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해남! 남쪽바다, 아니 바다의 남쪽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큰 도시는 다 알지만 중소도시는 모르는 곳이 많다. 그렇지만 해남은 다르다. 아니, 해남은 몰라도 땅끝마을이라고 하면 모두들 안다.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고,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은근히 콧잔등을 간질이는 바닷바람의 심술에 킁킁거리면서 해남 땅끝의 봄 내음을 맡아본다. 봄은 남쪽에서, 그보다 더 먼 땅끝에서 오기 시작한다. 좁은 땅덩어리다 보니 사방팔방에서 봄 잔치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출발점은 해남 땅끝이 아닐까? 그럼 해남은 어떤 곳일까? 한반도의 최남단으로서 끝점은 북위 34도 17분 27초에 해당한다. 해남은 한반도의 최남서지역으로서 수많은 도서들이 산재하고, 심한 굴곡을 이루고 있는 침강해안이며 해침에 의해 가파른 해식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2000년 전만해도 현재의 해남 해안선의 모양과는 그 생김새가 달랐다고 하는데, 전남 해남군 송지면 군곡리에서 발견된 패총은 바로 그곳까지 바다가 들어왔다는 증거가 된다. 땅끝에서 동쪽을 쳐다보면 강진군, 북쪽에는 영암군, 서쪽과 남쪽에는 바다를 건너서 진도군과 완도군이 인접하여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현재의 해남지방은 본래 백제의 새금현인데, 신라때 침명(혹은 투빈)으로 고쳐 양무군의 ‘영현’에서 고려 때 지금의 이름인 해남으로 고쳐진다. 그후 이리저리 합쳐졌다 분리되는 과정을 거치다가, 지금의 1읍 13개 면 179개 리(里)로 편제되었으며, 인구 8만7,000여 명, 면적 864.67㎢에 달하는 전남 최대의 군이 되었고, 이후 고천암 간척공사와 영산강 3-2지구 간척공사로 면적이 더욱 넓어지게 되었다. 2 - 땅끝에 위치한 갈두마을은 칠갈(葛)자에 머리 두(頭)자를 사용해서 갈두리라고 부른다. 동국여지승람 만국경위도를 보면, 우리나라 전도(全圖) 남쪽 기점을 해남현에 잡고 북으로는 함경북도 온성부에 이른다고 적혀 있다.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천리, 서울에서 온성까지 2천리로 잡아 우리나라를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였다. 단순하게 해안촌이라고만 생각했던 갈두마을은 정말 관광지답게 잘 꾸며져 있고 산뜻하게 되어 있다. 입구에서부터 땅끝 팻말이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으며 희망의 땅끝이라고 되어 있는 커다란 석비는 사진을 찍고픈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3 - 슬그머니 올라가보자. 땅끝 전망대! 시원하다. 게다가 땅끝대장군과 땅끝여장군의 호위를 받으며, 망원경을 보면서 진격을 앞둔 장군의 자태처럼 폼을 잡아보는 것도 운치가 있다. 갈두마을을 쳐다보니 정말 평화롭게 보인다. 1주일쯤 쉬다가 갔으면 좋으련만~. 요즘 그랬다간 통보도 없이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ㅎㅎ). 해남군에서는 땅끝의 관광지화를 위해 무척 신경을 썼다는 흔적이 군데군데 보인다. 산책로도 다리가 아프지 않도록 나무층계를 만들어 두는 것은 물론, 옆 손잡이도 나무로 만들어 환경과 일치가 되도록 배려를 하였다. 새로 건축한 것으로 보이는 전망대는 손님을 맞이하는데 손색이 없어 보인다. 전망대 앞마당에 이상한 모양의 돌무리 탑이 서 있다. 이게 뭘까? 알고 보니 봉수대가 아닌가. 갈두산 봉수대는 육지의 최남단 갈두산 사자봉 정상에 있었는데, 정상에 축조된 봉수대의 원형은 거의 파괴되었으나, 1~2단 정도의 석렬 흔적을 통해 새로 복원하였다. 자연석을 이용하여 막돌로 쌓은 봉수대는 직경 15미터 내외의 원형 축조물이다. 4 -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바로 옆에 두륜산 케이블카가 보인다. 해남의 하늘길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꾸며놓은 것 같다. 이것으로 해남 관광은 끝일까? 아니다. 바로 인근에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가 정말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흙으로 된 오솔길인데도 너무 깨끗해서 걸어가기가 조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재미있게도 표석 옆에는 <사고위험지역> <천천히>라는 교통표지판이 있다. 아무리 둘레를 쳐다봐도 사고가 날 것 같지는 않은데도 실제로는 표석에 잘 부딪히는 모양이다(관광객 여러분…조심하세요). .
고산 윤선도 유적지의 관광에는 필수절차가 있다. 바로 요금! 어른 1,000원, 청소년은 700원으로 책정되어 있는데, 손님들이 얼마나 오려나? 관람시간은 9시부터 오후 6시로 되어 있다. 입구에는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장대한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백우당이라는 연못이 있고, 학교 때에 다닐 줄기차게 외우고 배웠던 어부사시사의 시비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윤선도의 유물관이 있고, 어초은사당이라는 곳을 구경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는 해남의 녹차밭을 지나왔는데, 향기만 맡아도 힘이 나고 건강해지는 느낌! 여러분들도 봄기운을 땅끝 해남에서 느껴보길 바란다 5 - 아~, 그리고 지난 3월 18일에는 ‘웰컴투 동막골’을 감독했던 장진 감독의 영화 <된장>이 해남 매화농장에서 첫 크랭크인해서 보해농원의 화려한 매화꽃이 절정을 이루는 3월 21일까지 촬영하였는데, 영화 <된장>은 사랑과 이별이라는 감성적 코드와 한국 고유의 ‘된장’이라는 특이 소재를 통해 남녀의 비밀스런 러브 스토리 전개와 그 속에 감춰진 비밀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형식의 영화라고 한다. 장진 감독의 영화가 잘 되기를 기원해본다. <교통편> ① 서울 강남 ↔ 해남 (404.3km)(소요시간 5시간) 출발시간 : 07:30, 09:10, 11:00, 14:30, 15:20, 16:45, 17:55 ②동서울 ↔ 목포 ↔ 해남 (446.9km)(소요시간 5시간30분) 출발시간 : 07:10, 10:10, 14:10, 15:40, 17:10 국토의 최남단 끝에 있는 해남 땅끝마을. 해남 땅끝마을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는 ‘해남 땅끝 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