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14년 만에 부활한다
MBC 수목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후속으로 11월 19일부터 방송되는 <종합병원2>는 1994년 방송된 국내 최초의 메디컬 드라마 <종합병원>의 시즌2이다.
당시 극본을 맡았던 최완규 작가가 <종합병원2>의 크리에이터로 나섰으며, 시즌1에서 전공의 김도훈 역으로 분한 이재룡이 스탭 의사로 성장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등 세월의 흐름까지 함께 담는다.
<프리즌 브레이크> <24> <닥터후> 등 일명 ‘미드’ ‘영드’라 불리는 미국 드라마와 영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는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가 시즌3까지 나오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종합병원>의 시즌2인 <종합병원2>는 정통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며, 이제껏 나온 <외과의사 봉달희>(SBS), <뉴하트>(MBC), <하얀거탑>(MBC) 등 여타의 메디컬 드라마와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종합병원2>의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드라마에는 웃음·감동·리얼리티가 있다”며, “14년 전의 훌륭한 원작을 토대로 2008년의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담아 진정한 한국 원형의 휴머니즘이 가미된 메디컬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종합병원1>의 원년 멤버인 이재룡을 비롯하여, 조경환(정도영 역)·심양홍(황지만 역)·김소이(마상미 역) 등과 김정은(정하윤 역)·차태현(최진상 역)·류진(백현우 역)·이종원(한기태 역)·도지원(송혜수 역) 등 톱스타로 구성된 새로운 멤버들이 합류해 14년 전 <종합병원>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종합병원2>, 여기에 초점 맞추고 보라!
“시즌1의 인물과 비교하는 재미”
<종합병원>에서 전공의였던 김도훈이 14년이 흘러 스탭 의사로 성장해 새내기 전공의를 맞는다. 하지만, 시즌1에서 그의 곁에 있어준 동료 신은경·김지수·이훈·구본승 등은 없다. 대신 그 자리를 도지원·이종원 등이 같은 스탭의 역으로 채운다. 특히, 도지원이 맡은 응급의학과 스탭 의사 송혜수와는 러브 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의학과 휴머니즘 사이 넘나드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병원 안팎에서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 그 중에서도 외과 레지던트 1년차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레지던트 1년차들이 환자들과 생사의 기로를 함께하는 가운데 감당하기 힘든 고뇌를 느끼며 상처받지만, 그 과정을 이겨내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비춘다.
“국내 드라마 최초 시도,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 등장”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가 되어 힘없는 환자들 편에 서기 위해 사법고시를 패스한 뒤 험난한 레지던트의 길에 뛰어든 정하윤(김정은 분). 그녀의 시선으로 의사들의 위선과 대형 종합병원의 인간 군상들, 또한 환자들과 함께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환자의 입장에 있는 시청자들과 공감을 나눈다.
“진정한 의사는 <종합병원2>에 있다?”
생명과 직결되기에 힘들고 고된 외과나 응급의학과보다는 돈 되고 편한 성형외과·피부과 등으로 의대생들이 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풍토 속에서 환자와 의사 사이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의료현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계기를 갖는다.
■ <종합병원2> 궁금증 Q&A
메디컬 드라마 <종합병원2>의 제작발표회가 11월 12일 드라마의 올 로케 장소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이재룡ㆍ도지원ㆍ김정은ㆍ차태현ㆍ류진ㆍ이종원ㆍ심양홍ㆍ조경환ㆍ김소이ㆍ류승수ㆍ고준희 등 드라마의 스케일만큼이나 많은 <종합병원2> 주인공들이 모인 가운데,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 최초의 올 로케 드라마여서 번잡한 분위기가 예상되는데, 촬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
다행스럽게도 내년 5월에 증축 개원하는 신축 건물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병원 측에서 협조해줘 외래 환자와 부딪힐 일은 거의 없습니다. 메디컬 드라마의 애로사항 중 하나로 24시간 열려있는 응급실을 빌리기가 거의 불가능한데, 우리 드라마는 실제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에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구요(노도철 PD).
법대 출신의 레지던트를 연기하려면, 법학 지식도 알아야 할 것 같은데, 캐릭터 구축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솔직히 연기하는데 있어 지식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각자 다들 개성이 강하고, 또 환자들과 엮어 가는 에피소드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에 재빠르게 맞추는 일이 더 어렵죠(김정은).
11년 전 MBC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코믹한 정신질환 환자와 의사로 호흡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가?
차태현 씨와 연기하는 일은 너무 즐겁고, 액션 연기처럼 사전에 맞춰봐야 하는 연기도 태현 씨와는 굳이 맞춰보지 않아도 척척 잘 맞아 좋아요. <해바라기> 때의 코믹한 설정을 피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 조합을 그리워하는 시청자가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해바라기>에서처럼 태현 씨를 학대하면서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웃음, 김정은).
저 역시도 예전에 우리 모습을 많은 분들이 좋아했기 때문에 굳이 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때와 비슷하단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구요. 밝은 분위기로 열심히 하겠습니다(차태현).
이번에도 악역이다. 불륜 전문 배우 등 못된 역을 주로 맡아 이미지가 굳어질 것 같은데, 어떤가?
당연히 안 좋죠. 개인적으로는 태현 씨처럼 밝은 역을 연기하고 싶은데, 안 써주더군요. 하지만, ‘한기태’는 자기주장이 강한 인물일 뿐, 악역은 아닙니다. 제일 나쁜 놈은 류승수 씨죠. 저는 두 번째입니다. 승수 씨는 허구헌날 태현 씨를 구박하고 때리지만, 저는 두 번밖에 안 때렸어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저 불륜 전문 배우 아닙니다(이종원).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오히려 조심했을 것 같은데,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뭔가?
최완규 작가의 낚시에 걸린 거죠(웃음). 시즌2를 만드는데 대해 처음에는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잘 결정한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는 의사와 간호사·병원의 이야기보다는 병원에 소속돼 있는 환자와 의사의 삶에 대한 부분이 더 큽니다. 다른 메디컬 드라마처럼 비밀이 있거나, 갈등이 심하거나 그런 부분보다는 살아가면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주로 다룹니다(이재룡).
출연을 망설였다는데, 그 이유가 뭔가?
처음부터 망설인 것은 아니고, 시나리오 1, 2부를 먼저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던 거예요. 시나리오를 읽고 솔직히 의아했어요. 하지만, 최완규 작가랑 작업한 적이 없어서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단 생각에 무조건 결정한 거죠(차태현).
이제껏 맡아 온 배역이 ‘의사’ ‘변호사’ 등 엘리트 일색인데, 연기변신 하고 싶단 생각한 적 없나?
고민한 적은 몇 년 있었죠. 코믹스런 연기를 해볼까 생각한 적도 있구요. 하지만, 들어오는 캐릭터마다 도시적이고 엘리트에 가까운 역할이었어요. 솔직히 (다른 캐릭터는) 잘할 자신도 없고, 잘할 수 있다 해도 큰 모험인 것 같아 망설이게 돼요. 또, 제가 가지고 있는 이런 이미지를 버리고 싶지 않아요. 지금의 이미지를 살리는 일이 어쩌면 개성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류진).
다른 메디컬 드라마와 비교할 만한 장점이 있다면?
올 로케이기 때문에 느낌이 세트 촬영과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테이션 길이가 가장 긴 메디컬 드라마일 거라 자신합니다. 또한, 미국식ㆍ일본식 메디컬 드라마를 보면, 주로 과장 자리를 두고 권력 다툼을 하는 모습을 자주 그리는데, 저는 <종합병원1>의 환자-의사 관계 등에서 보이는 휴머니즘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그리고, 선과 악을 정확하게 나눈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모습을 담고 싶습니다. 이는 극화와 대립이 심한 기존 의학 드라마와 비교되는 장점입니다(노도철 PD).
이우인 jarrjee@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