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 출연료로 한 회당 받는 돈이 900만 원?” “원고 한 편이 내 일 년 연봉보다 많은 작가도 많다니, 화가 나네!” 10월 7일과 8일 양일에 걸친 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구본철·이정현 의원(한나라당)이 해당 부서로부터 제출받은 연예인의 출연료 관련 기사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대다수의 국민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전부터 연예인의 출연료가 터무니없이 많다는 이야기는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확한 액수까지 거론되자, “걔들 복이지” 하던 사람들도 부럽다는 차원을 넘어 “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높은 출연료를 책정하는지 알 수 없다”며 화가 난다는 반응이다. ‘88만 원 세대’ ‘청년실업’에 허덕이는 청년들, 고작 한 달에 10만 원 올리겠다고 새벽부터 학원을 다니며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처지에 경기불황으로 물가까지 올라 그 하루조차 보장할 수 없게 된 서민들의 어깨는 맥없이 떨어진다. ■ 유재석·강호동·신동엽 등…회당 출연료 600만 원 넘는 연예인 속출 KBS가 제출한 ‘프로그램별 주요 출연자의 회당 출연료 현황’에 따르면, KBS2 <해피투게더>의 1회 출연료로 유재석이 받는 돈은 900만 원. 국내 MC 중 가장 높은 몸값이다. 유재석은 현재 MBC<무한도전>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SBS<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KBS2<해피투게더3> 등 모두 4개 프로그램의 사회를 보고 있다. 프로그램 당 900만 원을 받는다면, 매년 18억7,200만 원을 출연료로 버는 셈이다. 씨름선수 출신 강호동이 850만 원으로 유재석 다음이다. 이는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을 기준으로 한 액수다. KBS2 <상상플러스>의 탁재훈과 KBS2 <경제비타민>과 <샴페인>의 신동엽이 800만 원, KBS2 <상상플러스>의 신정환과 KBS2 <스펀지2.0>의 이휘재가 650만 원, KBS2 <스타골든벨>의 김제동이 600만 원, KBS2 <미녀들의 수다>의 남희석이 550만 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KBS1 <전국노래자랑>의 송해가 300만 원, KBS1 <콘서트7080>의 배철수가 280만 원,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윤도현이 200만 원, KBS1 <가족 오락관>의 허참이 170만 원 순으로 출연료를 지급받고 있다. 신구·정애리·이호재가 출연 중인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은 280만 원·230만 원·180만 원 순으로 회당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료가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보인다. KBS2 <경제비타민>은 회당 제작비 2,695만 원의 절반 이상인 1,610만 원(5명)을, KBS2 <해피선데이>는 회당 제작비 9,200만 원의 절반에 가까운 4,540만 원(14명), KBS2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은 회당 제작비 2,900만 원 가운데 1,680만 원(5명), KBS2 <스타 골든벨>은 회당 제작비 3,000만 원 가운데 1,450만 원(5명)을 출연료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MBC가 제출한 ‘2006~2007 드라마 출연료 세부내역’에 따르면, 배우 중에는 고현정과 천정명이 출연한 MBC <여우야 뭐하니>의 회당 최고 출연료가 2,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윤은혜와 공유가 출연한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고 출연료는 회당 2,000만 원이었다. 또한, 강수연 주연의 주말극 <문희>는 최고 출연료가 1,600만 원으로 49회 동안 모두 7억8,400만 원의 출연료가 한 배우에게 지급됐다. 최진실·이재룡 주연 <나쁜 여자 착한 여자>는 최고 출연료가 회당 555만 원으로, 모두 7억7,654만 원(140회)을 받았다.
■ 개인당 연간 원고료 1억5,258만 원 받는 작가도 김을동 의원(친박연대)이 10월 8일 발표한 최근 3년 간 각 방송사 드라마 작가의 편당 원고료 현황에 따르면, 2006년에 방송된 MBC 4부작 드라마 <기적>(박복만 연출·노희경 극본)이 회당 1,467만 원으로, 회당 가장 많은 작가료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깍두기>(2007년 작/권석장 연출·이덕재 극본) 작가에 1,194만 원, <여우야 뭐하니>(2006년 작/권석장 연출·김도우 극본) 작가에 1,156만 원의 회당 원고료를 지급했다. KBS는 KBS2 <창사특집 유행가가 되리>(2005년 작/김철규 연출·노희경 극본)가 회당 1,050만 원의 원고료를 작가에게 지급해 가장 많았다. KBS1 <어여쁜 당신>(이정섭 연출·박정란 극본)은 회당 제작비(2,478만 원)의 18.36%를 작가에게(회당 455만 원) 지급했으며, 제작비의 10%가 넘는 비용을 원고료로 지급하는 드라마도 상당수 있었다. SBS는 작가 개인의 연간 원고료 자료를 냈는데, 2005년 1억5,593만 원을 받는 작가가 최고 수입을 기록했으며, 2006년에는 1억5,258만 원, 2007년에는 8,308만 원이었다. ■ 출연료 빈부격차 심해…출연료 받지 못하는 스태프·보조출연자 속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회당 출연료로 900만 원을 받는 연예인이 있는 반면, 최하 35만 원을 받는 출연자도 부지기수여서 연예인 빈부격차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2 <개그콘서트>의 최고 몸값은 130만 원으로, 이 중 가장 낮은 출연료를 받는 무명이나 신인 개그맨은 회당 출연료로 40만 원을 받지만, 한 달에 4회 있는 공개녹화에 모두 출연했어도 방송에서 편집되면 그나마도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출연료와 원고료가 더 높게 책정되는 외주제작을 하는 드라마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스타급 작가의 비싼 원고와 스타 연기자를 쓸 경우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외주제작사들이 이들 작가와 연기자의 원고료 및 출연료 지급은 비교적 잘 지키고 있지만, 스태프나 보조출연자의 출연료 지급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데 있다. 한 블록버스터 드라마는 보조출연자 및 스태프뿐 아니라 조연들의 출연료도 일부 지급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에는 보조출연 인력을 제공하던 하청업체가 외주제작사의 출연료 미지급으로 부도를 맞기도 했다. 한 방송 관련 전문가는 “이 같은 폐단은 외주제작사들이 지상파 TV의 편성을 받기 위한 시스템적인 한계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편성을 따내려면 지상파 TV가 요구하는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스타급 작가와 억대의 출연료를 받는 스타를 기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연히 스태프 및 보조출연자들의 출연료 지급은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