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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와일드 웨스트가 온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기자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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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호 이우인⁄ 2008.07.16 09:55:53

지난 5월에 열린 칸 영화제에서 미완성본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호평을 받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7월 7일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열린 <놈놈놈>의 기자시사회에서 김지운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비록 칸에서 먼저 알아보고 초청돼 시사했지만, 마지막 종착점은 늘 한국이라 생각했다. 이 영화는 욕망·꿈·이상 등을 쫓아 질주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통해 한국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쟁을 치르듯이 찍은 영화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지운 감독을 비롯하여 송강호·이병헌·정우성 <놈놈놈>의 주역 3인방이 함께 했다. 이들이 모두 한류 스타인만큼 국내 언론뿐 아니라, 일본·중국·대만 등 외신기자와 팬들도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세 사람의 연기 호흡에 관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세 사람(송강호·이병헌·정우성) 모두 쟁쟁한 스타인만큼 경쟁심이 있었을 것 같은데…”라는 질문에, 송강호는 “경쟁은 있었지만,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편하게 흘려보낼까 하는 정도였다”며, “처음부터 캐릭터와 드라마 흐름 등이 명확히 구분됐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경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하루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일을 가장 큰 목표로 세울 정도로 위험하고 고생스러운 촬영이었다. 그런 감정(경계심)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며 송강호의 말에 동조하면서도 “서로 더 멋있다. 내 캐릭터만 죽었다”는 등 장난스럽게 이야기한 적은 있다고 털어놨다. 정우성은 “촬영 후 쉴 때 모니터하면 (서로의 열정적인 모습이) 자극제가 된다”며, “두 사람(송강호·이병헌)이 훌륭하니 나는 내가 맡은 바 세 사람의 균형을 깨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겸손함으로 일관했다. <놈놈놈>은 한국형 웨스턴을 표방하며, 다국적 인종들이 충돌하고 섞이며 욕망이 들끓던 무법천지 19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당대 최고 악당들이 모여 한 장의 지도를 놓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영화이다. 광활한 사막을 주 무대로 하여 총 9개월에 걸쳐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촬영한 역대 최강의 스케일, 3명의 주인공인 한류스타 외에도, 윤제문·류승수·손병호·오달수·엄지원·이청아 등 개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조연들이 출연해 극의 재미를 더했다. 오는 9월 4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토론토 영화제’의 메인 섹션인 갈라 섹션에도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공식 초청된 <놈놈놈>은 7월 17일 개봉한다. ‘놈놈놈’의 막강 3인방 쭦 이상한 놈 윤태구 역…송강호 겁쟁이지만, 생각보다는 실행이 먼저인 돈키호테 열차털이범. 김지운 감독과는 <반칙왕> <조용한 가족> 이후 세 번째 작업인 송강호는 <놈놈놈>에서 등장하기만 해도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이상한 놈’ 윤태구로 분했다. 쭦 나쁜 놈 박창이 역…이병헌 목표를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김지운 감독과 2005년에 작업한 <달콤한 인생>에서 지옥을 맛봤다는 이병헌은 “두 번 다시 독하디 독한 김 감독과는 작업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가오는 김지운 작품의 아련함 때문에 고생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쁜 놈’ 창이의 광기를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는 평이다. 쭦 좋은 놈 박도원 역…정우성 돈 되는 건 뭐든 사냥하는 현상수배범 사냥꾼. 설정은 ‘착한 놈’이지만 목적을 위해서 앞만 보는 냉정한 모습. 186cm의 긴 다리로 지붕과 지붕을 뛰어 넘고, 줄에 매달려 한 손으로 장총을 능숙하게 다루는 정우성의 모습은 여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놈놈놈’의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1930년대, 다양한 인종이 뒤엉키고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만주. 돈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잡초 같은 생명력의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등 세 명의 남자가 각기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열차 안에서 맞닥뜨린다. 정체불명의 지도가 든 가방을 우연히 손에 넣은 태구를 태구에게 원한이 있는 창이가 쫓고, 창이를 ‘손가락 귀신’으로 알고 있는 도원은 창이가 쫓는 태구에게 붙는다. 태구는 만길(류승수)의 말에 이 지도가 보물지도임을 알고 보물을 찾기 위한 위험한 레이스에 가담한다. 지도 한 장을 둘러싼 엇갈리는 추측 속에 일본군과 마적단까지 세 사람의 추격전에 가담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대 혼전 속에 누가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인가.

<‘놈놈놈’기자시사회 배우 인터뷰> 엄지원이 등장하는 독립군 장면이 칸 영화제에서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는데, 국내 버전에서 많은 분량을 추가한 이유는 무엇이며, 토론토에는 어떤 버전을 보여줄 생각인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 때, ‘대안 엔딩’을 만든다. 그 이유는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대중이 원하는 엔딩과 감독이 욕심 내는 엔딩이 있다.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면, 블록버스터이다. 감독의 인정보다는 대중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 본령이라고 생각했다. 토론토에는 칸과 한국의 절충 버전을 가져갈 생각이다. (김지운 감독) 중국말로 대사하는 모습이 웃기고 귀엽더라. 원래 말투가 재밌는지…. 태구의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왔을 뿐이다. 원래 말투는 굉장히 멋있다(웃음). 투 톱도 아니고 세 명이나 주연인데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장기간 촬영하는 등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중간에 관두고 싶은 적은 없었나? 친한 배우들끼리 모이면,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처럼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배우들이 의기투합하여 좋은 감독과 함께 한번 만들어 보자”라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룰 수 없는 꿈처럼 이야기할 때가 많다. 솔직히, 막상 그런 제의가 와도 쉽게 결정하게 되지도 않더라. <놈놈놈>은 역할과 현재 상황, 영화의 스토리 등을 많이 생각하게 되고, 결정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김 감독은 큰 요소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캐릭터의 소소한 ‘미장센’(연출)까지 다 챙기고 극대화시키는 장점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영화를 결정할 수 있었다. (이병헌) 영화 <무사>도 사막에서 촬영했는데, 이번에도 사막 신이 많다. 소감이 어떤가? 사막에서 촬영한 작품은 <무사><중천>에 이어 이번 영화가 세 번째이다. 같은 사막이라도 지역마다 다르다. 이번에 촬영한 사막은 지열이 50℃ 이상이고 갑자기 모래 폭풍이 불어 닥칠 때가 많아 촬영을 중단하고 대피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남극 펭귄들이 바람을 피할 때 옹기종기 모이는 모습을 스태프들과 따라하면서 즐거웠다. 이 모래 폭풍만큼 관객이 왔으면 좋겠다고 기원하기도 했다.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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