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1TV 휴먼 다큐멘터리 <러브 인 아시아>의 사연을 책으로 묶었다. 다문화 가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들이 가정을 이루게 된 사연과 사랑·어려움 등을 소개하면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총 12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사연도 제각각이다. 지하철에서 시작된 파키스탄인 임란 씨와 청각장애인 동은 씨의 사랑 이야기, 결혼 6년 만에 남편을 사고로 잃은 필리핀 미망인 말라가 테시브비 씨, 티벳의 수도승 치미 씨와 여행객이었던 미순 씨 등등, 영화에나 나올 법한 사연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 속 낭만과는 달랐다. 가족의 반대와 주변의 편견, 경제적 고난 등 여러 장애와 편견들을 감내해야 했다. 이들의 사연에 공감하면서도 다문화 가정과 아시아계 외국인을 편견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이중 잣대는 생각해볼 문제다. ‘인연과 사랑’ ‘이해와 정착’ ‘용서 그리고 희망 찾기’ ‘소통-‘제작진이 바라본 러브 인 아시아’’ 등 총 4부로 구성했다.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뒷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이 시대 소외된 계층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은 이들에게 현장감 느껴지는 보고서가 될 것이다. 결혼과 사랑에 회의를 느끼는 싱글들에게도 권한다. 순정아이북스 펴냄, 287쪽.
<가을빛 무늬> 심성희 지음 초등학교 교사이자 수필가인 저자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은 친근감을 자아낸다. 커피를 마시고, 여행을 떠나고, 가족과 생활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일상의 모습 속에 기쁨과 슬픔, 성찰과 깊은 감성을 담아냈다.
<그린 핑거> 김윤영 지음 현실감 있는 소재로 동세대 삶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작가 김윤영의 단편집이다. 표제작 그린 핑거ㆍ남녀의 만남과 사랑ㆍ이별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 연작 5편, ‘전망 좋은 집’ 등 총 7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여성문제를 사회화ㆍ객관화시키는 작가적 역량이 돋보이는 소설집이다.
<사과의 맛> 오현종 지음 환상적인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한 소설가 오현종의 소설집으로, 동화와 설화의 모티브를 일상으로 불러들인 이야기 아홉 편을 수록했다. 라푼젤ㆍ헨젤과 그레텔ㆍ인어ㆍ곡예사 등의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듯 새로운 세계를 형성한다. 동화적 환상과 한국적 현실이 어우러져 신선함을 선사한다.
<인생은 아름다워> 남궁문 지음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도보 기행문으로 여름과 겨울 시리즈가 나왔다. 여름 편에서는 현장감 넘치는 에피소드가 특징이며, 겨울 편에서는 추운 날씨와 지갑을 털린 상황에서도 홀로 도보여행을 완주한다. 저자가 직접 제작한 그림과 사진 등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여행을 통한 한 개인의 솔직한 느낌과 잔잔한 감동이 전달된다.
“얘야, 너도 언젠간 나처럼 늙는단다” <13개월 13주 13일 보름달이 뜨는 밤에> <13개월 13주 13일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푸른 하늘 저편>에 이어 우리나라에 두 번째로 소개되는 알렉스 쉬어러의 판타지 동화이다. 마녀에게 몸을 빼앗긴 칼리와 메르디스가 마녀와 대결해 몸을 되찾기까지 펼쳐지는 이야기는 분명 재미난 판타지지만, 노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고 서럽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외동딸로 태어나 늘 외롭게 지내던 열두 살 소녀 칼리. 어느 날 칼리네 학교로 키 크고 예쁜 메르디스가 전학을 온다. 그런데 메르디스는 어딘가 좀 이상한 아이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메르디스는 수업도, 놀이도 전에 다 해봤다는 듯 시큰둥하기만 하다. 어른들이 쓰는 말투를 사용하고, 좀처럼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려 들지 않는다. 그러다 칼리는 메르디스의 할머니인 그레이스로부터 엄청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이 메르디스이며, 그레이스라는 마녀에게 몸을 빼앗겼다고. 칼리는 할머니를 도와 마녀한테 빼앗긴 몸을 되찾을 계획을 세운다. 이 작품의 눈에 띄는 특징은 ‘노인 처우 현실’을 비판적으로 그렸다는 점이다. 노인들을 가둬두고 짐짝 취급하는 요양원과 노인을 무조건 요양원으로 몰아내는 사람들의 묘사가 생생하다. 오늘날 노인들이 어떻게 취급받고 있으며, 그러한 현실을 노인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책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깨닫도록 해준다. <13개월 13주 13일 보름달이 뜨는 밤에>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반전(反轉). ‘엄청난 반전(메일 온 선데이)’, ‘소름 끼치는 반전(선데이 텔레그래프)’이라는 해외 미디어들의 리뷰는 결코 뻥이 아니다. 어른들, 아이들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과콩나무 펴냄, 352쪽.
<제주 걷기 여행> 서명숙 지음 도보여행의 매력에 빠진 저자가 제주도에 ‘올레’라는 도보 여행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기록한 현장 보고서이다.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얻어 제주 올레길에 대한 꿈을 얻게 된 과정이 흡인력 있게 전개된다. 올레길을 개척하고, 올레길 여행으로 영감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펼쳐진다.
<불어라 평화바람> 문정현과 평화바람 지음 문정현 신부를 중심으로 2003년 창단된 평화 유랑단 ‘평화바람’에서 함께 쓴 5년간의 유랑일기다. 이라크 전쟁ㆍ평택 미군기지 확장ㆍ불공평한 한미관계 등의 실상을 알리며 전국을 유랑한 기록이 글과 사진 속에 진솔하게 살아 있다. 날것으로 전달되는 한국 곳곳의 삶과 평화를 향한 행보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무서운 그림> 나카노 교코 지음 | 이연식 옮김 명화에서 서늘한 공포의 감정을 풀어내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책으로,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명화 20점을 수록했다. 괴기스러운 그림을 비롯하여 평온한 그림 뒤에 감춰진 역사적ㆍ사회적 맥락과 화가의 개인사를 넘나들면서 무서움의 실체에 접근한다. 공포를 통해 명화를 감상하는 색다른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