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인다”고 덧붙여 말했다. ■유명 스타들의 남다른 애견사랑 할리우드 스타들의 애견 사랑은 유명하다. 그 중 애견 사랑이 남다른 스타는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 있다. 그녀는 강아지를 위해 우리 돈으로 약 30억 원을 들여 애완견 저택을 구입했다. 힐튼의 애완견은 힐튼의 의상과 똑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는다. 힐튼이 샤넬 의상을 입으면 애완견도 샤넬을 입는다. 한편, 지난해 4박 5일의 일정으로 방한한 힐튼은 11월 9일 팬 사인회를 마치고 우연히 충무로 애견 센터를 지나가다 애견가게 주인으로부터 포메라니안 종 강아지를 선물받기도 했다. 할리우드 섹시 배우 조지 클루니도 2006년 자신의 애완동물인 ‘맥스’가 죽자 통곡할 정도로 애견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클루니는 18년 동안 애견 ‘맥스’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등 동고동락한 걸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맥스’ 이외의 다른 개는 앞으로 키울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배우 노주현도 ‘애견 사랑’ 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지극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한국애견협회 박애경 사무총장은 “노주현 씨의 평창동 집에 가 보면,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개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특히 셰퍼드를 좋아해서 별장에 10여 마리의 셰퍼드에 따로 전담 훈련사를 두고 있다”며, “연예인은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보니 노주현 씨처럼 일이 없을 때 애견들을 돌보며 위안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수 백지영의 ‘애견 사랑’도 대단하다. 그녀는 가수 팀과 애견사돈지간으로 밝혀졌다. 그녀의 애견 ‘아키’(노란색 래브라도 레트리버 종)가 팀의 애견 ‘덜비’(검은 래브라도 레트리버)와 교배해 8마리의 강아지를 낳은 인연으로 엮여 있다. 2007년 11월 25일 방송된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경제야 놀자’ 코너에서 가수 백지영과 팀의 손주(?)인 강아지들을 감정의뢰를 하여 높은 가격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 부시 대통령의 애완동물은 ‘바니(Barney)’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로, 바니는 수시로 대통령 전용 헬기를 타고 다니며 심지어 해병대원으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기도 한다. 또, 성탄절이 되면 바니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백악관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에 등장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딴 ‘바니 캠’의 주인공이 되었다. 미국 백악관의 애완동물은 백악관 ‘주인’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공헌한다. 지난해 한때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애완 고양이를 버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자, 힐러리의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나는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지만 백악관에 입성하면 딸에게 강아지를 사주겠다”고 말하며 발빠르게 대응하기도 했다. 애완동물을 놓고 경쟁하는 두 사람을 보면, ‘애완동물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개가 사람을 먹여 살린다…애견문화 新직업창출 ▲ 애견 시터 - 애견 시터는 애견을 돌봐주는 보모 일을 한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애견을 일정기간 돌보지 못할 경우, 예전에는 애견을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두거나 애견 호텔에 맡기곤 했다. 하지만, 애견을 ‘애견 호텔’에 맡기면, 애견은 한정된 공간에 갇히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를 우려하는 개 소유주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 애견 시터가 자신의 집에 애견을 데려가 돌봐줄 경우 하루 2만∼3만 원 정도, 애견이 사는 집을 직접 방문해 돌봐줄 경우 시간당 수당을 받는다. ▲ 동물 에스코트- 애완동물에 대한 끔찍한 사랑으로 ‘귀하신’ 애견 모시기 동물 에스코트 직업도 생겼다. 잔심부름 대행업체에서는 최근 애견인 등을 대상으로 애완동물 운동시키기, 애완동물 병원까지 데려다 주기 등의 별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애견 핸들러- 애견 핸들러는 쇼에 출전하는 견공을 관리하고 훈련시켜 최고의 컨디션으로 도그 쇼에 출전하도록 돕는 직업이다. 최근 도그 쇼에 자신의 개를 뽐내고 싶어하는 애견인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로 핸들러로 인정이 되면 견주들이 개를 맡기게 된다. 가격은 개 종에 따라 다르지만, 한마리 당 월 2~40만 원, 쇼에서 한 번 끌어줄 때마다 5~20만 원을 받는다. 또한, 쇼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보너스로 최고 100만 원까지 받기도 한다. 이 밖에 애견 미용사, 애견 트레이너, 애견 브리더, 애견전문 사진사, 도그 택시 기사, 애견 심사위원 등 애견 관련 직업이 무궁무진하다. (사)한국애견협회 박애경 사무총장은 “품종이 뛰어난 애견은 국가적으로도 큰 이익을 준다. 최고의 품종을 자랑하는 독일의 셰퍼드의 수출로 벌어들이는 매출이 독일의 명차인 벤츠를 팔아서 벌어들이는 매출보다 더 높다고 추정한다. 세금신고 등의 문제로 정확한 데이터는 나와 있지 않으나, 독일 수출의 3%를 차지한다”고 말하며, “도그 쇼로 인해 애견 미용사·애견 핸들러 등 많은 전문 인력이 창출돼 애견산업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애견 위해 마련한 요지경 아이템 ▲애견 카페-애견 카페는 이미 일반화됐다. 홍대 근처의 애견카페 바우하우스에는 5,000원짜리 음료수 한 잔이면 실컷 개들과 놀 수 있다. 2001년 문을 연 바우하우스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현재 하루 6~70여 명의 손님이 방문하고 있다. ▲애견 대여점-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하루 이상 개를 빌려 기를 수 있는 애견 대여사업이 아시아 전역에서 활발하게 퍼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일본 도쿄의 경우 애완동물 대여점이 134여 개에 이른다. 또한, 미국의 ‘플렉스페츠(flexpetz)’는 ‘애완견 회원권’사업을 시작, 회원에 가입하면 하루 몇 시간 또는 일주일에 며칠 간 애완견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센터에는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애완견들이 있어 원하는 스타일의 애완견을 빌릴 수 있다. 전문가들이 애완견의 질병관리도 하고, 훈련도 잘 시켜준다. ▲애견 전용 MP3 플레이어-정보통신 기업 이노비츠아이엔씨가 만든 ‘페트 MP3P(가칭)’는 우울한 개의 감정을 달래주는 장치로, 사람에게는 거의 들리지 않고 개만 알아채는 주파수나 비트 음향을 이용한다. 집에 혼자 내버려두는 애완견이 안쓰러울 때 안성맞춤. ▲애완동물 전용 핸드폰-미국 회사 ‘펫츠모빌리티(PetsMobility)’사가 만든 ‘펫셀(PetsCell). 말 그대로 애완 동물을 위한 이동전화다. 강아지의 목에 펫셀을 부착해 전화를 걸면 끝. 자동수신 기능이 갖춰져 있어 언제 어디서든 애견에게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방한용 애견용품-가장 인기를 끄는 제품은 애견 코트. 이 외에도 애견용 모자·목도리·양말·부츠도 있다. 또 전기방석이 내장돼 있어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난방 애견집은 실내보다 온도가 낮은 베란다에서 애견을 키울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 ▲애견 생수-호주 디에이지에 따르면, 애견용 생수는 호주와 미국에서 먼저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으며, 아시아에서도 시판되고 있다. 애견용 생수를 개발한 회사는 호주 ‘독플러스’사. 독플러스사가 시판 중인 생수는 비타민이 함유된 정화된 물로 제품에 따라 쇠고기·닭고기·베이컨 맛이 난다. 한 병(600ml)에 1,500원에서 3,800원 사이로, 사람이 마시는 물보다 비싸다. ▲ 애견용 맥주-일본의 한 식품용기 제조회사가 애완견만을 위해 무알코올 맥주를 만들었다. 한 병(330ml) 에 500엔으로 일반 맥주보다 두 배나 비싼 가격이다. 이 맥주에는 비타민 E·C, 칼슘이 함유되어 있어 발육상태나 면역기능이 저하된 개들한테 좋다. ▲애견대상 반신욕 서비스-일본에서는 애견을 대상으로 한 반신욕·스팀 사우나 등 ‘웰빙 애견 서비스업’이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풀코스는 무려 우리돈으로 10만 원 이상을 호가한다. 이 밖에도 ‘애견 테마파크’, ‘애견용 과자’, ‘애견전문 장의업체’, ‘애견 보험’, ‘애견 놀이방’, ‘애견 유치원’, ‘전자동 애견 목욕기’, ‘애견 러닝 머신’, ‘애견 향수’, ‘강아지용 분유’, ‘한방 애견사료’ ‘애견 초상화 인감’ ‘애견전용 수영장’ 등 애견을 위한 기발한 아이템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