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계에 부는 바람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포츠 바람! 영화ㆍ드라마ㆍ예능 프로그램을 막론하고 스포츠를 소재로 이야기 한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국내 연예계에 부는 스포츠 열풍을 짚어본다. ■야구 소재 드라마ㆍ오락 프로그램…베이징 올림픽ㆍWBC 준우승 영향 지난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 야구 대표팀이 값진 금메달을 거머쥔데 이어,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우리 대표팀이 준우승을 획득하는 등 경제 한파로 얼어붙은 온 국민의 마음을 뜨겁게 녹였다. 이와 같은 야구의 인기를 반영하듯, 야구 소재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이 연이어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들 앞에 친근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먼저 4월 25일 첫 방송된 KBS2 <천하무적 토요일>의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를 통해 리얼리티를 살린 코너로, 임창정·김창렬·이하늘·오지호·김준·마르코·한민관·마리오 등 예능 초보들이 펼치는 A급 예능 도전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은 야구에 대한 열정만을 갖고 혹독한 훈련과 처절한 패배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임으로써 웃음과 함께 희망을 전달하겠다는 목표로 결성됐다. 2006년 KBS2 <해피선데이-달려라 슛돌이>를 연출했던 최재형 PD가 제작을 맡았다.
5월 2일 첫 방송된 MBC 주말 기획 드라마<2009외인구단>은 80, 90년대에 대히트를 친 이현세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까치와 엄지의 맑고 순수한 사랑, 긴박한 야구 장면들, 외인구단의 전승무패를 향한 투지를 그린 작품이다. <태왕사신기>의 주요 제작진이 다시 모여 지난해 6월에 크랭크인해 70%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최고의 강속구 투수이자 헌신적인 사랑의 주인공 ‘오혜성(까치)’ 역에는 윤태영, 투지와 열기를 지닌 모든 남성들의 영원한 첫사랑 ‘엄지’ 역에는 김민정, 천재타자로 승리와 사랑 모두에서 오혜성과 경쟁하는 ‘마동탁’ 역에는 박성민이 캐스팅돼 열연을 보이고 있다. ■피겨 스케이트, 매력적 소재로 급부상…‘김연아 신드롬’ 영향 지난해 4대륙대회에 이어 2009년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우승을 거머쥔 피겨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 그는 ‘김연아 신드롬’을 일으키며 CF를 점령하고 예능계를 들었다 놓는 위력을 가진 스타이다. 김연아가 올 초 출연한 광고만 해도 삼성전자 하우젠·현대자동차 기업 PR·LG생활건강 라끄베르·위스퍼·LG샤프란·매일유업·아이비클럽·롯데 아이시스 등 8건이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김연아로 인한 매출 효과를 봤다. 그가 출연한 MBC <무한도전>(4월 25일 방송)은 방송 전부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화제를 모았다. 김연아 출연 방송은 전국 가구시청률 19.7%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3포인트 가량 시청률이 올랐다. 김연아의 인기는 피겨 스케이트 종목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영화·드라마·케이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피겨 스케이트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한 것.
<신데렐라 맨> 후속으로 6월 11일 첫 방송 예정인 MBC 새 수목극 <트리플>은 국내 최초로 피겨 스케이트를 소재로 제작되는 드라마이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열정적인 세 남자의 꿈과 사랑을 감각적이고 따뜻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트리플>은 2007년 여름 안방극장을 설레게 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와 이정아 작가가 또다시 호흡을 맞춰 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특히, 고등학생 피겨 스케이트 선수 ‘이하루’ 역에 캐스팅된 신예 민효린은 지난 4월 초에 공개된 사진으로 “김연아와 똑 닮았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영화배우 이정재를 비롯하여 곧 아기아빠가 되는 뮤지컬 배우 출신 연기자 이선균·이하나·윤계상·김희 등이 출연한다. 웰메이드 드라마 <연애시대>를 제작한 옐로우엔터테인먼트에서도 피겨 스케이트 선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 <질 수 없다>(가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드라마는 하지원·김재원 주연의 KBS2 드라마 <황진이>(2006)의 연출을 맡은 김철규 PD의 차기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자 피겨 스케이트 선수와 감독이 주인공인 <트리플>보다 피겨 스케이트 쪽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이다.
거침없는 발언과 당당함이 매력인 가수 솔비는 아예 김연아가 되기 위해 은반 위로 몸을 내던졌다. 4월 초에 첫 촬영을 시작한 케이블 채널 Mnet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스 프린세스>는 솔비의 피겨 스케이트 도전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스 프린세스>는 방영 전에 김연아 선수의 ‘씽씽춤’을 패러디한 동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솔비는 제18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 스케이팅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연습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뿐 아니라, 다이어트·미용 등 솔비의 자신감 회복을 위한 도전도 진행 중이다. 한편, 솔비에게 피겨 스케이팅을 지도하는 김세열 코치는 김연아를 최초로 지도하던 스승이다. 김명민·하지원 주연의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도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등장한다. 여성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막내 가인이 전신마비 피겨 스케이트 선수 역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것. 그는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박진표 감독이 손수 지어준 보약을 마시고 8kg 가량 몸무게가 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인기 종목부터 비인기 종목까지 다양 특히, 인기 종목부터 비인기 종목까지 다양한 스포츠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납량특집 드라마 <혼(魂)>의 후속으로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맨땅에 헤딩>은 축구 드라마 <슈팅>(KBS2)에 이은 축구 소재 드라마이다. <슈팅>은 ‘애인 신드롬’을 몰고 온 유동근·황신혜 주연의 <애인>에 의해 조기 종영되는 굴욕을 맛봤지만, <맨땅에 헤딩>은 K리그 인기 스타 이동국·백지훈·기성용에 버금가는 미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어서 ‘축구판 F4’ 탄생도 점쳐지고 있다. <네 멋대로 해라> <나는 달린다>를 연출했던 박성수 PD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골프를 소재로 두 여자의 일과 사랑, 성공과 좌절을 그린 드라마 <라이벌>(2002)에 이어 본격 골프 드라마 <버디>(KBS2)도 올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버디>는 이현세의 동명 골프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다. 만화 <버디>는 좋은 집안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성장한 노력파 골퍼 박정과 천부적인 공간 감각으로 골프의 천재로 등극한 오혜성의 대결기를 다룬 이야기이다.
<자명고> 후속으로 올 하반기에 방송 예정인 SBS 드라마 <드림>은 격투기를 소재로 한다. 격투기와 닮은 권투 소재의 드라마 <때려>(2003)는 신민아·주진모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으나, KCM이 부른 OST <때려>가 히트를 친 데에 반해 10% 안팎의 시청률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드림> 또한 국내 톱스타를 대거 포진하고 있다. 특히, <드림>은 가수 손담비의 연기 데뷔작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림>은 스포츠 에이전트 ‘남제열’과 소년원 출신 격투기 선수 ‘이강석’이 역경을 헤쳐 나가 최고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로, 극중 손담비는 이강석이 속한 체육관 관장의 딸로 출연해 주진모·김범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뿐만 아니라, 손담비와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부부로 출연해 유명세를 탄 마르코도 캐스팅돼 화제가 됐다. 또한, 톱 모델 배정남과 줄리엔 강도 꽃미남 격투기 선수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줄리엔 강은 이종격투기 선수 데니스 강의 친동생이다. 그는 올해 초에 설 특집으로 방영된 MBC 설 특집 스타 격투기 쇼 <내 주먹이 운다>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격투기 왕으로 선발된 바 있다. 6월 개봉 예정인 역도 영화 <킹콩을 들다>는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천하무적 역도 코치와 시골 여중 역도부 선수들의 역도를 향한 애정과 도전을 그린 감동 실화이다. ‘버럭 범수’ 이범수, ‘4차원’ 조안을 비롯하여 최문경·이윤희 등이 출연한다. 이범수는 88 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였지만 단란주점 웨이터를 전전하다 보성여중 역도부 코치를 맡게 되는 ‘이지봉’ 역할을 맡았다. 그는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한국체육대학교 역도 은메달리스트인 윤진희 선수와 아테네 올림픽 역도 국가대표 코치인 염동철 코치에게 직접 훈련을 받았다. 동계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도 눈에 띈다. 임창정 주연의 영화 <돌 플레이어>는 ‘컬링’이라는 동계 스포츠를 소재로 준비 중인 작품이다. 컬링은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와 더불어 국민적인 스포츠로 각광 받고 있는 종목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랑받고 있는 생활 스포츠이다. 영화 <국가대표>는 전국 관객 662만을 동원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과 제작진이 또다시 뭉친 작품이다. 자신도 대표하지 못하던 다섯 청춘들이 온 국민이 응원하는 스키 점프 국가 대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유쾌한 스포츠 영화로,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과 무관심을 딛고 불굴의 의지로 메달을 거머쥔 국내 스키 점프 선수들의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 <추격자>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하정우를 비롯하여 김지석·김동욱·최재환·이재은·성동일·이한위 등이 캐스팅돼 호흡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