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가 2009년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차산업인 제조업의 고용 및 이윤 창출 효과와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어, 새로운 경제도약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에서, 문화 콘텐츠 산업은 많은 일자리를 낳고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등 가능성이 뛰어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는 지난 11월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등 문화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 5년 간 총 4132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인촌 장관은 이날 “문화 콘텐츠 분야는 녹색성장과 고용창출에 효과적이면서 성공 가능성이 큰 산업이지만, 그 동안 정부가 투자 및 정책 개발 등에서 소홀해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했다”며 “오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문화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위해 인력 양성 및 해외 마케팅, 유통 구조 개선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문광부가 발표한 콘텐츠 육성전략에는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 육성 방안과 문화 콘텐츠 산업의 유통 혁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문 인재 양성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 만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 만화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1906년에 이도형의 1칸 만화 ‘삽화’가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지 100년이 지났다. 만화 100주년을 계기로 만화산업의 분위기를 바꾸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만화산업이 성장의 한계를 맞은데 대해, 디지털 만화의 원고료 및 수익 배분 문제, 판권계약 등에서 뉴 미디어 환경에 맞는 콘텐츠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화부는 만화 창작의 역량을 강화하고, 유통구조 및 시장 선진화를 위해 5년 간 약 1,42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유인촌 장관은 “해리포터·미키마우스 등 세계가 놀랄 킬러 콘텐츠가 캐릭터 산업에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며 “잘 만든 캐릭터 하나는 만화·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뮤지컬 등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가 나올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화 콘텐츠 멀티플렉스 조성 ▲문화 콘텐츠 상품 온라인 쇼핑몰 조성 ▲어린이대공원 내 캐릭터 테마관 조성 ▲서울 캐릭터 페어 세계적 규모 격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부는 이미 약 10억 원을 지원해 캐릭터 ‘깜부(KAMBU)’를 만든 바 있다. 깜부는 애니메이션, 체감형 게임, 어린이 뮤지컬, 출판, 캐릭터 상품화 등 여러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 왜 콘텐츠 산업을 주목하나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 산업은 ‘대장금’이나 ‘겨울연가’ 등의 한류열풍과 함께 2000년 매출 21조 원에서 2007년 62조 원으로 연평균 16.7%의 고도성장을 보여 왔다. 세계 콘텐츠 산업도 2007~2011년 연평균 6.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다분한 분야로 꼽힌다. 또, 2000~2007년 우리나라 전체산업평균의 고용증가율이 1.4%였던데 비해, 문화 콘텐츠 산업의 고용증가율은 4.4%에 달한 것으로 미루어, 문화 콘텐츠 산업 분야는 고용유발 효과가 상당하다. 또, 이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로 ‘한국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홍보 효과도 있다. 그 예는 영화 ‘반지의 제왕’이 촬영된 뉴질랜드에서 찾을 수 있다. 뉴질랜드는 3편의 시리즈로 연작된 ‘반지의 제왕’ 덕분에 소설→영상→게임→캐릭터→관광지 등으로 연쇄적인 효과를 보면서 관광객이 해마다 5.6% 가량 증가했다. 영상산업도 146% 성장했고, 고용창출도 2만 명 가량 증가하는 등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문화 콘텐츠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세계에서 문화 콘텐츠 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은 단연 미국이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영화와 부수산업, 또 미키마우스로 대변되는 애니메이션과 그에 따른 2차상품 등, 개발에 개발을 거듭할 수 있는 여지를 가장 많이 만들어 왔다. 그래서 미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문화 컨텐츠 점유율은 40.1%에 이른다. 일본도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꼽힌다. 이미 중흥기를 맞고 있는 애니메이션 산업과 게임 및 캐릭터 산업은 주변국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해리포터를 만들어내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영국도 세계 콘텐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콘텐츠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매우 저조한 편이며, 성장세도 최근 들어 둔화되는 추세였다.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 점유율은 2.4%로, 중국(6.3%)·독일(5.8%)·프랑스(4.2%)·이탈리아(3.0%)·캐나다(2.5%) 등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이다. ■ 차세대 융합형 콘텐츠 육성 통해 새로운 시장 창출 민간 주도의 정책자문기관인 ‘콘텐츠 코리아 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에 대통령 주재 ‘신성장동력 보고대회’를 열어, 콘텐츠 산업의 육성과 비전의 실천과제로 △차세대 융합형 콘텐츠△제2의 온라인 게임 혁명 △100년 감동의 킬러 콘텐츠 육성 등을 꼽은 바 있다. 이 같은 정책과제는 정부가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향후 문화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의 청사진이 될 전망이다. 콘텐츠 코리아 추진위는 이 정책과제를 수행하여 세계 5대 콘텐츠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콘텐츠 산업의 매출을 2007년 62조 원에서 2012년 100조 원으로, 수출은 16억 달러에서 78억 달러로, 고용은 52만 명에서 100만 명으로, 점유율은 2.4%에서 5%로 상향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중 차세대 융합형 콘텐츠는 컴퓨터그래픽(CG) 산업, 가상현실, 방통융합 콘텐츠 등 아직 초기단계의 시장이어서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IT산업에 문화적 창의성을 결합한 융합형 콘텐츠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경우, IT 강국을 이어 가는 제2의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추진위는 우리의 IT 기술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되, 향후 5년 간 6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영상 특수효과, 차세대 디지털 가상세계 서비스 환경 구축, 유비쿼터스 환경의 U-러닝 학습 엔진 개발,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설립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할리우드 등 메이저 스튜디오와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아시아 최대의 CG 제작기지를 구축하고, 디지털 가상세계 서비스와 신기술 기반 방통융합 콘텐츠 시장을 선점할 것을 주문했다. 그 중 ‘아시아 최대 CG 제작기지 구축’, ‘디지털 가상세계 서비스 시장 선점’,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방통융합 콘텐츠 및 U-러닝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향후 6,5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경우, 현재 10조 원의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2012년에는 27조 원 규모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 제2의 온라인 게임 혁명 주도, 글로벌 게임 허브 구축 두 번째 핵심 과제인 제2의 온라인 게임 혁명 주도는 최근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온라인 게임 종주국의 위상을 위협받으면서 추진력이 약화된 우리 게임 산업의 재도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이 아닌 디지털 문화 시대의 파워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제2의 온라인 게임 혁명이 불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글로벌 게임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부응한 게임 개발 등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e-Sports의 국가 브랜드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게임 허브가 되도록 제2의 온라인 게임 혁명을 주도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간 2600억 원이 투자될 경우, 2007년 5조 원 규모의 게임 시장이 2012년에는 15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IPTV나 다중플랫폼 등 기술변화와 결합된 미래형 게임 개발, 교육용·의료용·군사훈련용 게임 등 실생활과 연계된 기능성 게임 개발 지원, 게임 분야의 아카데미상이랄 수 있는 세계적인 규모의 시상식과 게임 문화 축제 개최 등에 향후 5년 간 2600억 원을 투자할 것으로 제안했다. 세계 최초의 e스포츠 복합체험시설 조성 등도 위원회가 제시한 육성 방안에 포함돼 있다. ■ 100년 감동 킬러 콘텐츠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 또 다른 핵심 과제인 100년 감동의 킬러 콘텐츠 육성은 소설 <해리포터>, 공연 <태양의 서커스>, 캐릭터 <미키마우스> 등의 해외 사례뿐 아니라 드라마 <겨울연가>, 온라인 게임 <리니지> 등 국내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킬러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추진위는 글로벌 콘텐츠를 원소스 멀티유스(OMSU)로 기획할 킬러 콘텐츠 기획자 100명을 육성하는 방안과 함께, 스토리텔링 클럽 300개 육성, 글로벌 문화원형 500개 발굴, 중형급 영상펀드 조성, 콘텐츠 제작자금 원스톱 지원 등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2012년까지 5년 간 1000억 원을 투입해 해외공동 제작 프로젝트 발굴 등 글로벌 킬러 콘텐츠를 5개 이상 출시할 수 있게 뒷받침하는 등 이 분야에 2,200억 원을 투입할 것을 주문했다. 추진위는 우리 콘텐츠 산업이 내수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키마우스나 해리포터 같은 킬러 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이러한 킬러 콘텐츠가 개발될 경우 국가 브랜드가 제고되고 한국 상품 구매는 물론 한국 관광산업에도 선순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