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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와 정의구현사제단, ‘삼성 의혹’ 한꺼번에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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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호 최계식⁄ 2008.03.17 16:59:54

3월 12일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특검에 출두하여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권력기관에 로비스트 역할을 한 삼성그룹의 전·현직 임직원 30명의 명단과 그들의 로비 행적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여 파문이 일고 있다. 그 며칠 전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이명박 정부의 장관급으로 발탁된 인사들이 삼성측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전력이 있다고 폭로하여 세인을 놀라게 하였다. 특히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에게는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돈을 전했다고 폭로하여 3월 7일로 예정됐던 김성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했다. 김용철 변호사와 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해 대선 직전에도 비슷한 폭로를 한 바 있으며, 삼성특검도 그들의 폭로가 발단이 되었다. 문제는 김용철 변호사와 정의구현사제단이 그들이 알고 있는 삼성그룹과 관련한 진실을 한 점 남김없이 세세하게 밝히면 될 일을 왜 꼭 선거를 앞두고 찔끔찔끔 쪼개서 기획 폭로를 하느냐 하는 점이다. 국민은 그것이 궁금하다. 물론, 하나님의 일을 대신한다는 사제들이 나선 일인지라 함부로 따지고 들 수가 없다. 더구나 ‘정의구현’이라는 명분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그들에게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전략’이 있을 수도 있다. 게다가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에 대놓고 왜 그런 식으로 폭로를 하느내고 대들었다가는 ‘삼성을 감싼다’는 핀잔이 돌아올 게 뻔하니, 나서기를 주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분위기가 그렇더라도 할 말을 하지 않는다면 무기력한 방관자일 뿐이다. 사제단 신부들도 입장을 바꿔 놓고 보면, 당연히 그러리라고 본다. 삼성의 잘못은 마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잘못이고, 사제단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면 그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제단이라 하여 그들이 하는 일에 성역이 있을 수는 없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박정희 독재 시절인 1974년에 유신을 반대하던 지학순 주교가 구속되면서 결성된 사제들의 단체다. 그 암흑의 시절에 이 사제단은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이었다.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사 사건 폭로에도 지대한 역할을 했다. 아무도 나서지 못하던 세상에 사제들은 몸을 던졌다. 기독교가 추구하는 지고지상의 이념은 사랑과 용서와 평화이다. 거기에 더하여 정의를 지향한다. 지금 세상 사람들은 그 숭고한 정신을 갈망한다. 그렇다면, 김용철 변호사와 정의구현사제단은 진실과 통합과 용서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기획’과 ‘전략’을 바꾸면 어떨까. 지금 국민은 생활고에 시달려 힘들어 하고 있다. 자영업자도 직장인도 기업인도 오늘을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슨무슨 폭로에 신물이 날 지경이다. 김용철 변호사와 사제단은 지금 당장 그들이 알고 있는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다만, 그 진실이 아직은 의혹일 수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는 특검이 할 일이다. 그래야만 ‘선거용’이라느니, ‘삼성 죽이기’라느니 하는 오해를 잠재울 수 있다. 진실을 밝히는 일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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