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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꺼면 한국엔 왜 와?!

할리우드 내한 스타들의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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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호 이우인⁄ 2008.04.28 16:29:50

2008년 3월 영화 <삼국지-용의부활> <연의황후>의 홍보를 위해 유덕화·홍금보·매기큐·여명·진혜림 등 홍콩의 슈퍼스타들이 잇따라 내한하면서 4월에는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국을 찾아 영화계는 그야말로 해외스타 러시였다. 세계 영화계의 중심인 할리우드는 지금 코리아 붐이다. 평생 동안 한 번 볼까 말까한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이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의 영화시장과 팬들을 향해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의 영화시장은 세계 5위권 안에 들 정도로 커졌다. 또한, 개봉 첫 주 만에 흥행 결과가 판가름 날 정도로 반응도 빨라서 ‘흥행 시험 무대’로 적합하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최대 시장인 일본만 찾았었다. 지난 16일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의 아시아 정킷이 한국에서 열려 주연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존 파브르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같은 날 저녁에는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도 영화 홍보차 내한해 레드카펫 행사와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자세는 사뭇 달랐다. 오만함을 보인 키아누 리브스와 ‘20세기 폭스사’로 인해, 평범한 매너를 보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리브스와 비교되면서 칭찬 세례를 받았다. 로버트 다우니는 키아누 리브스 덕에 ‘어부지리’로 좋은 이미지를 얻은 셈이다. 더불어 국내에서 자신의 인지도도 높이는 효과를 봤다.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거만을 떨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요구를 하는 스타, 한국인에게서 전염병이라도 옮을까 스킨십을 피하는 스타, “내가 한 말 그냥 받아 쓰면 되잖아? 나는 슈퍼스타. 기삿거리는 충분하지 않나?”라는 양 자기 하고 싶은 말만 골라 하는 스타 등등, 하는 짓들도 천태만상이다. 반면, 홍보성인지는 몰라도 시종일관 친절한 모습을 보여 인지도도 높이고 좋은 이미지로 회자되는 ‘착한 스타’도 있다. 한국인들은 ‘착한 스타’에게는 별명을 달아주며 애정을 보인다. 한국인 아내를 둔 할리우드의 두 톱스타 니콜라스 케이지와 웨슬리 스나입스는 각각 ‘니 서방’, ‘스 서방’으로 불린다. 미국 드라마 시리즈(이하 미드)로 많은 국내 팬을 보유한 웬트워스 밀러에게 팬들이 붙여준 별명은 ‘석호필’이다. 이들에게는 언제나 한 가족처럼 편안하고 따스한 대접이 뒤따른다.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 성과주의 국가’인 미국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을 할리우드 스타들. 이들은 어떤 목적과 이익을 위해 한국을 찾았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껏 내한한 대부분의 할리우드 스타들을 보면,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들이 한국을 찾기 전에 적어도 한국인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 민족인지만 예습했다면, 돈도 벌고 별명도 얻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을 찾은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 이들의 내한 유형을 살펴봤다. ■“누가 와 달랬나?”…거만형 우선 ‘거만형’에 속하는 스타 하면, 최근 방문한 키아누 리브스를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비난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스타였다. 리브스는 방한 전부터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직배사인 ‘20세기 폭스 코리아’ 측은 기자회견에 특정 매체 출입만 허락했고, 한국인과의 특정 장면이 기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요청은 물론 시사회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각서까지 요구해 취재진을 당황케 했다. 리브스가 입국한 날도 말이 많았다. 영화 홍보사가 공지한 날짜와 다르게 그는 16일 오후 내한해 예정된 입국 게이트가 아닌 다른 출구로 재빨리 빠져나가 1시간 넘게 기다린 팬들과 취재진을 외면했다. 또, 그가 탄 차량을 쫓은 취재차는 도로에서 갓길주행까지 서슴지 않는 리브스의 차로 인해 하마터면 황천길을 갈 뻔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국내 언론의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그는 17일 진행된 레드 카펫 행사와 기자회견에는 충실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표정은 어두웠다. 한국과 관련한 몇몇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은 일만 제외하면 말이다. 지난해 11월, 전세기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 놀즈와 그의 연인 제이지는 입국할 당시 카메라를 피해 다니며 50여 명의 경찰 경호를 받아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가, 오랜 시간 그들을 기다린 팬과 취재진을 서운케 했다. 게다가, 이들은 한국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 협찬으로 제공한 승용차가 비좁다며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2003년 한국을 찾아 ‘거만함의 원조’로 기억에 남은 세계 최고 가창력의 소유자 머라이어 캐리는 공연을 1시간 30분이나 늦게 시작했음에도 “미안하다”는 사과 멘트도 없었다. 세계적인 팝스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도 지각사태를 빚어 빈축을 샀다. 지난해 6월 공연 시작 불과 1시간 40분 전에 전세기로 입국한 아길레라는 구급차를 동원, 불법 과속 주행까지 감행해 공연장에 도착했다. 그가 도착한 시각은 오후 8시 20분. 당초 공연시각은 오후 7시였다. 1시간 30분 공연에 1시간 20분이나 기다린 팬들은 티켓 환불 요구를 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아길레라는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섰다. 하지만, 그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끈한 무대 매너로 팬들은 지각 따윈 금세 잊었고, 곧 본연의(?) 팬으로 돌아갔다. 아길레라는 한국인의 냄비 근성을 누구보다 잘 이용한 스타로 남아 있다. 지난해 5월 영화 <슈렉3>의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할리우드 글래머 스타 카메론 디아즈 또한 ‘늑장 스타’로 등극했다. 그는 입국 당시 늑장을 부리며 입국수속을 밟아 취재진과 팬들의 시선을 따돌렸다. 하지만, 1박2일의 짧은 방한 기간 동안 50여 개 매체와 인터뷰를 갖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로 국내 팬들은 물론 국내 CF까지 섭렵한 웬트워스 밀러. 그는 국내에서 본명보다 ‘석호필’로 통한다. 그 만큼 국내 팬들은 밀러를 가깝고 따스하게 대했다. 하지만, 밀러는 오로지 팬 미팅에 참석한 팬들에게만 성의를 보여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3월 국내의 한 의류 브랜드 화보 촬영을 위해 내한하여 2박3일 간 한국에 머문 밀러는 입국 날짜가 변경된 사실을 알리지 않아 학수고대하던 많은 팬들을 공항에서 동동 구르게 만들었다. 또한, 당초 예정됐던 창덕궁 방문 행사도 돌연 취소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쌍벽을 이루는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역시 아길레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했다. 2003년 4집 앨범 ‘In The Zone’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브리트니는 국내의 관계자들에게 엉뚱한 요구를 했다. 그의 요구 조건을 늘어놔 보면, “투숙할 호텔 방 온통 핑크색으로 꾸미기” “백스테이지에 전용 화장실 설치하기” “신선한 과일과 특정 음료수, 과자를 원하는 만큼 준비하기” “거구의 흑인 보디 가드를 위한 킹사이즈 침대 마련하기” “방송국 대기실 모조리 핑크색으로 칠하기” 등이다. ■“언제든 환영”…겸손형 외부 손님으로서 팬 서비스에 충실한 모범적인 할리우드 스타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은 2006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 한국을 방문한 ‘엑스맨’ 휴 잭맨이다. 영화 <엑스맨3:최후의 전쟁> 홍보차 내한한 잭맨은 “한국 방문의 꿈을 이뤘다”며 기쁨을 표현해 친근감을 발산했다. 그는 “아버지가 사업차 한국을 20여 년 오갔다”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이야기했으며, 농담 섞인 유머로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팬들에게 “환대해 줘서 고맙다”며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일부러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전날 외웠다는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휴 잭맨은 아직도 예의바른 내한 스타로 기억되고 있다. 할리우드의 이슈 메이커로 불리는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 지난해 11월 내한한 그는 국내에서도 출국 전까지 4박5일의 일정 동안 화제의 인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분홍색 패딩 재킷에 흰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입국한 힐튼은 10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손을 흔들며, 취재진을 피하느라 바쁜 여느 스타와 달리 5분 가량 포토 타임에 응했다. 하지만, 힐튼은 ‘지각대장’ ‘이슈 메이커’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는 방한 기간 주최 측의 미숙한 진행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최 측은 기자회견 일정을 중복시켰고, 힐튼을 1시간 넘게 기다린 성난 취재진은 스스로 기자회견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하지만, 힐튼은 2명뿐인 기자회견에도 미소로 성실하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톱스타 반열에 오른 연기파 배우 르네 젤위거가 2004년 12월 국내 팬을 찾아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를 보기 위해, 메가박스 로비를 가로지른 레드 카펫의 양 옆은 2,500여 명의 팬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르네 젤위거는 팬들의 환대에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젤위거의 매너는 신사의 나라 ‘영국’의 국민다웠다. 그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은 45분 동안 팬들에게 일일이 악수와 사인을 하며 레드 카펫에 머물렀다. 또, 일부 남성 팬들이 손등에 키스를 하는 돌출행동에도 놀라지 않고 고마움을 표했다. 젤위거는 행사가 끝나자 “한국에 와서 너무 기쁘다. 왜 이제까지 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웨슬리 스나입스와 니콜라스 케이지의 ‘외가 사랑’은 유명하다. 두 사람 모두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 이들은 국내 팬들에게 ‘스 서방’과 ‘니 서방’이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두 배우는 내한 당시 사진기자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역시 톱스타”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스나입스는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인 아내 박나경(미국명 니키 박) 씨와 함께 박진영의 단독 콘서트인 ‘나쁜 파티’에도 참석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면서 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기도 했다. 2001년 12월 영화<바닐라 스카이> 홍보차 내한한 미남 배우 톰크루즈와 그의 연인이던 페넬로페 크루즈. 특히, 톰크루즈는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이었다. 톰 크루즈는 기자회견 내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겸손한 자세로 일관했다. 그는 또 방문한 목적에 대해 자신을 낮추면서 “한국인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잘 알고 있다”며, “한국 영화와 경쟁하기 위해 내가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기대만 부풀리고”…허풍형 한국을 아예 외면해 버리는 할리우드 스타도 있다. 지난해 SF 영화 <판타스틱4-실버서퍼의 위협>의 아시아 프로모션을 위해 한국을 꼭 찾겠다고 약속했던 아이돌 섹시스타 제시카 알바. 그는 일정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핑계로 내한을 돌연 취소하고, 일본만 다녀갔다. 일본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스타들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카메론 디아즈, 실베스타 스탤론, 제니퍼 코넬리, 윌 스미스, 휴 그랜트 등이다. 이들 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휴 그랜트는 내한한 적이 없다.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한국을 싫어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한편, 내한이 돌연 취소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3월 내한예정이었던 캐서린 제타 존스가 건강상의 이유로 못 온다는 통보를 불과 사흘 전에 보냈다.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를 통해 짐 캐리를 능가하는 할리우드 코미디 스타로 급부상한 벤 스틸러도 2005년 태어날 아이 때문에 방한을 취소했다. 가장 최근에는 4월 20일 예정됐던 미국 힙합 가수 ‘50센트’의 내한 공연이 돌연 취소됐다. 그는 2006년 3월에도 내한 공연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공연 한 달 전에 갑작스럽게 공연 취소를 통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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