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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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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9호 박형규⁄ 2008.08.12 13:15:49

총선 때마다 마치 단골 메뉴처럼 터져 나온 비례대표 공천비리 사건이 또 터져 나왔다. 때문에 연일 푹푹 찌는 듯한 폭염의 삼복더위 속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열나게 만들고 있다. 중복기인 지난달 말에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 씨가 18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며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에게서 세 차례에 걸쳐 30억 원의 검은 돈을 받은 비리사건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록 지금은 한나라당으로 복귀는 했지만, 서청원 의원이 급조했던 전 ‘친박연대’의 최연소 여성 비례대표 당선자인 양정례의원이나, 민주당과 신생 창조한국당 등의 비례대표 공천자들의 비리의혹 사건 등에 이어, 여야를 망라한 일련의 비례대표 후보들을 둘러 싸고 터져 나온 공천비리 사건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첫 친인적 비리 사건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건과는 의미나 평가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시대가 상전벽해처럼 변했는데도 대통령 친인척 비리라는 구태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지능화·대담화해지고 있어, 국민들의 입맛만 그저 쓰게 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역대 대통령 친인척들의 갖가지 비리들을 되짚어 보면, 신군부 세력의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8년 친동생인 전경환이 저지른 새마을운동중앙본부 비리 사건이 터져 큰 홍역을 쳤다. 뒤를 이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3년 처고종사촌인 박철언이 슬롯머신업계 비호 사건과 관련 수모를 당했다. 그 뒤의 이른바 민주화 세력의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차남인 김현철이 한보 특혜대출사건에 연루돼 크게 망신을 당했으며, 그 바로 뒤를 이은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도 2002년 차남 김홍업과 3남 김홍걸 형제가 저지른 기업알선수재 사건으로 자신의 명예에 엄청난 상쳐를 입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친형인 노건평의 대우건설 사장 인사청탁 사건 연루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연루된 사건이라는 점에서는 역대의 사건과 다를 바가 없지만, 사건이 터진 시기나 성격 등에서는 다른 점들이 없지 않다는 분석들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역대 여느 대통령 정부 때와 별반 다른게 없다는 지적들이다. 한마디로 야권은 청와대와 여당이 합작한 일련의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 민주당은 ‘언니 게이트’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등은 청와대와 여당인 한나라당이 사건을 단순 개인 사기사건이나 실패한 로비 사건 등으로 축소수사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야권의 비판과 공격에 대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사건을 먼저 인지해 검찰에 넘겨주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고 강조, 앞으로 검찰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한 점의 의혹도 없게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국민이 어려운데 공천헌금이 오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등의 자성과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올바르고 고무적인 소리이다. 아무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추잡하고 망국적인 비례대표 공천비리라는 단골 메뉴가 우리 선거 식탁에서 영영 사라지기를 기대해 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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