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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용등급은 몇 점?

개인신용관리 테크닉… 금융·카드 연체 절대 금물, 공공기관 연체 영향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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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호 성승제⁄ 2008.07.07 18:03:19

수수께끼 하나. 국민연금, 건강보험, 전기·수도료 등을 미납하면 개인 신용등급에 영향이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없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와 개인신용평가사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매달 받고 있는 공과금 현황에 대해 개인이 연체를 했는지, 혹은 매달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는지 신용평가사들은 알 수가 없다. 다만, 금감원에 따르면 지방세나 관세를 체납하거나 법원 판결에 의한 채무 불이행의 경우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고, 신용평가사들 또한 그런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말해 실질적인 적용이 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수수께끼 둘. 신용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으면 개인 신용등급에 영향이 있을까? 정답은 ‘있다’이다. 현금 서비스도 일종의 대출로 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할수록 그만큼 연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일반 보험료나 자동차 신호위반, 음주운전 등의 벌금 연체 등은 어떨까? 이 역시 개인 신용등급과는 무관하다. 이처럼 일반인들은 개인 신용등급과 관련해 잘 모르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바야흐로 등급으로 사람까지 평가하는 세상이다. 고기는 질에 따라 등급이 나눠지고 가격이 평가된다. 그러나 사람은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이자율이 결정되고, 심지어 통신사의 제한까지 받는다. 단 한 등급이라도 낮으면 그만큼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셈이다. 개인 신용등급이 금융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대출 상담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개인 신용등급, 그 현황을 살펴본다. #1. 오는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나신랑 씨는 최근 대출 문제로 은행 상담을 받다가 깜짝 놀랐다. 신혼 집 문제로 대출금이 얼마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은행 직원과 상담한 결과, 신용등급이 최하 수준에 머물러 500만 원도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이자율은 말할 것도 없다. 나 씨는 “개인 신용등급에 대해 말만 들었지, 그 동안 특별히 신경 써 본 일이 없었다”며 “이런 일들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되는지는 몰랐다”고 토로했다. #2. 오는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고신용 씨는 기분이 좋다. 그 동안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고, 신용카드 비용은 물론 통신 요금까지 매달 계좌이체로 연결해 개인신용 등급이 최상위권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모은 5000만 원에다 낮은 이자로 3000만 원의 대출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어 전세자금은 부모 도움 없이 해결 할 수 있게 되었다. 고 씨는 “그 동안 은행에서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를 많이 받았는데, 알고 보니 신용이 좋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신용등급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좋은 집과 그렇지 않은 집을 얻는 시대가 왔다. 은행에서 낮은 이자로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당장 대출받을 생각이 없어 신용등급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루 빨리 생각을 바꾸는 게 좋다. 한 번 떨어진 신용등급을 올리기가 쉽지 않고, 대출뿐만 아니라 휴대폰과 같은 통신사들도 신용등급에 따라 할부를 주기 때문이다. 또, 언제 어떻게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렇다면, 개인 신용등급을 높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곳은 한국신용평가정보, 한국신용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등 3군데가 있다. 이 업체들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이다. 이 때문에 신용을 평가하는 기준은 서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기준이 각 사마다 보안이기 때문에 알 길이 없다는데 있다. 우선, 이들이 말하는 개인 신용관리 방법을 살펴보자.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대출이자 납입이나 카드 대금 결제는 반드시 자동이체를 이용해야 한다. 이자 납입일이나 카드 대금 결제일을 깜빡하고 놓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주거래은행을 정해 꾸준히 거래하는 게 좋다. 금융상품의 이용뿐 아니라 급여 이체나 각종 공과금, 카드 대금 등의 결제를 집중해 거래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은행들마다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자행의 거래실적이 많고 우수한 고객들에게 높은 신용도와 우대혜택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소변경시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변경 사실을 알린다. 주소나 전화번호가 변경된 경우 금융기관에 해당 사실을 바로 신고함으로써, 혹시라도 연체 사실이나 각종 변경정보를 통지받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일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없는 자녀나 대학생은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소득이 없는 학생들 중에는 신용카드를 남발해 사용하거나 과다한 통신요금 연체로 신용불량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본인의 신용정보 내역을 수시로 확인하는 게 좋다. 본인의 신용거래가 정상적으로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는지, 혹시라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는 거래가 시도되었는지, 오류 등록된 데이터가 없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신용등급 관리, ‘이것은 피하라’ 그렇다면 꼭 피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장기연체 △카드론, 현금 서비스 및 대출 △불필요한 신용조회, △거래기간이 긴 신용카드는 해지하지 말 것 등이다. 이 중에서 대출은 꼭 피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 예컨대,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연체 없이 꼬박꼬박 갚아 나간다면 오히려 신용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조회의 경우, 3개 기관이나 은행연합회 등에서 본인의 신용을 조회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에서 단기간에 여러 번 조회를 하면 신용조회에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대부업체나 사금융권에서 신용조회를 한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불이익이 나올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하는 게 좋다. 아울러, 신용카드 역시 4개가 넘으면 신용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인들, “신용관리 어려워” 개인신용평가사들이 이처럼 신용등급에 관한 조언을 내보내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종목이다.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분야임에는 틀림없지만,까다로운 조건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셈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개인신용평가사들이 정하는 기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용카드 전문가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세 군데의 신용평가사는 한 개인의 과거·현재, 그리고 이 둘을 합쳐 앞으로의 전망까지 기준을 정해 개인 신용등급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관계자들은 “처음 듣는 말”이라고 일축한다. 한 신용평가사는 “가장 중요한 분야는 금융권의 연체이고, 통신사의 경우 3개월 이상 연체된 경우에만 신용등급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는 3곳의 회사들이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3곳의 신용등급은 모두 다르다. 한 예로, 나신랑 씨의 경우 한국신용평가정보에서 4등급을 적용받았다는데, 한국신용정보는 7등급, 코리아크레딧뷰는 5등급이다. 이런 식으로 각 사마다 최대 4등급까지 차이가 난다. 결국, 개인 신용도의 중요도는 각 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알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기준이 다른 것은 시장논리상 당연하다”며 “만약 평가 기준이 알려지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 소비자들이 기준을 알게 되면 신용도가 낮은 평가사 말만 듣고 편법이 자행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점을 문제 삼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것 같다는 게 신용평가 업계 전문가의 조언이다. 결국, 개인 신용정보의 중요도는 날로 높아지는데 이를 멀어지게 하는 곳은 담당 기관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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