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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令도 먹혀들지 않는 경제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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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4호 박형규⁄ 2008.11.24 16:10:12

얼마 전에 때이른 한파가 기습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경제난으로 얼어붙고 있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꽁꽁 얼어붙게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여전히 경제강국의 문턱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 충격과 고통이 더욱 크고 심할 수밖에 없다. 날만 새면 물가가 계속 오르고, 주택대출금 이자율 상승에다 사채 빚(성인 20명당 1명꼴)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가 하면, 학원비 부담 까지 하루하루 살아 나가기가 여간 힘들고 고통스럽지 않다는 탄식들이 여기저기서 끊이질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물가상승률이니 갖가지 경제수치니 하는 것들을 발표하면서, 우리 경제가 그렇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심지어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비상정부선언’이나 ‘시중금리 인하조치 지시’ 등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각종 명령이나 지시 즉 영(令)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을 정도로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난들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데다, 시중에 돈마저 제대로 돌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의 대표적인 사례, 11월 12일 경기침체와 고용대란에 대한 대책수립 등을 협의하기 위해 열린 이른바 ‘위기대책회의’에 14명의 장관 중 장관급은 4명만 참석한데다, 당면한 경제난은 남의 일인 듯 별다른 결론도 없이 끝났다는 보도가 단적으로 잘 입증해주고 있다. 이는 바로 대통령의 이른바 ‘비상정부선언’을 먹칠한 셈이다. 또한, 11월 18일 이명박 대통령은 한-브라질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하던 중에, 화상전화 국무회의에서 “한국은행 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금리가 내려갈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이런 대통령의 절박하고 간절한 주문도 먹혀들지를 않았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 오른 연 5.36%로 마감하고 만 것이다. 시중에 돈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금리를 떨어뜨리려 해도 안 떨어져,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라는 금융 전문가들의 공통된 풀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 돈이 돌지 않게 됨으로써, 건설사를 비롯하여 중소기업에다 심지어 세계적인 우량기업임을 구가해 왔던 조선업체에 이르기까지 부도를 내며 파산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반 서민들도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하는 물가고에다 주택대출 이자며 학원비 상승 등으로 급히 빌려 쓴 ‘고금리 사채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으로 자칫 ‘서민층 몰락’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치달을 위험성마저 없지 않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실정인데도, 국정을 수행하는 각급 국가 기관이나 공기업 그리고 예산심의에 열중해야 하는 국회에 이르기까지 현하의 경제난이 마치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초래된 것처럼 몰아치며,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거나, 나 몰라라 하는 듯한 무책임한 언행들이 없지 않아, 뜻있는 국민들의 빈축과 원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야 정당들의 때 아닌 계파 몰이나, 현실성 있는 건설적 대안 제시도 없이 시종일관 금융위기 대처에 대한 정부의 실정이나 인신공격에만 열을 올리는 여야 정치인들만 줄기차게 목청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정치권과 금융계·언론계의 경제위기 극복 협력을 호소하며 “불이 났을 때는 하던 싸움도 멈추고 모두 함께 물을 퍼 날라야 하며, 단합이냐 분열이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고 한 대목을 우리 국민 모두가 한번쯤 곱씹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도 적절한 호소인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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