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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부양’ 국민연금이 책임지겠습니다

국민연금공단 서대문은평지사장 정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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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호 이우인⁄ 2008.06.09 11:48:49

4,800만 명 우리나라 국민의 노후 소득보장 제도를 책임지는 사회보장 기관 ‘국민연금공단’. 현재 공단은 232조 원의 적립기금을 운용, 연금 수령자가 220만 명에 이르는 범국민적 국책기관으로서, 전국 91개 지사에 4,9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서대문은평지사는 2006년도 경영평가 실적에서 전국 91개 지사 중 86위로, 거의 ‘꼴찌’ 수준이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인 2007년도에 41위를, 2008년 1/4분기에는 전국 3위(계량지표만을 대상·잠정치)를 달성한 우수 지사로 발전했다. 현재, 그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전국 지사에서 담당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러한 성공 배경에는 2008년 1월 1일 서대문은평지사에 취임한 정훈야 지사장의 탁월한 리더십이 있었다. 충청도 출신인 정훈야 지사장은 서울 한영고등학교를 졸업, 단국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1981년 국회 의원실 입법보조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그가 국민연금공단과 인연을 맺은 지도 올해로 21년째이다. 6월 3일 지사장의 일터인 서대문은평지사를 찾았다. “이렇게 외진 곳까지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악수를 청하면서 반갑게 맞이하는 지사장의 첫인상 어디에서도 공공기관의 권위적인 분위기는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수치 하나에도 직접 자료를 찾아와 보이는 섬세함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을 알리는 일에 열변을 토하는 모습에서 취임 반 년 만에 자신의 지사를 3위로 끌어올린 성공요인을 엿볼 수 있었다. 취임 반 년째를 맞이하셨는데, 서대문은평지사의 연금업무를 소개해 주십시오. 서대문구와 은평구의 국민연금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두 지역은 전형적인 서민들이 사는 곳이어서 민원인들도 순박하고, 까다로운 업무는 없습니다. 곧 뉴타운이 생기기 때문에, 인구가 많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현재 서대문구와 은평구의 인구는 약 40만 명이고,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16만5,346명, 현재 수급권자는 3만2,935명입니다. 지사장님께서 인(忍)자 보급·복(福)자 보급 운동회 회장을 맡고 계신데, 이 운동회는 어떤 단체이며, 회원은 몇 명인지 궁금합니다. 회원요? 회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제가 혼자서 펼치고 있는 운동이죠. 제 취미가 서예거든요. 굳이 설명하자면, 인과 복을 제가 개발한 서체로 써서 직원이나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운동이죠. ‘福’은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고, ‘忍’은 ‘참다’라는 뜻으로 쓰는데, 참으면 사고도 예방하고 자신에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선물하기 시작했습니다. 낙관이 ‘수죽’(水竹)인데, 무슨 뜻인가요? 아버지가 제게 지어 주신 ‘호’입니다. 물은 부드럽고, 대나무는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세상에 맞설 때는 강해져라”라는 의미이죠. 서예는 언제부터 시작하셨습니까? 아버지가 서예를 하셨는데, 저는 그 옆에서 먹을 갈다 쓰게 됐죠. 아버지가 ‘효도권장비’를 서울 강남구를 비롯하여 전국에다, 심지어 미국에도 세우셨는데, 세계에서 비석(효도권장비)을 가장 많이 보급한 사람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죠. 쑥스럽지만, 아버지 이야기를 더 하자면, 제 막내동생이 엔터테인먼트로 유명한 ‘싸이더스HQ’의 ‘정훈탁’ 대표거든요. 얼마 전에 동생이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했는데, 자신이 성공한 배경으로 아버지의 영향을 꼽았더군요. 아버지는 서해안에 100만 평이나 되는 간척지를 소유할 정도로 부자였어요. 하지만, 노인정을 세워 주는 자선사업에 그 많던 재산 다 쓰고, 자식들에게는 결혼할 때 집 한 채 사 주셨습니다. 인터뷰에서 동생도 저와 같은 말을 하면서, 만일 아버지가 돈을 물려 줬으면, 미국에서 스포츠카나 타고 다니면서 방탕한 생활을 했을 거라고 스스로 인정하더군요. 아버지는 참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2006년에 전국 91개의 국민연금공단 지사 중 86위였던 서대문은평지사를 지사장님 취임 후인 금년 1/4분기에 3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만드신 그 일취월장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직원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정도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취임해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민원실을 넓히고 쾌적하게 개조한 일이었습니다. 상담원도 배치했죠. 회의도 가족적인 분위기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만남의 날’을 가졌는데, 서로 의견을 스스럼없이 내고 토론을 했습니다. 월례회의를 저희는 ‘만남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월례회의라는 용어는 딱딱하니까, ‘만남의 날’이라는 부드러운 말로 바꿨죠. 특히, 매달 1회씩 다른 팀 직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점심시간 데이트인 ‘크로스오버 미팅’을 갖고 한 달 간의 업무와 행사 등을 동영상 및 파워 포인트를 통해 서로 보여 주고 의논합니다.

국민연금 제도를 한마디로 무엇이라 정의하시겠습니까? ‘부모부양 제도’입니다. 옛날에는 자녀를 4~5명씩 낳아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는 일이 당연시됐지만, 요즘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여서 부모가 한 명의 자녀를 낳는 구조입니다. 이는 곧 한 자녀가 두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말인데, 당연히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국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일부에서는 국민연금 제도를 폐지하라고 하지만, 노인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국민연금 제도를 없앤다면, 국가는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 제도에 준하는 제도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민연금 제도에서는 가입자가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파산해도 납부한 보험료와 수령 중인 연금에 대해서는 압류를 할 수 없도록 법령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노후보장에 대한 안전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죠. 매년 물가는 오르는데 연금의 실질가치는 하락되어 결국 가입자인 국민이 손해를 보게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가입자는 60세가 되면 연금을 수령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개 20년 정도를 국민연금으로 생활하게 되죠.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일’이 국민연금의 목적입니다. 그런데, 20년 전과 후의 연금액이 같다면, 국민연금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게 되죠. 만일, 20년 전에 100만 원을 연금으로 받는다고 할 경우, 국민연금은 연차별로 그 100만 원의 실질가치, 즉 물가상승률을 보장해 지급합니다. 이 100만 원이 20년 후에는 200만 원도, 300만 원도 될 수 있습니다. 개인연금이 국민연금보다 훨씬 유리하므로 국민연금은 필요없다는 ‘국민연금 불용론’과 ‘기금고갈’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기금고갈 문제는 국민연금에 대해 확실히 모르는데서 비롯된 ‘오해’입니다. 선진 외국의 경우에는 지출할 연금액만큼 국민에게 보험료를 부과하는 ‘부과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젊은 세대의 부담증가를 유발시키는 방식이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수정적립방식’은, 부모가 재산이 있으면 먼저 많이 걷어 놔 자녀의 부담을 줄이고, 재산이 없으면 자녀의 부담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국가가 존재하는 한 연금은 지급될 것입니다. 경제학자인 민주노동당의 오건호 박사가 이런 말을 했죠. “삼성생명 등 개인연금은 100원을 내면 80원을 받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데도 국민들은 흡족해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100원(근로자는 50원)을 내면 250원을 받게 하는 구조인데도 국민들은 개인연금이 훨씬 유리하다면서 기피한다”라고 말이죠.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는 영업 직원한테 월급도 줘야 하고, 사무실 운영비, 판촉비 등등 들어갈 곳이 많아요. 그 비용이 다 가입자가 낸 돈입니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의 인건비와 운영비는 국민의 세금을 쓰고 있어 그만큼 지출이 적죠. 순전히 기금을 운용해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이죠. 그렇다면, 지사장님께서는 가입자들에게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를 어떻게 설명하십니까? 그래서 제가 좀 바쁩니다. 시의회, 구의회, 여성단체 등 국민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가서 국민연금에 대한 왜곡된 상식과 오해를 풀기 위해 ‘파워 포인트’ ‘동영상’ 등을 총동원해 설명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제 설명을 듣고 나면, 오히려 그 분들이 국민에게 선전하겠다며 자료를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불신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거든요. 특히, 요즘은 인터넷 문화가 발달해서 잘못된 오해가 진실처럼 번져 나가 해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때도 많습니다. 서대문은평지사의 자랑거리를 듣고 싶습니다.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열심히 일하고, 국민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는 일입니다. 또한, ‘사회공헌활동’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지사의 내세울 점은 노사관계가 좋다는 사실입니다. 서중건 분회장이 노사 화합에 적극적이어서 노사 간에 화목합니다. 사실, 노사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직원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는 언제나 직원과 동등한 입장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또 한 가지 자랑이라면, 직원들이 직접 고객만족을 위해 사소한 일부터 생각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도 ‘만남의 날’ 시간에 ‘Smile Messenger’(스마일 메신저) ‘333 운동’ 등 고객만족을 위한 기발한 제안이 나왔습니다. ‘스마일 메신저’는 전화상담 때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가 함양될 수 있도록 직원들 책상마다 거울을 하나씩 두고 웃는 연습을 하자는 의견이죠. ‘333 운동’은 전화상담 때 전화 벨이 3번 울리기 전에 받고, 효율적인 상담을 위해 상담시간은 3분 이내에 종료하며, 상담이 끝나면 고객이 전화를 끊은 후 3초 뒤에 수화기를 내리자는 제안이었습니다. 회의 때마다 이와 같은 안을 가지고 직원들이 토론을 하여 스스로 결정·보완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열성적으로 해주는 직원들이 있어 지사장으로서 정말 든든합니다. “조직은 사람이다” 또는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이, 은평지사의 뛰어난 경영실적도 탁월한 조직운영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사장님의 인사원칙이 궁금합니다. 직원에게 맞는 업무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해 믿고 맡기는 일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업무에 대하여 자원을 받은 후, 원하는 업무에 우선적으로 배치합니다. 남는 업무는 관리자들이 협의해서 적절한 자질을 가진 직원을 추천하면 최종적으로 제가 결정을 하죠. ‘인사’는 제가 독단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간부와 상의한 후 검토해서 결정하죠. 저보다는 그들이 더 잘 알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국민연금 가입자인 국민에게 어떤 말씀을 전하시겟습니까? 국민연금 제도는 ‘노후보장 제도’이며, 노후에 행복하게 사는 ‘지름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길’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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