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환전과 송금· 수출입 등 외환 서비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순이자 마진(NIM)과 같은 수익성 지표가 둔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외환 부문 영업을 강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 920~930원대였던 달러 대비 원화값이 1년 만에 100원 가까이 폭락했다가 최근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원화값 전망 등 고객들의 환테크 상담도 줄을 잇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8월 말까지 ‘환전·송금 썸머 드림(Summer Dream) 페스티벌’을 통해 거래 금액에 따라 환율과 송금 수수료를 각각 최고 70%와 50% 우대하고 유럽 여행 상품권 등 경품을 제공한다. 행사 기간에 모든 환전·송금 고객에게 국제전화 통화권(3000원)과 국제 문자 메시지(SMS) 5건을 무료 제공하며, 미화 300달러 상당액 이상 환전 고객에게는 무료 여행자보험을, 1000달러 상당액 이상 환전 고객에게는 항공 마일리지나 OK캐쉬백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우리은행은 외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난달 말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환전과 송금, 수출입 실적에 따라 포상과 해외여행 등 특전을 제공하는 ‘논스톱 외환 질주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또 이달 중순 아멕스와 제휴해 환전 대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 자동화기기(ATM)를 통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은행권 최초로 해외 이주비와 재외동포 국내재산 반출 송금 기능을 추가하고 송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고 있으며, 지난달 26일부터 해외 수취인에게 송금 사실을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외환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해외 여행 등으로 환전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 성수기를 이용해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외환 부문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수익성 하락으로 고민하는 은행들에게 대안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올 1/4분기 국민은행의 NIM은 작년 4분기에 비해 0.31%포인트 하락했으며, 신한은행은 0.12%포인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0.09%포인트와 0.06%포인트 떨어졌다. 경쟁은행들이 외환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점유율 선두인 외환은행도 최근 한 달 새 환전 고객 우대 행사를 3차례나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성에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의 올 1분기 외환수수료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급증한 362억 원으로 다른 대형 은행들을 웃돌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달부터 8월 말까지 창구에서 환전하는 모든 고객에게 국제전화 3000원 무료이용권과 면세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환전금액별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환전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해외여행이 많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오는 8월 말까지 ‘외환, 다시 생각합시다’ 캠페인을 실시하고 다양한 외환 서비스 혜택 및 경품도 제공한다. 국제현금카드 해외사용 실적이 있는 고객들 중 8월 29일까지 환전 또는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20명을 추첨해 5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창구에서 여행자 수표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즉석복권 추첨을 통해 △1등 미화 2000달러 상당 여행자 수표 1명 △2등 1000달러 상당 여행자 수표 2명 △3등 500달러 상당 여행자 수표 2명 △4등 100달러 상당 여행자 수표 5명 등 총 620명에게 경품을 지급한다. 또 매월 모바일 뱅킹에 가입하고 환율을 조회하는 고객 20명에게 10만원 상당의 스프리스(SPRIS) 상품교환권을 증정한다. 이 밖에 캠페인 기간 동안 △해외여행 경비지원 △환율우대 △실시간 해외송금 수수료 감면 △항공 마일리지 적립 △해외여행자 보험 무료가입 △국제전화카드 증정 △타행이체 수수료 면제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전, 송금의 경우 담보 위험 없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해외여행 성수기인 여름철이면 은행 간 경쟁이 심해진다”며 “수출입 부문의 경우 기업고객을 한 번 유치하면 장기간 연계 영업을 할 수 있어 점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러기 아빠, 외화매입 미루고 환전우대 챙기고 한편, 은행들이 환율 우대 서비스를 확대한 가운데, 최근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기러기 아빠들의 마음은 더욱 바빠졌다. 외화의 실수요자인 이들은 지금과 같은 환율의 급변동기에 어떻게 외화 관리를 해야 할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기에는 외화의 매입을 최대한 미루되, 당장 필요한 경우에는 환전 우대 서비스를 꼼꼼히 챙기라고 조언했다. 국민은행 외환상품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변화로 당분간 환율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화의 매입 시기를 잘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화매입을 최대한 미루거나 분할 매입으로 매입 단가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외화를 사거나 팔아야 한다면 최대한 환전 우대를 받을 것을 강조했다. 외환은행은 고객이 원하는 환율을 지정하고 외환은행에서 고시하는 환율이 고객이 지정한 환율과 같으면 외화를 매입할 수 있는 ‘주문형 환율예약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송금을 해야 하는 유학생 가족이나 무역업체 등 환율 변동에 민감한 개인이나 중소기업체의 경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