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호 김대희⁄ 2008.11.25 14:43:21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양의 디지털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와 함께, 2011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디지털 정보량이 571GB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인터넷의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환경에서 기업과 정부가 IT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EMC가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의뢰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3년 뒤 국내에서 생성·복제·유통되는 디지털 정보량이 약 2만7,237페타바이트(PB)에 달할 전망이다. 1페타바이트는 1,024테라바이트(TB)며, 1테라바이트는 1,024기가바이트(GB)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에서 생성·복제된 모든 디지털 정보의 양은 2006년의 2,891페타바이트보다 무려 53%나 증가한 4,401페타바이트 규모로 조사됐다. 이는 한반도의 해안 연안선(총 8,593km)을 따라 책으로 100m 폭의 벽을 11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인류 최대의 토목공사’라고 불리는 중국 만리장성의 지도상 연장길이가 2,700km이며, 중간에 갈라져 나온 지선들까지 합치면 총 길이가 약 5,000~ 6000km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가 더 빠르겠다. 또 이를 더욱 실감나는 분량으로 환산해 본다면, 대한민국 인구 5,000만 명을 기준으로 지난해 국민 1인당 평균적으로 92GB의 디지털 정보를 생성·유통한 셈이다. 이는 전세계 인구 1인당 평균 디지털 정보량 46GB보다 2배가 많은 규모이다. IDC는 향후 대한민국의 디지털 정보량이 57%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1년에는 2007년 대비 6배가량 증가한 2만7,237페타바이트, 국민 1인당 평균 디지털 정보량은 571GB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크기는 한반도 연안선을 따라 책으로 100m 폭의 벽을 무려 70m 높이까지 쌓아 올릴 수 있는 분량이자, 대한민국 국민 1인당 MP3 11만7,025곡(1곡당 5MB 기준), 소설책 58만5,125권(1권당 1MB 기준)에 해당하는 디지털 정보량이다. 지난해 정보량을 대상으로 데이터 종류에 따른 구성비를 살펴보면, 비정형 데이터로 분류되는 이미지와 음성 데이터가 전체 정보량의 92%를 차지하는 반면, DB와 같은 일반 정형 데이터는 8%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 비정형 데이터가 디지털 정보 성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올해 디지털 정보량, 스토리지 용량 추월할 듯 한편, 올해 국내에서 생성·복제 및 유통되는 디지털 정보의 총량(7,218페타바이트)이 처음으로 가용한 컴퓨터 저장장치(스토리지) 용량(5,988페타바이트)을 추월하고, 2011년에는 디지털 정보량(2만7,237페타바이트) 대비 가용 컴퓨터 저장장치 용량(1만2,800페타바이트)이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EMC의 김경진 사장은 “2007년에서 2011년까지 향후 5년 간 국내 IT 지출은 약 15%, 인터넷 사용자 수는 약 240만 명, 광대역 통신망 사용 가구 수는 150만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디지털 정보량은 향후 5년 간 6배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은 정보관리와 저장,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정보 거버넌스 등 정보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업들은 경제적 비용으로 정보로부터 최대한 많은 비즈니스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기반환경을 구현해 정보의 가치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11년 전세계 디지털 정보량 2조GB 시대 이와 관련해 오는 2011년에는 전 세계에서 생산·유통되는 디지털 정보량이 1.8제타바이트(ZB), 약 2조GB(1ZB는 1,024EB, 1조1,000억GB)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시장조사 기관인 IDC의 ‘2011년까지의 전세계 디지털 정보 성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되어 복제 및 유통된 디지털 정보량은 281엑사바이트(Exabyte, 1엑사바이트는 10억GB)로 2006년의 180엑사바이트와 비교해 57% 늘어났다. 보고서는 향후 디지털 정보가 연평균 60%의 고성장률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2011년에는 2006년 대비 10배나 증가한 1.8제타바이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인구 65억 명을 기준으로 하면 2007년 세계 인구 1명당 디지털 정보량은 45GB이며,2011년에는 280GB로 늘어난다. 45GB는 4분 분량의 MP3 음악(약 4MB) 1만1,500곡이며, 300쪽짜리 소설책을 1.6㎞의 높이로 쌓을 수 있는 분량이다. 280GB는 45편 가량의 DVD 영화(편당 6GB)에 해당한다. IDC는 디지털 카메라나 디지털 TV 등 디지털 기기의 확산과 함께 디지털 정보 생산 및 복제가 활발해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디지털 정보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IDC는 CCTV에 찍힌 영상 등 자의와 상관없이 생성되는 개인 디지털 정보를 지칭하는 ‘디지털 그림자(Digital Shadow)’에 해당하는 정보량이 개인이 능동적으로 생성하는 디지털 정보량을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별로는 디지털 정보 성장에 기여하는 기업의 비중은 GDP(국내총생산)나 IT 투자규모와 연관성이 적었다. 금융권의 경우 전 세계 IT 투자규모의 20%를 차지하지만, 디지털 정보 생성에는 6%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디어·엔터테인먼트·통신 산업 등은 전 세계 경제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에 불과하지만, 50%의 디지털 정보량을 생성·유통하고 있었다. ■ IT 인프라 효율성 높일 선제대응 필요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인터넷 정보량이 폭증함에 따라 IT 인프라의 효율성을 위해 기업과 정부가 환경조성과 기술개발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인터넷 정보량 급증의 영향과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사용자와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폭증으로 인터넷 트래픽(통신) 수와 용량이 과거에 비해 폭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지난 2년 간 전 세계의 블로그 수는 16배, 월별 게시물 수는 10배로 늘었으며,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는 1억 개의 동영상이 게시됐다. 실제로 야후가 검색 서비스를 시작하던 초창기의 서버 수는 1,000대 미만이었으나, 2007년 현재 구글의 서버는 약 100만 대 수준에 육박하는 등 네트워크·서버·솔루션 등 IT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업의 기밀유출에 의한 피해가 늘고 있다. 연구소는 “인터넷 정보량이 급증함에 따라 정부는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했고, 기업은 IT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등 IT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다”며 “하지만, 개별기업의 IT 인프라 확대는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