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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봄향기에 취하고 그림에 다시 취하네

화랑가 봄 전시 가득…가족·연인과 함께 마음에 봄을 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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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1호 김대희⁄ 2009.03.31 14:18:26

움츠렸던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봄이 찾아왔다. 거리의 풍경과 스치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겨울의 썰렁함을 벗고 화사함으로 바뀌고 있다.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거리를 바라보노라면 왠지 모를 설렘에 거리로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아름다운 봄은 추운 겨울을 지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인 듯하다. 꽃과 나무와 생동감 넘치는 자연은 정말로 아름다운 계절의 노래이다. 화랑들은 이미 봄맞이 전시를 열고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온 가족이 또는 연인과 함께 화랑가로 봄소풍을 가보는 건 어떨까? 봄내음이 가득한 전시장에서 눈과 마음으로 화사한 봄을 맞이하는 기쁨. 생각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

꽃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 ‘봄 하면 무엇보다 먼저 생명의 탄생과 함께 꽃을 피우는 새싹이 떠오른다. 인사동 가가갤러리에서는 꽃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최송대 개인전이 한창이다. 최송대 작가의 화두는 꽃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형상화해내는 작업이다. 이는 꽃의 외양에 대한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그 내면에 감춰진 근원에 대한 깊은 탐색과 성찰이다. 어느 한 부분도 소홀함이 없는 붓질과 손 매무새로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는 작가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움을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봄의 마스코트나 다름없는 꽃의 모습을 내면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4월 1일부터 4월 14일까지.

씨앗에게 말을 걸다 = 따뜻한 봄을 맞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손끝에서 느낄 수 있는 전미경 개인전이 열렸다. 전미경 작가에게 자연은 커다란 캔버스이다. 꽃과 함께 추억 할 수 있는 지나간 흔적들은 화폭 위에서 고유한 조형언어로 표현되어 서정적인 작가만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씨앗·나무껍질·꽃잎이나 덩굴은 생명활동의 기호화된 꿈으로 다시 태어난 대자연의 섭리를 작가의 상상력과 세계관에 따라 다양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메마른 현대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의 작품에서 느끼는 미학적 즐거움이란 마른 꽃의 의미가 미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새롭게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데서 온다.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 속에는 작가의 열정과 사랑, 시간과 함께 멈춰버린 자연의 또 다른 흔적들이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15작품으로, 모두 신작이다. 그 중 한 작품은 12개의 작은 작품이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대작으로 완성된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의 변화된 체험을, 어른들에게는 순수했던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번 전시는 가족의 꿈과 사랑을 채울 수 있는 즐거운 나들이가 된다.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4월 1일부터 4월 7일까지.

편안한 작품으로 마음의 여유 갖는다 = 이선우는 붓과 종이라는 전통적인 표현 재료를 사용하되 내용성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변의 풍경들을 그 나름의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해내는 작가이며, 꾸준한 실험성을 지닌 작가이다.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나름의 독특한 시각과 표현기법 그리고 동시대의 주변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이선우의 작품은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편안함을 준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소재들이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에 접어들면 어는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풍경에는 우리가 과거에 살아왔던 애정이 있으며, 자연과 전원을 접할 수 있다는 푸근함이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바로 그러한 정취들이 묻어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선우의 작품을 보면, 보이는 대상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대상 표현에 나타나는 넓은 여백의 공간과 표현된 간략한 풍경 이미지의 조화도 그의 작품세계에 있어 중요한 점이다.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를 보면 지나치리만큼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어, 마치 서양회화에의 섬세한 수채화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모필의 표현과 먹의 이용이 있어 한국화임을 알 수 있다. 이선우 초대전은 삼성동 갤러리 미소에서 3월 20일부터 4월 2일까지이다.

판화로 느끼는 봄 = 미술에서 판화의 장르는 여느 다른 장르보다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장르이다. 이러한 판화의 대중성은 예술이 특정계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고 느낄 수 있는 생활문화로 점차 자리를 잡아 가는데 큰 역할을 한다. 대학로 목금토 갤러리의 ‘봄날의 감상전’은 이러한 판화의 특성을 살려 일반 관람객들이 미술을 좀 더 친숙하게 느끼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중견 판화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본 봄이라는 주제는 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봄의 기운을 선사하며, 자연을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하게 하는 전시가 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판화의 한 축을 보여줌과 동시에 각각의 작가들이 표현한 ‘봄의 자연’의 다양한 의미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전시는 4월 3일부터 4월 12일까지 열리는 1부와 4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열리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진달래 빛 공간으로의 초대 = 외로운 타국생활에 애타는 어머니의 그리움을 화폭에 담아 향수를 달래고자 했던 작가 김정수의 진달래 그림이 지난해에 이어 ‘축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관훈동 토포하우스에서 새봄을 맞이한다. 김정수 작가의 진달래 시리즈 ‘이 땅의 어머님을 위하여Ⅰ’과 ‘이 땅의 어머님을 위하여 Ⅱ’ 그리고 ‘기억의 저편’에 이은 ‘진달래 그림 5 : 축복’전 에서는 어릴 적 동무와 뛰놀던 동네 어귀, 들판, 회색 빌딩이 가득한 도심 속 하늘에서 우리의 인생을 축복해주시는 어머니의 따뜻한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차갑고 삭막한 도심 위로, 그리고 겨우내 얼어붙은 회색빛 땅 위로, 대비되는 정서를 가진 연 분홍빛 진달래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움츠러든 우리의 마음 위로 어머니의 기원의 메시지가 아련한 그리움의 메타포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의 축복 시리즈에서는 어머니의 헌신이 녹아든 아련한 그리움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작가는 화사한 이 봄에 어머니의 축복이 한아름 안겨진 진달래빛 공간으로 초대장을 건네고 있다. 4월 8일부터 4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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