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광복절’경축 기념일까지 정쟁으로 삼아야 하는가

  •  

cnbnews 제81호 박형규⁄ 2008.08.25 13:32:13

8월 15일은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광복 63주년이자 신생 대한민국이 탄생해 60년 환갑을 맞은 날이었다. 이런 뜻깊은 날을 기리기 위한 경축의 날 행사에 난데없는 건국 60년 행사를 둘러싼 찬반논란이 불거져 나온 바람에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다. 정말 개탄을 금하기 힘들 정도다. 지금 우리는 이런 환갑잔치 날에 기쁜 잔치는 고사하고 ‘광복절’ 타령이나 ‘건국절’ 타령 같은 한심한 논란이나 작태들을 벌일 경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유례를 찾기 힘든 초고유가 쇼크로 산유국들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이 고유가·고물가 등으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경기침체와 물가고는 물론 설상가상으로 ‘촛불시위’로 대변되는 쇠고기 파동에다 북한 병사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금강산 관광 여인 총기피살 사건, 국회 장기파행 등 갖가지 크고 작은 국난들이 잇따르고 있어, 혹독한 내우외환을 겪는 곤경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정치권은 물론 보수와 진보라는 서로 대치되는 각종 사회단체들까지 나서서 지난 8·15 광복절 기념행사를 둘로 찢어 따로따로 치르는 보기 민망한 모습들을 보였다. 지금은 82일 간이라는 장기파행 끝에 일단 정상화를 찾기는 했지만, 광복 경축일 당시에는 국회가 장기파행을 계속한 상태에서 광복 63주년, 건국 60주년 기념 경축행사에 대해 여야가 ‘광복절’과 ‘건국절’을 놓고 난데없이 정쟁거리로 들고 나오면서 신경전을 펴며 제각기 따로 행사를 치렀다. 서울 경복궁에서 치러졌던 이번 광복절 경축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과 야당으로는 유일하게 자유선진당만이 참석한 반쪽 행사가 치러졌다. 반면, 이에 불참했던 민주당, 민노당, 창조한국당 등 3당 의원 60여명은 같은 시각 서울 효창공원 백범 김구 선생의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광복절 행사를 따로 치르고 말았다. 이 같은 민망한 분열상에 대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역사를 왜곡하려는 잘못된 시도가 있어 분명하게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 행사에 불참하고 백범을 찾았다“고 불참 이유와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에는 아무래도 옹졸하고 무책임할 뿐 아니라 광복절과 신생 한국 60주년 환갑잔치에 찬물을 끼얹은 꼴불견이라는 비난까지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민주당을 주축으로 한 야당의 주장은 사실관계부터 맞지 않을 뿐더러, 여당인 일부 한나라당 의원 13명이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을 예단해 거국적인 경축행사에 불참한 야당의 태도 역시 올바른 짓은 결코 못 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는 법안 제출 등도 쉽사리 공감을 얻기 힘든 일이며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포진되고 있는 보수와 진보라는 대치되는 역사관 등이 극명하게 다른데서 이번 같은 불상사가 불거진 게 아닌가 싶어 그저 입맛만 씁쓸할 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