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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금융정책은 ‘합격’… MB정부 新금융정책은?

국책은행 민영화ㆍ금산분리ㆍ자통법 시행 등 대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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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호 성승제⁄ 2008.03.04 09:48:42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의 정권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금융시장의 다양한 변화가 예고된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국책은행의 민영화 바람을 꼽을 수 있다. 다음으로, 오는 4월 시행예정인 금산분리법, 내년 1월 시행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이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참여정부의 금융정책 성적을 ‘대체로 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상 최초로 코스피 2000을 돌파했고, 1가구 1펀드 시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새로운 재테크 수단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방카슈랑스 4단계 철회로 은행권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고, 국책은행 민영화 부문도 당초 기대와는 달리 청와대 인사 논란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금융권에서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 같다며 취임 초기인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참여정부 사상최초로 코스피 2000 돌파, 1가구 1펀드 시대 열어 참여정부 5년 동안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에서는 각종 의미 있는 기록들이 쏟아졌다. 노태우(2.4%), 김영삼(-19.6%), 김대중(13.9%) 등 역대 대통령에 비해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 중 코스피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면서 코스피도 올랐고, 간접투자 문화가 확산돼 ‘1가구 1펀드 시대’를 열었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의하면,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03년 2월 24일 종가(616)와 2008년 2월 28일 종가(1736)를 비교해본 결과, 코스피는 3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펀드 자본주의’를 알린 적립식 펀드 문화가 지수를 견인한 결과이다. 2003년 노 대통령 취임 초에 11조 원에 불과하던 주식형 펀드는 최근 130조 원에 육박해 1000% 이상 증가했다. 적립식 투자 문화가 정착되며 펀드 투자가 국내 주식시장에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다. 노무현 정부 출범기에 나왔던 국내 주식형 펀드 성적표는 어떨까?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3년 상반기에 출시된 펀드 중 순자산 100억 원이 넘는 주식형 펀드는 총 8개다. 그 중, 2003년 5월 26일 설정된 신영밸류고배당주식1이 설정 후 225.55%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같은 기간의 전국 최고가 아파트 시세와 비교했을 때 이 펀드들의 수익률은 더욱 빛난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003년 2월 25일 전국 최고가였던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2차 479㎡(145평형)는 최근 거래가격이 25억 원,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334㎡(100평형)는 53억 원으로 112% 상승하는데 그쳤다. 2005년 7월 노무현 대통령이 가입한 것(당시 코스닥 투자펀드 8개에 8000만 원 나눠 가입)으로 추정되는 펀드 중 현재 운용 중인 11개 펀드의 노 대통령 가입시점 후 평균 수익률은 62% 정도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71%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2년 7개월 만에 거둔 성과로는 짭짤한 편이다. 참여정부는 2005년 1월 27일 선물, 증권, 코스닥 등 3개 시장이 통합된 증권선물거래소(KRX)도 출범시켰다. 또, 2007년 7월에는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로 국내 자본시장이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2009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자통법으로 국내에도 골드만삭스·메릴린치와 같은 대형 금융 투자회사(IB)가 생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 5년을 금융부문에서 평가하면 상대적으로 ‘잘했다’는 평가가 주류다. 금융부문 종사자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금융이나 통화신용정책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이전의 김대중 정부에서는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과도한 신용카드 발급을 용인하면서 이후 카드 사태의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에 큰 부담을 줬지만, 참여정부는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과잉유동성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 즉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지 않기 위해 최근까지 수시로 청와대에서 관계기관 회의를 가졌다”며 “노무현 정부는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높여 그 부담이 다음 정권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생각에는 철저했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오랫동안 보험업계의 숙원과제였던 생보사 상장문제도 물꼬가 터져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금융정책, 청와대 인사 논란에 밀려 관심 밖? MB노믹스의 핵심인 규제 완화와 금산분리 완화, 산업은행 민영화 등이 본격화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본격적인 ‘금융 빅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장관을 뽑기 전에 국민과 국회의원에게 자질 능력을 검증받는 청문회에서 잇따라 논란이 제기되어 현재 금융시장은 관심 밖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대표적인 공략 가운데 하나인 금융 소외자 신용회복 대책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우선, 금산분리의 경우, 이명박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에 앞서 규제부터 완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민영화도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산업은행 주식을 살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산분리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가 은행 주식을 4%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제로, 우리나라에는 1982년에 도입됐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에 대해서는 주식 초과보유 제한을 풀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 컨소시엄에 어느 정도까지 제한을 풀어줄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또, 리스크를 무시한 규제 완화와 과도한 금융 소외자 정책은 새로운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 소외자 신용회복 대책문제 역시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금융 소외자 720만 명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연체금 재조정, 연체기록 말소, 신용회복기금 설치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연체기록 말소 등 일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적은 빚은 안 갚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진다는 반대론도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성실한 연체자들을 구제해 줄 경우 제2의 카드 사태가 터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청와대 내부 인사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청와대 내부 인사 문제가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국책은행 민영화 문제가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 같다”며 “취임 전에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청와대 인사 문제 해결 전까지는 당분간 뒤로 밀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경제 대통령이란 인식이 너무 강해 금융권의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것 같다”며 “아직 취임초기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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