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화가·미술평론 칼럼니스트) 베네수엘라(Venezuela)의 마라카이보(Maracaibo)에서 1927년에 태어난 빅토르 발레라는 마라카이보 조형예술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45년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Caracas)에 이전해서 카라카스의 조형예술학교에서 계속 수학했고, 1952년에 파리로 이주하였다. 그곳의 장 드와슨(Jean Dewasne) 화실에서 빅토르 바사렐리(Victor Vasarely)와 작업을 했으며, 퐈망 레제(Femand Leger)의 화실에서도 빅토르 바사렐리와 공동으로 작업을 해 왔다. 그의 작업은 크고 작은 색면들로 구성되었으나, 치밀하고 정교한 기하학적인 원리에 치중하여 전면의 교합과 반복, 방향과 그 방향의 정갈한 배열로 충실한 화면 구성을 이루지만, 때로는 사선으로 만들어지는 조그만 색면들이 방사형으로 전면에 등장하여 강렬한 옵 아트(Op art)의 형식을 추출해낸다. 그리고 색상차를 크게 하여 부유하는 색면들은 공간에서 또 다른 패턴(Pattern)들을 조합시켜 간다. 색의 3속성을 십분 활용하여 비례(Proportion)의 상반, 이질적 공간구성을 창출해내는 빅토르 발레라는 그 자신이 창조해낼 수 있는 조형적인 원리를 가능한 한 섭렵해 왔다. 일정한 스케일의 직선적인 덩어리들을(Mass) 구성해 가면서도 다른 성질의 조형요소들을 병렬해 가며 또 다른 시각적인 요소들을 발굴해낸다. 그는 공간과 시간성의 상관관계를 항상 조형원리에 대입시키며 밀도 높은 색면들을 전개, 반복, 구성해 간다. 그의 작품을 보노라면 점점 집중해 갈 수밖에 없는 질서의 미학에 빠져들 수 있으며, 장중함과 쾌속적인 리듬의 융화에서 오는 시각적인 조화와 그 매력을 흠뻑 감득할 수 있다. 금세기 최고의 Op Artist들의 반열에 서 있는 그의 작품에서 그칠 줄 모르는 열정과 지적인 감성의 보고를 느낄 수 있음은 그가 계속해서 훌륭한 작품들을 제작할 수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유럽과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평면·입체·벽화까지 두루 제작하고 있는 그는, 베네수엘라 국립미술관과 세계 각국의 뮤지엄에 작품들을 소장하게 했으며, 여러 종류의 상도 받은 바 있다. 완숙한 경지에 들어서 있는 빅토르 발레라의 차기 전시회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