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이유 중 ‘음식·미식 탐방’이 41.7%로 2위를 차지하며 45.4%의 ‘거리가 가까워서’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보였다. 그만큼 한국의 음식은 해외 관광객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한국 음식을 대체로 ‘원기를 불어 넣는 건강하고 개성 있는 음식’으로 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즈’에 나타난 한국 음식 관련 기사를 분석한 것이다. 특히, 지난 1998년 한국을 방문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 맛에 반해 미국으로 돌아가 전용 셰프에게 비빔밥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일화는 유명하다. 미국 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힐튼’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도 비빔밥 예찬론자다. 한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새로운 관광 아이템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서울시가 주최한 ‘2008 서울 푸드 페스티벌’이 8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 간 청계광장·경희궁·서울역사박물관·남산골한옥마을·N서울타워 등 서울의 주요 명소 다섯 곳에서 ‘Taste of Seoul’(맛있는 서울)을 주제로 열렸다. 궁중음식·한국의 대표음식·다례와 다과문화·사계절 음식 등을 소개하고, 한식 조리강연·푸드 퍼포먼스 등 음식 관련 행사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2008 서울 푸드 페스티벌’의 맛있는 이야기들을 모아봤다.
장소의 느낌 살린 ‘푸드 페스티벌’ 서울의 관광명소로 떠오른 청계광장(8월 23~31일)에서는 ‘음식이 곧 보약’이라는 우리 조상의 건강 메시지가 담긴 오미음식이 소개되고, 불고기·비빔밥·냉면·삼계탕 등 한국의 대표음식 10선을 선보였다. 또한, 레오강(英 고든램지의 수석요리사)·김소희(와인 감별사 겸 요리사)·레이먼 킴(지중해 요리 전문가)·김상민(‘배네세레’ 대표 겸 셰프)·박재형(‘슈밍화’ 메인 셰프)등 한식을 세계화한 유명 요리사들이 참여하는 ‘한식 조리 시연회’와 비보이 공연, 퓨전 국악 공연 등 풍성한 문화공연이 시민의 발길을 잡았다. 먹거리 존에서는 한국의 대표 음식 10선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경희궁(8월 23~24일)에서는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과 궁중다례상·궁중어주상 등을 재현하여 궁의 음식문화를 체험하고, 임금님 행차(궁중의상 쇼)와 궁중무용(향발무)·전통혼례도 재현하여 궁중생활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타락죽 시식, 떡 만들기 체험행사 등이 함께 펼쳐져 시민들에게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서울역사박물관(8월 23~24일)에서는 우리나라 차(茶)에 담긴 여유와 건강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를 마련했다. 전통다례를 시연하여 다양한 차의 종류와 효능을 설명하고, 다례체험을 통해 몸에 좋은 차를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을 가르쳤다. 또한, 한국의 다과와 티테이블· 전통차 등을 전시하고, 전통차와 전통다식·전통다과도 함께 판매했다. 남산골 한옥마을(8월 23~24일,30~31일)에서는 토속음식과 계절음식 등 우리나라의 생활 속 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세시풍습에 따라 즐겼던 떡갈비·홍탁·제육보쌈·오미자 등의 토속음식과 구절판·무냉국 등의 계절음식이 소개되어 음식에 담긴 조상의 지혜를 재확인했다. 또한, 봉산탈춤·송파산대놀이·하회별신굿 등 민속공연과 민속놀이 등의 볼거리와 체험행사로 관광객의 눈과 귀를 끌어당겼다. 서울의 랜드마크 N서울타워(8월 29~31)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한식잔치가 벌어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의 대표음식인 김치·비빔밥·불고기·삼계탕의 시식회가 열렸으며, 칵테일 쇼·철판요리 쇼 등 ‘푸드 퍼포먼스’와 ‘300인분 비빔밥 만들기’에 이은 무료 시식행사도 열려 외국인 관광객들의 입과 눈을 즐겁게 했다. 본행사보다 더 맛있는 음식 관련 행사 행사기간 동안 청계천·경희궁 등지에서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열린 슬로 푸드(Slow Food) 캠페인은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하는 슬로 푸드의 장점과 레시피, 종류 등을 영상으로 상영하고, 슬로 푸드와 한식의 레시피, 각 음식의 효능을 사진 전시를 통해 소개했다. 참가자는 설치된 패스트 푸드 모형에 축구공을 맞추는 슈팅 게임과 캠페인 퍼즐 빨리 맞추기 이벤트에 참가하여 기념품을 타며 즐거워했다. 행사장 주변 50여 개 음식점들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자율적으로 음식값의 10%를 할인해주는 ‘음식점 자율할인행사’와 여러 행사장을 방문하여 다양한 한식을 경험하고 기념품도 받을 수 있는 ‘스탬프 랠리’ 등의 행사도 펼쳐졌다. 특히, 음식을 소재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2008서울기네스푸드페스티벌’의 첫 번째 행사인 ‘서울푸드파이터대회’가 8월 23일 오후 3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시민들은 ‘매운 고추 많이 먹기’, ‘핫도그 많이 먹기’, ‘레몬 빨리 먹기’ 등 이색 기록에 도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