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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종묘제례악 재현한다

2009 국립국악원 정악단 정기공연 <종묘제례악-보태평과 정대업> 최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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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3호 이우인⁄ 2009.04.14 13:04:13

종묘제례악이 현악의 선율을 되살린 모습으로 500여 년 만에 그 위용을 드러낸다. 국립국악원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00여 년 전의 모습을 재현한 <종묘제례악> 공연을 4월 16일 서울 서초동의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정악단 정기공연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신위를 봉안한 종묘에서 제례를 올릴 때 연주하는 음악이다. 1964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종묘제례악>은 2001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무형 유산 걸작’으로도 선정되어 세계적으로 높은 위상을 떨치고 있다. “<종묘제례악>은 뛰어난 예술성, 악(樂)·가(歌)·무(舞)가 종합된 방대한 규모와 500년 이상 전승돼 온 오랜 역사, 예와 악이 결합된 공연예술양식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이라고 국립국악원 이숙희 학예연구사는 설명한다. 현재는 종묘제례와 더불어 매년 5월 첫째 주에 한 차례 종묘에서 연주되고 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왕조의 역대 제왕을 섬기는 종묘제례시 연행되는 악(보태평·정대업·진찬악 등), 가(악장), 무(일무) 일체를 일컫는다. 조선조 세종대(1418~1450)에 연례악(궁중의 조회 및 연회 때 연주되던 음악)으로 창제된 보태평(조종(祖宗)의 문덕(文德)을 찬양하는 음악)과 정대업(무공(武功)을 찬양하는 음악)은 세조 9년(1463)에 제례악(천신(天神) ·인신(人神) ·지신(地神)의 제향(祭享)에 쓰이는 음악)으로 채택되어 제례에도 연주됐으나, 연례는 간간이 연주됐다. 지금은 제례악으로만 연주되고 있다. 보태평과 정대업이 종묘제례악으로 채택된 후 전승되는 과정에서 악곡·악기편성 등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 정악단의 정기연주회는 <악학궤범>(1493년 왕명에 따라 제작된 악전(樂典))에 기록된 종묘제례악 악기편성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본연의 모습을 찾는데 목적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종묘제례악은 8개 제례 절차에 보태평 11곡과 정대업 11곡, 진찬악 등의 27곡으로 구성되지만, 이번 연주는 제례 절차가 아닌 악기편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국립국악원 이숙희 학예연구사는 “1부에서는 등가에서 연주하는 악곡인 <전폐희문>, 초헌의 보태평, 철변두의 옹안지악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헌가에서 연주하는 악곡 중 정대업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공연은 국립국악원의 역사와 함께 우리 고유의 예악정신을 바탕으로 궁중음악과 풍류음악을 전승하고 있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80여 명의 단원이 무대에 올라 500여 년 가까이 살아 숨 쉬며 달려온 역동적인 음악의 아름다움을 한껏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단발적인 웃음과 재미에 익숙해진 요즘 관객에겐 예와 악을 중시하는 <종묘제례악>은 다소 지루한 공연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립국악원의 양경숙 악장은 “예악은 국민의 흥을 돋우고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이 아니라, 정신·사상·예를 강조하는 음악”이라면서 “우리나라의 높은 정신 등을 깊이 생각하며 진중하게 감상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분명 유익한 공연이 될 것이다”고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예매는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ncktpa.go.kr)와 옥션티켓·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공연 당일 예악당 1층 로비에서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통차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문의) 국립국악원: 02-580-3300

+ 조선 중흥기 역사의 선율 되살린 <종묘제례악> 이번 정악단의 정기공연에서 연주되는 <종묘제례악>은 제1부 보태평과 제2부 정대업으로 구성된다. 종묘제례에서 영신·전폐·초헌의 절차에 보태평을 연주하는데, 영신은 헌가(대뜰 아래(낮은 곳)에서 아뢰는 풍악)에서 희문을 연주하고, 전폐는 등가(대뜰 위(높은 곳)에서 아뢰는 풍악)에서 희문을 연주하며, 초헌은 등가에서 보태평 전곡을 연주한다. 이번에는 보태평 전곡을 연주하는 초헌의 악기편성에 따라, 보태평은 등가의 편성으로 연주한다. 종묘제례의 아헌과 종헌은 헌가에서 정대업 전곡을 연주하기 때문에, 정대업은 헌가의 편성으로 연주한다. 삼헌은 술잔을 세 번 올리는 일을 말하는데, 초헌(初獻)·아헌(亞獻)·종헌(終獻)을 일컫는다. 오늘날의 등가와 헌가는 편성하는 악기의 종류가 조금 다를 뿐 악대의 형태 면에서는 구분이 없다. 그러나 헌가는 본래 동쪽·서쪽·북쪽의 세 면을 편종(국악기 중 금부(金部)에 속하는 유율타악기(有律打樂器))·편경(국악기 중 석부(石部)에 속하는 유율타악기)및 노고(피명악기(皮鳴樂器))·노도(혁부(革部)에 속하는 피명악기)로 에워싸는 헌현(軒懸)으로, 등가와는 형태가 달랐다. 이번 공연에서는 헌가를 헌현 본래의 모습대로 편성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등가는 노래와 현악기, 헌가는 관악기와 타악기로 편성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종묘제례악>은 등가와 헌가에 모든 노래와 현악기가 편성돼 있는 특별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악기편성의 또 다른 특징은 연주방법 면에서 현악기·관악기·타악기가 전부 포함돼 있고, 악기의 계통 면에서 아악기·당악기·향악기가 모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는 대부분이 없어지고, 악기의 종류와 숫자가 크게 축소되어 있다. 이번 공연에는 현재 전승되는 악기는 물론 전승이 단절된 악기도 복원·제작해 편성함으로써 과거 <종묘제례악>의 본모습에 가깝게 재현될 예정이다. <악학궤범> 당시에 비해 현행 종묘제례악의 연주에 사용하지 않는 악기 중, 현악기는 가야고·거문고·향비파·당비파·월금·대쟁이고, 관악기는 생·우·화·훈·관·지·퉁소·당적·중금·소금이며, 타악기는 특종·특경·노고·노도 등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 악기들을 모두 사용한다고 전해져 웅장함이 기대되고 있다. 국립국악원 이숙희 학예연구사는 “이번 공연에는 ‘삼현삼죽’(세 종류의 현악기와 세 종류의 대나무 악기의 구성)과 일제강점기 이후 전승이 단절된 현악기의 선율을 복원하고, 등가에 특종·특경, 헌가에 노고·노도를 편성했으며, 앉아서 연주하는 방향을 사용한다. 방향은 서서 연주할 때는 받침대를 사용해 키를 높이고, 앉아서 연주할 때는 받침대 없이 키를 낮춰 연주하는데, 이번 연주에서 이런 연주 자세에 따른 악기 사용의 전통을 재현했다. 또, 2006년부터 옛 고서 및 자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생황의 3가지 종류인 생·우·화 및 좌식 방향, 당비파, 월금 등을 복원 제작해 이번 무대에 처음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헌가를 헌현 본연의 형태로 재현하여 궁중 악대의 본래적 모습을 되살리고, 각종 악기를 보완·편성함으로써 웅장하면서도 음색이 조화로운 종묘제례악을 재현한 것이 이번 연주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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