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에 10개월 사이 노인과 출장 마사지 여성 등 21명을 살해한 유영철, 1년여 동안 부녀자와 어린이 등 13명을 무참히 살해한 정남규 노인, 그리고 최근의 ‘안양 어린이 토막살인 사건’ 범인인 정성현 씨 등 특별한 사유도 없고 죄책감도 못 느끼는 잔혹한 연쇄살인으로 인해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처럼 각종 우울증·스트레스·정신질환 등으로 인한 강력범죄가 날이 갈수록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각박하고 다변화된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더욱 큰 고민만 안겨주고 있다. 집단적 행동증후군에 의한 범죄뿐 아니라 우리 주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죄들이 ‘집단최면에 의한 증후군’으로 확산되는 기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법력가 묘심화 스님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우울증과 자살충동이 가져온 비극을 ‘신종 빙의’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 ‘빙의의 대가’ 묘심화 스님 화제 빙의는 일반적으로 ‘귀신들림’을 의미하며, 정신분열이나 히스테리 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는 ‘나 안의 또 다른 나’인 다중인격으로 진단한다. “빙의현상이 왜 일어나는가”에 관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의학계에서는 ‘빙의장애’를 ‘노이로제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고, 종교계에서는 ‘치유가 근본 해결책’이라고 판단한다. 천주교의 구마(마귀를 몰아 내쫓음), 기독교의 축사(요사스러운 기운이나 귀신을 물리쳐 내쫓음), 불교계의 구병시식 또는 천도재(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 등 ‘귀신을 쫓아내는 행위’인 엑소시즘(exorcism·退魔)’이 바로 빙의 치료법이다. 특히, 불교계의 구병시식은 병든 사람을 위하여 귀신에게 음식을 베풀고 법문(法門)을 알려 주는 의식이다. 중견 연기자 김수미도 빙의현상으로 고통 받다가 묘심화 스님의 구병시식을 통해 말끔히 극복했다. 이후 김수미는 연기활동에 전환점을 맞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동양의 신비’ 빙의의 실체·치료법 김수미 외에도 가수 고영준, 축구선수 안정환 모친의 빙의를 치유한 일로 유명해진 ‘빙의의 대가’ 묘심화 스님은 2002년 1월 화제의 베스트셀러가 된 <빙의>를 세상에 내놓아 빙의 환자들의 충격적인 체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 심각한 빙의의 폐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여 매스컴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그리고 세 번째 산문집 <빙의가 당신을 공격한다>를 내놓은 후 3년여 만인 2005년 <빙의 그 세 번째 이야기>를 출간해 또 한 번 빙의중독현상을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시켜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이 묘심화 스님이 운영하는 서울 구기동 자비정사에서 ‘동양의 신비, 빙의의 실체를 밝힌다’는 제목으로 6시간 동안 구병시식, 영산재(49재 가운데 하나로 사람이 죽은 지 49일 만에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 천도재의 전 과정을 취재한 영상이 전 세계 40여 개국에 방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묘심화 스님은 “빙의란 타인의 영혼이나 강력한 힘이 육체를 통해 들어와 정신을 교란시키는 현상이다. 악몽·가위눌림·환청·환각에 자주 시달리면 빙의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불교적인 삶을 빙의의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수행과 나눔의 삶으로 마음의 건강을 이루면 빙의를 물리칠 수 있다. 매사에 긍정적 사고와 즐거운 마음으로 믿음을 갖는 ‘웰빙 방식’의 삶을 산다면, 우울증·정신병 환자들도 모두 치유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빙의가 당신을 공격한다>에서는 우울증과 자살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유명 여배우의 자살, 군 부대 총기난사사건,유영철 연쇄살인사건 등은 우울증과 자살충동이 가져온 비극이다. 최근에는 ‘사이버 빙의’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게임 중독, 왕따 빙의는 정신적 공황증세를 일으키는 무서운 병이다. 이 모든 것이 말하자면 ‘신종 빙의’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왕따 빙의에 걸려 헤어날 줄 모르고, 청소년은 컴퓨터 빙의, 폭력 빙의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20대는 다이어트 빙의, 도박 빙의, 조기유학으로 인한 빙의, 자살 빙의에 걸려 있다. 심지어 청년들은 카드 빙의, 실업 빙의, 약물 빙의에 걸려 자포자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 묘심화 스님의 진단이다. 묘심화 스님은 저서를 통해 빙의 치료의 모범 사례로 김수미의 사연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극복 방법도 알려준다.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저자의 체험을 통해 소개되는 빙의 환자들의 고통은 개인뿐 아니라 가정·사회를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미국 정신의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빙의현상을 ‘퍼제션(possession)’이라 명명하고 데이비드 홉킨스 박사 같은 정신 지도자·의학교수 등을 동원해 초과학적인 세계를 미스터리가 아닌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밝히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부 정신과 의사들이 전생치료를 도입하는 수준이다. 초능력의 세계는 미신이 아니라 엄연히 존재하는 또 다른 차원의 과학적인 세계이다. 묘심화 스님은 초과학적인 세계에 대해 “종교계와 의학계, 심령과학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