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경제상황이 침체된 요즈음, 한국의 일반 골프장들은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치열한 우위 경쟁과 생존전략 속에서 빠르게 일반 골프장들은 변신을 하고 있는데 비해, 군 골프장은 아직도 무풍지대에서 구시대의 구태의연한 운영방식으로 철밥통을 유지하다 보니 시설과 서비스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내부 쇄신과 혁신이 없이는 일반 골프장과 경쟁, 아니 따라갈 수조차 없게 되자, 인사방침을 바꾸어 시대변화의 물결을 타고 새로운 혁신을 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그러나 군 골프장은 그 특성상 운영의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여건이며, 또한 민간 골프장에 비해 유연성이 부족하고 경직성이 강해 내부변신은 사실상 매우 어려운 현실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충청남도 계룡시 남선면에 위치한 계룡대 CC는 지금까지의 사장 낙하산 인사를 지양하고 경합에 의한 선출방식으로 사장을 영입하면서, 계룡대 체력단련장에서 계룡대 컨트리클럽으로 골프장 이름을 바꾸고 단지 명칭뿐 아니라 한층 더 격조 높은 서비스와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을 갖춰 가며 군 골프장의 위상 확립과 함께 보다 좋은 골프장으로의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분업과 전문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때, 골프장 경영은 꿈의 시작점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사장은 직원들의 생각과 의식을 바꿔 놓고 있으며, 수십 가지의 계획된 사업계획을 하나씩 펄쳐 나가면서 골프 코스의 면모를 바꾸어 놓고 있다. 코스의 거리목은 페어웨이 한가운데 장미꽃 한 송이로 표시되어 있고, 그늘집에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화장실에는 비데 변기에 화가의 그림이 치장되어있어, 여기가 군 골프장인가 하는 의아심을 갖게 한다. 코스 곳곳에는 여타 골프장에서 볼 수 없는 골퍼들의 스윙을 도와주는 스윙거를 비치해 놓았고, 골퍼들의 굳은 몸을 풀어주고 작은 부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트위스트 머신을 설치하여 허리운동과 어깨·다리 운동을 하도록 하여 유연성을 갖게 해주고 있다. 그의 골프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퍼블릭 코스이지만 명예 클럽인 ‘아너스클럽’을 만든다는 것이다. “한 골프장에 퇴역장군이 수십 명 모여서 라운드하는 골프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군인은 명예를 존중하는 직업으로서, 명예와 사기를 한껏 추켜세워주고 공익성과 공공성에기초를 둔 경영을 펼치겠다”는 것이 그의 방침이다. 또한, 지금까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사용자 중심의 운영체제에서 고객중심”으로 고객을 배려하는 운영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직원이 변해야 골프장이 발전하고, 골프장이 발전하면 직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모토를 정하고 서비스 개선과 직원 복지 사업을 병행하여 실천하고 있다. 18홀을 돌고 나니, 골프장의 운영은 퍼블릭 개념이지만 시설과 서비스는 멤버십 골프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된 품격 골프장이라는 것을 느꼈다. 캐디의 친절함과 헌신적인 서비스, 직원들의 밝은 태도와 인사성, 코스는 물론이려니와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그리고 부대시설에는 청결함이 배어 있고, 음식에는 정갈함과 맛이 뒤따라 이를 종합해 총체적으로 평가해볼 때 ‘아너스클럽(honor’s club)’이라는 데 이의를 달 수가 없었다. 경영자가 누구냐에 따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리조트 단지의 브랜드 가치는 올라가는 법이다. 경영자의 끊임없는 노력과 시대조류에 어울리는 아이디어, 직원들과의 의사소통과 사기진작, 솔선수범하는 간부들의 성실함과 애사심 그리고 리더십 반복적인 교육과 우수직원에 대한 포상과 인사상의 플러스 등등, 이 모든 것이 합쳐질 때 군 골프장이고 회원제 골프장이고 고품격골프장이 되는 것이다. 이 계룡대 군 골프장에서 시도되는 변화가 성공하면, 이 파급효과는 민간 골프장에 5배 이상의 임팩트를 주어 우리나라 전체 골프장의 품질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하며, 더불어 여타 국영기업체에까지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새로운 MB 정부가 들어서 개혁의 시동이 공기업은 물론 군 골프장까지 변화의 물결이 미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