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날라리’ 20대 처녀(?)가 뼈대 있는 종갓집에 시집가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재밌게 그린 영화 <날나리 종부전>이 가정의 달 5월에 ‘완소’ 코미디로 관객에게 선을 보인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2008년 상반기 가요계를 ‘One more time’(원 모어 타임)으로 섹시하게 달군 여성 4인조 인기 그룹 ‘쥬얼리’ 박정아의 스크린 주연 데뷔작이라는 점. 사실 가수 박정아의 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4년 말 SBS 드라마 스페셜 <남자가 사랑할 때>를 통해 탤런트 고수와 함께 열연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박정아의 연기력은 시청자와 전문가들의 혹평으로 무참히 일그러졌고, 이후 4년여 간 그의 연기를 볼 수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도 <날나리 종부전>은 박정아에게 의미 있는 작품일 것이다. 이 작품의 평가가 향후 그의 연기 도전에 좋은 기회가 돼 줄지, 아니면 “가수나 해라”와 같이 일부 네티즌의 야박한 충고대로 그에게 마지막 작품이 될지는 이 영화의 승패에 달려 있다. 영화 시사 후 야외로 옮긴 기자간담회에는 CF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영화 연출은 이번이 처음인 임원국 감독, 주연 배우 박정아, 꽃미남 스타 박진우가 자리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박정아는 영화계에서는 신인인 만큼 다소 긴장돼 보였다. 그는 “이 영화가 개봉할 줄 정말 몰랐어요. (개봉 시기가 늦어져) 거의 체념하고 있었거든요”라고 말하며 첫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2008년 5월 14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날나리 종부전> 언론시사회에는 영화 출연진·스태프들은 물론, 박정아의 스크린 데뷔를 응원하러 온 쥬얼리 멤버 서인영(서브보컬), 하주연(랩), 김은정(보컬)과 가수 이기찬, 린, V.O.S, 탤런트 오지호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008년 5월 22일 개봉. 대한극장의 옥상 라운지에서 펼쳐진 기자간담회는 추운 날씨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정작 영화에 대한 질문은 임 감독이 느끼는 부끄러움만큼이나 적어 추운 날씨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다. 임 감독은 시종일관 저자세로 “영화가 개봉되는 것만으로도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봉이 늦어져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항상 죄를 짓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그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잘 봐 주십시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 [등장인물] 대한민국 초특급 ‘날라리’ 데뷔 신고식 “아~~~~주 사랑한다면 제가 가진 것 다 포기할 수 있습니다.” - 뼛속까지 날라리 ‘종부’ 천연수 역…박정아 2001년 쥬얼리의 리드 보컬로 연예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박정아는 이후 쇼·오락 프로그램 MC 등 가수 이외의 분야로 영역을 넓혀 가며 자신만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최근에는 ‘One more time’ ‘모두 다 쉿’ 등 2008년 상반기에 발매한 5집 앨범이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가수로서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날나리 종부전>은 박정아에게 있어 연기자로서 자리를 매김하는 특별한 작품. 그는 이 작품에 대해 “마치 놀이동산에 갔을 때, 롤러코스터를 타고 천천히 높은 곳을 올라가는 일처럼 두근거리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이 함께 존재하는 떨리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날라리 연수와 같은 상황이 온다면, 박정아도 연수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사랑한다면, 저도 가능합니다” 하면서도 “근데 아~~~~주 사랑해야 돼요”라며 의미심장한 조건을 달아 웃음을 자아냈다.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쌍한 역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 뼈대 있는 가문의 3대 독자 ‘종손’ 이정도 역…박진우 문근영·김래원 주연의 <어린신부>에서 문근영이 짝사랑하는 학교 선배 정우 역으로 출연해 주목받기 시작한 연기자 박진우는 영화 <다세포 소녀>, 시트콤 <논스톱5>, 드라마 <그녀가 돌아왔다>, <불량가족>, <연인이여>, <비천무>와 다수의 CF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박진우는 잘생기고 반듯한 외모로 많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날나리 종부전>에서도 그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 그대로 정도(正道)만 걷는 청년으로 분했다. “정도처럼 주로 반듯하고 순수한 역을 도맡아 연기했는데, 연기 변신해 보고 싶지 않나?”라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찢어지게 가난한 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거지처럼 못 씻어서 지저분하고 불쌍한 캐릭터 말이죠. 정말 꼭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열정적으로 대답했다. 줄거리 날라리 연수, 임자 제대로 만났다 천연수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땅 투기로 졸부가 된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을 꿈꾼다. 그가 믿는 건 자신의 뛰어난 외모뿐이고, 남자들이 자신에게 빠져드는 것을 즐긴다. 반면, 이정도는 이 씨 집안의 낙안읍성 성주 후손으로, 종가를 잠시 떠나 서울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젊은 학도. 이들은 우연한 계기로 만남을 시작, 퀸카 연수는 정도를 ‘꼬시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하지만, 좀처럼 넘어오지 않는 정도에게 반한 연수는 여자의 자존심까지 버리고 먼저 청혼하기에 이른다. 사랑만 있으면 참을 수 있다고? 겸상도 못하는 종갓집인데 무슨 수로? 속도위반으로 아이를 갖게 된 연수. 이 사실을 안 연수 아버지 천 회장(이원종 분)은 연수와 정도의 결혼을 반대한다. 연수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대”라면서 가출을 시도해 결국 정도를 따라 종부가 되기를 결심한다. 하지만, 종부의 일은 집안 어른의 방 청소부터 제사 음식 만들기, 뒷간 청소, 장독대 닦기 등등 해도 해도 끝이 없다. 더욱 가혹한 일은 엄격한 종가의 규율 때문에 사랑하는 남편 정도와 평생 겸상도 못한다는 사실. 게다가 애정행각을 시도할 때면, 사방에서 등장하는 방해꾼 시어른들까지…. “사랑만 있으면 힘든 역경 다 이겨낼 수 있다고? 겸상도 못하는 종갓집인데 무슨 수로?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천하의 날라리 ‘개과천선’ 수업 효과 덕 보나? 종가의 진심어린 애정을 깨닫기 시작하는 연수. 연수는 어느덧 종부의 모습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녀를 둘러싼 음모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종가의 종부 사수하기 작전은 전쟁터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