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첩보 드라마의 새 역사를 창조할 <아이리스>(IRIS·20부작)가 5월 12일 서울 구로구 나인스에비뉴에서 대규모 제작발표회를 갖고, 그 희망찬 포부를 전했다. <아이리스>는 제2차 한국전쟁을 막기 위해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해 나가는 특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형 첩보 액션 드라마이다. 드라마 <허준> <상도> <올인> <폭풍 속으로>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 <주몽> <식객> 등 한류 드라마를 이끈 스타 작가 최완규가 집필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유리> <바람의 파이터> <홀리데이> <가면>의 양윤호 감독과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으로 2006년 백상예술대상 방송부문 신인 연출상을 수상한 김규태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았다. 또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 <잉글리시 페이션트> <가문의 영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제작·수입하는 (주)태원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 제작에 첫 발을 내딛는 작품이어서 <아이리스>가 영화적 스케일을 갖게 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김규태 감독은 “이번 작품은 기존 드라마 시스템과 다르게 영화적인 접근을 많이 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된다.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영화적인 스케일이 있는 액션 신들과 함께, 또 어느 정도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는 영화적인 디테일을 강조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이 중요한 드라마인 만큼 긴 이야기의 호흡을 적절하게 배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아이리스>에서는 스토리적인 부분을 충분히 살리려고 한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리스>의 방영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이처럼 방영 날짜가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작발표회를 하는 경우는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KBS를 통해 방영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으나, 아직 편성을 협의 중인 단계에서 KBS와의 사전협의 없이 태원 측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은 점에 대해, KBS 측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 물론, 이날 태원에서는 KBS에서 방영된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들은 으레 KBS로 판단, 기사를 작성한 것. 이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미리 끌어 모아 KBS의 편성권을 순조롭게 따내기 위한 태원 측의 전략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류 톱 스타, <아이리스>에 다 모였네 <아이리스>에 대한 관심은 곧 배우들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최고의 캐스팅을 자랑한다. 영화·드라마·CF·가요 등에서 특A급의 대우를 받는 톱 스타들이 총출동한다는 사실.
먼저 지난해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김지운 감독)에서 나쁜 놈으로 열연을 펼친 이병헌이 남자 주인공 ‘김현준’으로 분한다. 이병헌의 드라마 출연은 2003년의 안방극장에 돌풍을 일으킨 <올인> 이후 5년여 만이다. 일본에서 ‘병사마’로 불리는 이병헌의 인기를 입증하듯, 이날 제작발표회 역시 일본 아줌마 팬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가 맡은 김현준은 천재적인 두뇌와 냉철하지만 과감한 행동력을 지닌 국가안전국(NSS) 최정예 요원이다. 현준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밀집단 ‘아이리스’로 인해 음모와 배신에 휘말린 후, 조국을 위해 아이리스와 맞서게 되는 인물이다. CF에 뜨기만 하면 네이버 등 포털 검색 사이트의 인기검색 순위 1위 자리를 예약하는 서울대 출신 배우 김태희가 이병헌·정준호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매력적인 여인 ‘최승희’ 역에 캐스팅됐다. 김태희 역시 2005년 1월 종영된 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 이후 4년 만에 브라운관을 찾는 것. 최승희는 지적이고 당찬 매력으로 현준과 사우를 사로잡는 NSS 최고의 프로파일러이다. 그 동안 여성스럽고 귀여운 모습으로 어필했다면, <아이리스>에서는 서울대 출신다운 김태희의 지적인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병헌·김태희와 삼각관계의 정점에 놓인 인물 ‘진사우’는 영화배우 정준호가 맡는다. 정준호는 지난해 초에 종영된 인기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이후 불과 1년 만에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사우는 NSS 소속 엘리트 요원으로, 현준과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지만, NSS로부터 현준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후 갈등 끝에 현준에게 총구를 겨누는 인물이다. 현준의 연인 승희를 오랫동안 바라보기만 했던 사우는 결국 현준의 빈자리까지 차지하게 된다. 한류 스타 김승우도 <아이리스> 소속(?)이다. 최근 <드림걸즈>로 뮤지컬 무대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김승우가 <아이리스>에서 맡은 역할은 부드럽고 날카로운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북측 최고 첩보요원 ‘박철영’. 철영은 유럽에서 다년 간 유학한 경험으로 다국어 구사에 능통하고 자본주의의 음악과 패션에도 조예가 깊은, <아이리스>에서 다방면으로 가장 완벽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승우는 최근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내조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남주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는 아내를 위해 <내조의 여왕>에서 카메오로 출연, 안방극장에 웃음을 준 바 있다. 이번에는 뛰어난 카리스마로 중무장하여 여심을 뒤흔들 예정이다. 지난해 여름 드라마 <식객>으로 오랜만에 연기 활동을 시작한 탤런트 김소연이 <아이리스>에서는 현준을 사이에 두고 김태희와 카리스마 대결을 펼치는 북측 호위부 작전 공작원 출신 ‘김선화’ 역으로 분한다. 선화는 조국과 함께 존경하던 철영에게 버림받은 자신을 지켜준 현준에게 충심을 맹세하여 자신이 따르던 철영과 총구를 겨루는 인물이다. 그 동안 여성스럽고 새침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식된 김소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격렬한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 그는 액션 연기에 겁 없이 덤벼들어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아이리스>의 10대 시청자 담당은 단연 인기 그룹 빅뱅의 T.O.P(탑). 그가 맡은 역할은 오직 표적을 제거하기 위해 존재하는 냉혈한 ‘아이리스’ 소속 킬러 ‘빅’이다. 임무를 위해서는 가족과 아이조차도 함께 없애버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이다. 강렬하고 차가운 외모와 함께 임무 수행에 필요한 행동 이외에는 극도로 제한된 동작으로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악역이지만, 요즘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카리스마가 분명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활발한 연기 활동을 해 오다 최근까지 일본 현지에서 활동한 일본의 여배우 유민도 <아이리스>에 합류했다. 이번 작품은 그녀의 국내 복귀작이면서 <올인>의 최완규 작가, 이병헌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을 높이고 있다. 유민이 맡은 역할은 일본 내각 정보조사실 국제부 소속 요원 ‘사토 에리코’. 사토는 지적이고 냉철한 인물로, 이제껏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사랑을 받아 온 유민의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되고 있다. ■<아이리스>는 스케일 다른 무비 드라마(?) <아이리스>는 일본에서 현재 한국 드라마와 영화 수출이 주춤하는 등 한류가 침체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전 제작 단계에서부터 일본의 메이저 회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침체된 한국 드라마 수출 시장에도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이미 촬영을 마친 일본의 아키타 현에서는 촬영 팀 전원의 숙소 제공, 현지 경찰 동원, 촬영지 협조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본국 관광청과 대사관에서 대규모 지원 사항을 직접 협의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고 한다. <아이리스>의 촬영장이 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이리스>는 긴장감 넘치는 첩보 액션에 200억여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제작비와 해외 로케이션, 대규모 세트 등의 화려한 볼거리, 네 명의 주인공을 둘러싼 로맨스까지 더해져 안방극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기획으로 시청자들을 매혹시킬 전망이다. 일본·러시아·미국·중국 등 전세계를 아우르는 해외 로케이션으로 풍성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이처럼 전 세계를 누비는 첩보요원들의 활약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아이리스> 제작진은 로케이션의 규모를 대폭 넓힐 예정이다. NSS(국가안전국)의 본부와 요원들의 훈련 장소 등은 국내 최고의 프로덕션 업체들이 참여한 오픈 세트에서 촬영, 흥미로운 최첨단 첩보 장치들과 무기들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펼쳐지는 광활한 설경과 자연경관, 그리고 국내 최초로 촬영이 시도될 헝가리는 1년에 걸친 치밀한 로케이션 선정으로 작품에 맞는 최적의 비주얼과 함께 실감나는 첩보요원들의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