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KBS2 월화극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가 25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꽃남>은 이민호·김준·이시영·김소은 등의 신인 연기자를 단번에 톱스타의 반열로 올렸으며, 그룹 SS501 리더 김현중의 연기자 가능성을 높인데다, 무명 연기자 이민정을 톱스타로 등극시키고, MBC 월화극 <에덴의 동쪽>에서 송승헌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김범을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게 한 스타 등용문이었다. 사건·사고 등 탈도 많은 드라마였다. 주연배우 구혜선·김범·김준·김현중·이민호 등은 모두 한 번씩 사고를 당해 팬들의 가슴을 졸였다. 특히, 극중 금잔디(구혜선 분)를 괴롭히는 ‘진선미’ 삼인방 가운데 ‘선’ 역을 맡았던 신인배우 장자연은 갑자기 자살해 충격을 줬다. 성상납·술 접대 인사들의 실명이 적힌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는 아직까지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채 뉴스에 연일 특종 보도되고 있다. <꽃남>이 화제가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내의 유혹>(SBS), <사랑해, 울지마> (MBC) 등과 함께 막장 논란에 휩싸였던 드라마라는 사실. 전문가들은 “<꽃남>은 황금만능주의·외모지상주의·PPL(간접광고) 등의 악영향을 끼친 드라마”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꽃남>이 종영되며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남자 이야기>를 비롯해, <시티홀> <식스먼스> 등 4월의 안방극장에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 ■유쾌한 소재·내용의 드라마 포진 송승헌·연정훈·한지혜·이연희 주연의 인기 드라마 <에덴의 동쪽>(MBC) 후속으로 3월 16일 첫 방송되며 같은 시간대 왕좌를 지키고 있던 <꽃남>에게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드라마는 MBC 월화극 <내조의 여왕>. 신데렐라를 꿈꾸던 여자 주인공이 대박인 줄 알고 결혼한 남자가 알고 보니 깨진 쪽박이라는 사실을 알고, 남편을 성공시키기 위해 내조에 뛰어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배우 김승우와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김남주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그동안 보여준 우아하고 도시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억척 ‘마누라’가 된 김남주의 열연이 돋보이는 드라마이다. 사회 부적응자인 남편을 180도로 개조시키기 위해 아부 떨기는 기본, 비열하고 더러운 일까지 서슴지 않는 김남주는 웃음 포인트. 여기에 패션 리더 이혜영의 능청스러운 말투는 유행을 예감하고 있다. 또, 한심한 남편의 전형을 보이고 있는 오지호의 연기 변신도 웃음을 자아낸다.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 (SBS), 시트콤 <멋진 친구들>(KBS)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와 드라마 <비포&애프터 성형외과>(MBC)와 MBC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 <논스톱3> <뉴논스톱>의 김민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김남주·오지호·이혜영 외에도 최철호·윤상현·선우선·김창완·나영희가 출연한다.
<돌아온 일지매>(MBC)의 후속으로 4월 15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수목극 <신데렐라맨>은 영화 <고사: 피의 중간고사>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로 저예산·고수익을 거둔 제작사 코어콘텐츠미디어의 첫 드라마이다. <신데렐라맨>은 한국판 ‘왕자와 거지’ 이야기로, 권상우가 재벌3세와 ‘텐프로’ 코디네이터를 오가며 1인2역 연기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 동대문시장에서 파리 샹젤리제 거리로 입성하는 주인공들의 성공 스토리가 역동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권상우를 비롯, ‘소녀시대’ 윤아, 뮤지컬 배우 출신 훈남 송창의, ‘쭉쭉빵빵’ 한은정의 신선한 사랑방식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4월 25일 <가문의 영광> 후속으로 첫 방송을 앞둔 주말극 <찬란한 유산>도 기대작이다. 식품회사 회장의 손자 선우환(이승기 분)과 요리사 지망생 고은성(한효주 분)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집안의 몰락, 동생의 실종 등 갖은 불행을 겪는 고은성이 우연한 기회에 선우환의 할머니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아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가수 이승기가 <돌아온 일지매>(MBC)의 일지매를 마다하고 택한 작품이어서 더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타이틀롤을 맡은 이승기의 연기가 빛을 발할지 빛을 영영 잃을지도 관심사다. ‘구준표’ 이민호와 열애설이 난 신예 문채원, 청순미녀 한효주, 배수빈 등이 출연해 이승기와 사랑싸움을 벌일 예정이다. ■가족의 중요성 다룬 가족 드라마 새로운 출발 방송 3사가 새로운 내용과 구성의 가족 드라마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3월 14일 첫 방송된 MBC 주말극 <잘했군 잘했어>는 한순간의 실수로 꿈을 잃어버리고 예상치 못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인기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사랑해 당신을>을 집필한 박지현 작가와 ‘프리티 우먼’ 채림이 오랜만에 콤비를 이룬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김남원 감독은 <한지붕 세가족> (MBC) <전원일기>(MBC) 등 가족을 주제로 한 드라마 전문(?), 공동 연출 손형석 감독은 <굳세어라 금순아>(MBC) <옥션하우스>(MBC) 등을 연출했다. 채림 외에도 뮤지컬 스타 엄기준·김승수·김정화·김해숙·주현·최다니엘·서효림·정애리·강부자·이한위·천호진·윤소정 등 젊은 연기자와 연륜을 갖춘 중견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가족애를 그린다. <유리의 성> 후속으로 현재 SBS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코믹극 <돌아와요 순애씨>(SBS) <불량커플>(SBS)을 집필한 최순식 작가와 <부자유친>(SBS), <눈꽃>(SBS), <왕과 나>(SBS)의 이종수 연출이 콤비를 이룬 작품. <주몽>(MBC), <황금신부>(SBS)를 제작한 대형 기획사 올리브나인이 제작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딸부잣집 네 자매의 모습을 통해 결혼의 변화와 삶의 이중성, 이혼과 재혼의 변화, 정신적 불륜, 부부 간의 권력 문제로 인해 유발되는 문제점, 이주여성들의 귀화문제, ‘미스 맘’에 대한 사회적인 옳고 그름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지수원·유호정·한고은·송화령이 네 자매를, 이성민·윤다훈·박광현·가수 테이가 네 자매와 얽히고설킨다. 이 외에도, 임현식·박정수·선우재덕, <미녀들의 수다>(KBS2) 출신 베트남 미녀 하이옌이 출연해 드라마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특히, 코믹 연기의 달인 윤다훈의 오버 액션과 순진무구 처녀 하이옌이 펼치는 독특한 사랑 이야기가 웃음을 유발한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네 자매의 이야기라면, 4월 11일 방송 예정인 KBS2 새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은 네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다. KBS2 드라마 <달자의 봄> <쾌도 홍길동>의 이재상 감독이 연출을 맡고, <며느리 전성시대>(KBS2)의 조정선 작가가 집필한다. 손현주·지창욱·이필모·한상진이 집안에서는 가장 귀한 아들이지만, 집밖에서는 2% 부족한 남자를 열연한다. 박선영·이윤지·강은비·유선·윤미라·백일섭·안남희·최지나 등이 출연, 감초 역할을 할 예정이다. ■탄탄한 대본·연출·스타성·연기력 안 봐도 잘될 것 같은 드라마 <꽃남>의 후속으로 4월 6일 첫 방송되는 KBS 새 월화극 <남자 이야기>는 <여명의 눈동자>(MBC), <모래시계>(SBS), <태왕사신기>(MBC)의 송지나 작가가 2년 만에 내놓는 야심작이다. 돈에 의한 비극, 돈을 향한 결심과 복수를 그린 드라마이다. 송지나 작가라는 ‘네임 밸류’만으로도 작품성과 시청률은 보장된 거나 다름없다. 여기에 최근 같은 시기에 개봉되며 경쟁한 영화 <마린보이>의 김강우·박시연, <작전>의 박용하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김강우는 이 드라마를 통해 생애 첫 악역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4월 1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남자 이야기>의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세 주인공은 모두 하나같이 “송지나 작가와 꼭 한 번 일하고 싶었는데, 이 좋은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특히, 박시연은 “꼭 출연시켜달라고 매달렸다”고 말해 송 작가의 파워를 짐작케 했다. 세 주인공 외에도, 장세진·이필립·박기웅·한여운·이문식·장항선·김뢰하·방은희·김형범 등의 열연도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인기 드라마의 후속작은 망한다”는 징크스가 있는 만큼, <꽃남>의 후폭풍이 <남자 이야기>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4월 29일 첫 방송 예정인 <미워도 다시 한 번>의 후속작 <식스먼스>(Six Month)는 우체국 말단 직원(황정민 분)과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김아중 분)가 6개월 간 계약 결혼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계약결혼’은 식상한 소재이지만, 영화배우 황정민·김아중이 연기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두 배우 모두 연기력·흥행성에서 보장을 받은 충무로의 간판급 배우이기 때문. 두 사람이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신스먼스>를 택한 만큼, 뭔가 특별한 드라마임에 분명하다. 노희경 작가의 <굿바이 솔로>(KBS2), <꽃보다 아름다워>(KBS2)를 연출한 기민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황태자의 첫사랑>(MBC)의 정진영·김의찬 작가가 공동 집필한다. 황정민·김아중 을 비롯, 이청아·백성현·주상욱·김광규·전미선·이수영·연미주·문재원·이해영·김은정 등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특히 아역 출신 백성현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그는 극중 톱스타인 누나를 끔찍이 아끼는 남동생으로 출연한다. 하지만 번번이 말썽을 일으키는 사고뭉치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에 지금껏 보여준 반듯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식스먼스>와 같은 날 첫 방송을 앞둔 경쟁작 SBS 새 수목극 <시티홀>은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온에어>의 최강 콤비 신우철 연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어서 기대가 크다. 작은 지방의 소정치 이야기가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려질 예정으로, 특히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엘리트 공무원 ‘조국’ 역을 맡은 차승원은 KBS2 드라마 <보디가드> (KBS2) 이후 6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다. 또한, 그 동안 영화 <잠복근무>와 MBC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 등에서 다양한 공무원 역할로 열연을 보여준 김선아가 이번 작품에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10급 공무원을 연기한다. 김선아는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평범한 10급 공무원에서 극적으로 시장이 되는 ‘신미래’ 역을 맡았다. 차승원·김선아·추상미·이형철 주연으로 차화연·김아랑·이준혁·윤세아·정수영 등 조연들의 연기도 돋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