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유쾌한 배우들이 뭉쳤다. 2008년 6월 5일 개봉하는 영화 <걸스카우트>는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삼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배우 김선아와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연기파 배우 나문희, <걸스카우트>가 스크린 데뷔작인 최고의 입담을 자랑하는 개그우먼 이경실,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에서 고현정의 여동생으로 출연해 상큼하고 당돌한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 캐스팅 1순위로 떠오른 신예 고준희까지…. <걸스카우트>는 20대부터 60대까지 각 연령대에서 최고의 연기력과 대중성을 갖췄다고 손꼽히는 네 명의 여배우들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걸스카우트> 제작보고회가 5월 6일 오후 서울 소공동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얼에서 열렸다. 김선아, 이경실과의 친분으로 특별히 사회를 맡은 개그맨 서경석의 코믹스런 진행으로 회장 안은 웃음이 떠나갈 줄 몰랐다. 아울러 이경실의 거침없는 입담까지 더해져 ‘개그夜’ ‘웃찾사’ ‘개그콘서트’ 이상의 폭소를 만발케 했다. 이날 보고회에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맏언니(?) 나문희는 영상을 통해 참석하지 못한데 대한 용서를 구하며, 바통을 동생들에게 던졌다. 나문희의 소개로 등장한 김선아, 이경실, 고준희는 영화제목인 <걸스카우트>에 맞게 걸스카우트 단복 차림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단복을 입고 온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이경실이 “그냥 제작사에서 입으라고 해서 입었다. 아무 이유 없다”고 폭로해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이경실의 입담은 취재진은 물론, 같이 참석한 두 배우, 감독의 웃음보까지 터뜨려 진행불가(?) 상황에까지 치닫게 만들었다. 웃음 만발한 제작보고회 이야기를 나눠본다. 음식공수, 촬영부, 조명부에 몸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소문이다. “3년 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촬영이 끝난 후, 연기자로서 위기를 맞은 적이 있어요. 위기는 다름 아니라 연기를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거죠. 하지만, 때마침 이 영화의 제작사 대표, 감독, 시나리오를 접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나에게 이 일을 계속하도록 용기를 준 특별한 영화예요(김선아).” 대선배와 작품을 같이 했는데, 어려웠던 점,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또래와 촬영할 때보다 많이 배웠어요. 특히, 선배마다 캐릭터가 있어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고준희).” 미술·음악 감독 출신으로 이번 영화가 연출 데뷔작인데, 세상에 내놓는 첫 영화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들려달라. “이미지적 분야의 출신이라 그런 쪽으로만 발달이 돼서 스토리에는 소홀하겠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았죠. 하지만, 영화를 촬영하면서 저의 단점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없애기 위해 이야기적인 측면과 완결성에 목표를 두고 만들었습니다(김상만 감독).” 한류 블록버스터와 경쟁을 하게 됐는데, 흥행배우로서 이번 작품도 자신 있나? “흥행결과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지만, 개인적인 만족도는 큽니다. 성룡이랑 제 영화가 세 번을 붙었거든요? 근데 세 번 다 제가 이겼어요(웃음). 먼저 겁먹고 주눅 들기보다 한국 영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과감히 도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걸스카우트>는 오랜만에 나온 ‘여자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도 ‘여자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김선아).” 연기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 같다. 앞으로 연기자의 길만 갈 것인지 궁금하다. “나는 그냥 닥치는 대로 해요. 어떤 분야든 우선 ‘내가 할 수 있을까?’부터 생각하지 망설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못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푸하하하(이경실).” 영화의 내용처럼 돈을 떼인 적이 있나? “있었는데, 그때는 잘 몰라 그냥 넘어갔어요.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알기 때문에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김선아).” “돈을 많이 떼여봤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계속 돈을 버는 줄 알고 가져가면 돌려주질 않아 죽겠어요. 돌려줘. 제발 좀 달라구. 나 어렵단 말여(이경실)!” 끝으로, 관객에게 이 영화를 소개한다면? “4명의 여자들의 원치 않는 모험담을 경쾌한 흐름으로 담기 위해 애썼습니다. 2시간이 후딱 지나는 빠른 호흡의 영화입니다(김상만 감독).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자가 등장해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재미나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김선아).” “전 사실 제작사와 상관없습니다. 받을 돈도 다 받았습니다. “영화 잘 찍었으니 잘 봐달라”라는 말은 사족입니다. 김선아는 가식입니다. 저는 그저 이 영화가 첫 영화고, 재밌다는 말이 듣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제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푸하하하. 너(고준희)도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렴(이경실).” “작년 여름에 정말 열심히 찍었어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고준희).” “끝까지 가식을 떨어요. 푸하하하(이경실).” “걸스카우트 단원 입장!” 하는 일 족족 말아먹는 마이너스의 손, 단장 미경 역…김선아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동시대 여성의 모습을 친근하고 유쾌하게 연기해 큰 사랑을 받은 김선아는 3년 만의 컴백 작으로 <걸스카우트>를 선택했다. 그녀는 강한 모성애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미경’역을 소화해 냈다. 여전히 팔팔한 노장 샐러리우먼, 정신적 지주 이만 역…나문희 MBC-TV 인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대중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나문희는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에서 타이틀롤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걸스카우트>에서 그는 낙천적이고 엉뚱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을 보듬어 주는 60대 ‘이만’ 역을 통해 순수함과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화 나도 까칠, 기뻐도 까칠, 슬퍼도 까칠, 행동대장 봉순 역…이경실 과감한 몸 개그와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개그계 최고의 파워 우먼으로 사랑받아 온 이경실은 시트콤에 출연하며 일찌감치 연기자로서 심호흡을 마쳤다. <걸스카우트>는 이경실의 스크린 데뷔작. 그녀는 영화에서 자식을 위해 억척스럽게 사는 다혈질 ‘봉순’ 역으로 분해 첫 영화출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연기를 선보인다. 경험은 적어도 위기대처 잔머리는 최고, 젊은 피 은지 역…고준희 교복 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고준희는 늘씬한 몸매와 신선한 마스크로 CF계에도 얼굴을 알렸다. <걸스카우트>를 통해 스크린에 첫 도전장을 내민 고준희는 영악한 ‘은지’ 역을 맡아 그녀만의 당차고 발랄한 매력을 선보인다. <줄거리> 20대에서 60대까지 다 속았다 재테크에서 번번히 손해만 보는 ‘마이너스의 손’ 30대 미경, 백수 아들 뒷바라지에 동네 마트에서 일하는 샐러리우먼 60대 이만, 남편을 저 세상 보내고 두 아들 키우느라 돈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는 억척 살림꾼 40대 봉순, 폼 나는 인생을 꿈꾸며 매주 로또 당첨에 열을 올리는 20대 은지, 한 동네에 산다는 점 말고는 특별히 통하는 것 없어 보이는 이들 네 여자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발생한다. 누군가 그녀들의 피 같은 곗돈을 예고도 없이 빼먹고 달아났다. 아마추어 ‘추격자’, 시작부터 ‘삐걱삐걱’ 용의자의 은신처를 뒤지던 미경은 사건 해결에 핵심이 될 만한 결정적 단서를 발견한다. 억울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던 이만, 봉순, 언니들을 돕겠다고 나선 은지와 함께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셀프 추적을 감행한다. 하지만,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용의자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4명의 여걸들 사이에서는 내분이 일기 시작한다. 자포자기하며 회포를 풀던 중 학수고대하던 몹쓸 용의자를 확인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검은 세력의 출현으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