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건강 클리닉]심장병! 젊다고 예외가 아니다

심근경색 발생 연령 낮아지는 추세

  •  

cnbnews 제121호 편집팀⁄ 2009.06.09 16:13:15

홍명기 연세의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교수 39세의 김무리 씨. 동일 나이대의 평범한 가장들과 마찬가지로 바쁘게 살아간다. 오붓한 가정이 있고,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5년 전에 무릎 인대 수술을 받은 것 외에는 매일 새벽에 1시간씩 수영을 할 정도로 건강했고, 2년 전에는 아마추어 수영대회에서 3km를 완주한 적도 있었다. 사실 나름대로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 오던 터이다. 물론, 주로 앉아서 일을 하는 직장 업무는 답답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따른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죽기 살기로 노력해야만 했다. 최근 1년 간 거의 매일 야근을 했고, 주말 중 하루는 반 강제로 회사에 반납했다. 스트레스와 격무에 항상 시달리다 보니, 하루 반 갑씩 피우던 담배도 최근에는 조금씩 더 피우게 되었다. 평소 육식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업무상 반복되는 회식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과식하게 되었다. 그런 자리에서 술과 줄담배는 당연지사. 그래도 그는 젊은 나이를 믿었고, 고생도 낭만이라 생각했다. 젊은 나이에 생사의 기로에 서다

한 달 전. 전날도 역시 야근을 하느라 라면과 김밥을 먹고 10시쯤 귀가하는데, 갑자기 속이 답답함을 느꼈다. 체했으려니 생각하여 손을 따기도 하고 집에 있던 소화제를 먹어보기도 하였다. 식은땀이 날 정도로 목에서부터 식도까지 꽉 막힌 느낌이 들었으나, 그리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겨우 잠이 들긴 하였으나, 두세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속이 답답하고 머리가 무거웠으나, 억지로 출근을 했다. 일하는 내내 답답하고 울렁거리고 속이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었으나, 조퇴는 하지 않았다. 그날 밤에도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이상하게도 걸을 때 숨이 찼다. 조퇴한 후 집 근처 한의원에 들러 침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증상은 지속되었다. 이틀 후. 그는 한 달 후로 예약된 검진을 미리 당겨 받기로 했다.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검진 전의 상담시간에 담당의사는 김무리 씨의 심전도를 보고 심장병이 의심된다며 심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기를 권유했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그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게 되었다. 급성 심근경색,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

급성 심근경색.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에는 기름때, 즉 죽상경화반이 잘 생긴다. 이 죽상경화반이 파열되면서 혈액과 함께 응고되어 혈전을 형성하면, 그 혈전이 혈관을 틀어막아 심장의 혈액공급을 차단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근육이 괴사되면 이를 심근경색이라 한다. 선진국에서의 사망 원인 1위가 바로 이 심혈관 질환이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심혈관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 심근경색이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위험인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고령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조기 심근경색, 즉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심근경색의 빈도가 늘고 있다. 조기 심근경색은 보통 남자 50세 이하, 여자 60세 이하에서 발생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최근 유럽에서 55세 미만 심근경색 발생률의 증가가 보고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년 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내원한 45세 이하 급성 심근경색 환자도 25명이나 된다. 조기 심근경색의 원인과 대책 조기 심근경색도 결국 관상동맥에 발생한 죽상경화증의 합병증이다. 따라서 기존에 알려진 심근경색의 위험인자들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즉, 당뇨·고혈압·고지혈증·흡연 외에도 운동부족·스트레스·과로·고지방식 등이 원인이 된다. 한편, 조기 심근경색은 유전적인 원인도 있을 것으로 의심되며, 실제로 조기 심근경색이 있던 환자의 직계 가족과 형제·자매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심근경색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평소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의미에서 ‘무증상의 고위험군’으로 불린다. 최근 의학계의 관심은 이러한 무증상의 고위험군을 미리 선별하고 적절한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상동맥의 병변을 찾아내려고 심장 CT 촬영이나 혈관 내피세포 기능 검사 등이 시도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검사들에서는 장기적인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고, 검사의 비용 대비 효용성 등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사습관과 함께,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고 스스로의 건강을 돌보는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드시 금연하여야 하고, 흉통이 있을 때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는 조치가 중요하다. 보통 젊은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자신감으로 인해 흉통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급성 심근경색증에 있어 시간은 곧 생명이다. 또한 평소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에 대한 상식을 갖도록 노력하며, 조기에 이러한 위험인자들에 대한 교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