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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의 한인 타운에 가봤더니

흥청망청 황폐한 모습은 선입견…작은 도시에 부지런한 교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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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5호 편집팀⁄ 2009.07.07 15:04:28

미국 어디를 가나 한인 타운이라는 곳이 있다. 한인들이 많은 곳으로 흔히 뉴욕·LA 등을 거론하는데, 여기에서는 동부의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타운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의 언론은 한인 타운을 거론하면 꼭 LA 혹은 뉴욕의 번화가를 겉핥기식으로 보여주지만, 뉴욕과 뉴저지의 실상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과 비교하면 소도시의 한 풍경일 뿐이고 조용한 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생각하듯 소비풍조에 일그러진 황폐한 모습이 아니라 정말 부지런히 살고 있다. 교포들은 일부 흥청망청하는 한국인들은 제발 오지 말라고 할 정도이다. 필자 역시 강남의 유흥가를 생각한다면 여기는 절간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이다. 그럼 여기서 보는 한국의 언론은? 그냥 왜곡보도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뉴욕 머레이 힐의 한국인 미국 유학파를 포함해 미국을 안다고 하는 분들, 머레이 힐(Murray Hill)을 아시나요? 아마 플러싱(Flushing)은 알겠지만, 머레이 힐은 잘 모를 것이다. 뉴욕에서 한인 타운은 어디에 있을까? 맨해튼(Manhattan) 한가운데? 천만에, 그건 아니다. 한인 식당과 술집들이 조금 몰려 있기는 하지만, 그곳은 한인 타운은 아니다.

맨해튼에서 조금 떨어진 곳, 한국에 잘 알려져 있는 플러싱 지역 내에 있기는 하지만, 명동처럼 번화가인 플러싱 사거리에는 중국인들이 대다수이고, 한인들은 조금 안쪽에 있는 머레이 힐이라는 곳에 오순도순 살고 있다.여 기에는 한글 간판들이 많고, 한국인이 많으며, 영어가 필요 없는 미국 속의 한국이다. 자동차 말고 다른 교통편으로는 맨해튼의 중심가에 있는 펜 스테이션(Penn Station)에서 롱 아일랜드 레일로드(LONG ISLAND RAILROAD) 방향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된다. 편도 요금은 6달러 정도 된다. 약 15분 가다 보면 머레이 힐이라고 하는 곳이 나타나는데, 반드시 기차의 전반부에 타고서 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후반부에는 역의 조건상 문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차내에서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처음 오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미국에는 머레이 힐이란 지명이 많다. 맨해튼의 맞은편인 뉴저지에도 머레이 힐이 있다 보니 헷갈리기 쉽다.

필자가 머레이 힐이라는 기차역에 처음 내렸을 때, 마치 시골역에 내린 것 같은 느낌! 그건 산뜻한 충격이기도 했다. 빙 둘러보니 한국의 시골 읍내 정도일까. 여기에도 필자의 한국인 친구가 살고 있다. 오래된 주택들도 예술품처럼 느껴지고, 한국에서 저렇게 지어 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친구와 함께 머레이 힐에서 제법 유명하다는 ‘구공탄’을 찾았다. 처음엔 연탄집을 왜 찾아가는가 싶었는데, 대학가 주점처럼 편하고 값이 싼 주점이었다. 마치 1980년대의 기분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였다. 소주와 맥주, 저렴한 안주 등이 마치 대학가에서 먹는 그런 기분. 그렇지만 구수한 향수를 한국이 아니라 이국땅에서 느끼게 되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은 어딜 가나 부딪치면서 산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동네가 좁아서 그런지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인 듯하다. 머레이 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http://www.queensvillagetimes.com/과 http://www.forgotten-ny.com/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술을 마시고 머레이 힐에서 뉴 저지 포트리까지 가려면 콜택시를 잡아타고 가는데, 옆에서 미리 주는 요금을 보니 보통 50달러를 주는 것 같았다. 비싼 미국 택시! 한국이라면 2만 원 정도의 거리인데…. 뉴저지의 한인 타운 ‘포트리’를 아시나요

뉴저지(New Jersey) 포트리(Fort Lee)는 뉴욕의 머레이 힐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였다. 머레이 힐이 외국인들의 텃세를 우려한 한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이라면, 포트 리는 미국인들과 동화되어 살고 있어 오히려 분위기는 뉴저지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도 이웃사촌이 낫다고 하지 않는가. 게다가 포트리는 허드슨 강(Hudson River)을 사이에 두고 맨해튼과 마주보고 있는 우등지역이다. 허드슨 강을 사이에 둔 뉴저지의 일부 지역과 뉴욕의 맨해튼 등을 통틀어 메트로폴리탄 지역이라고도 한다. 한인들은 주로 ‘버겐 카운티(Bergen County)’의 포트리 지역에 많이 산다. 그 밖에 에지워터, 팔리사이드 파크, 리지필드 등에 흩어져 있다. 물론 뉴저지의 에디슨에도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포트리 인근 티넥(Teaneck)에는 경남대와 자매결연한 페어레이디킨슨 대학(FDU, fairleigh dickinson)이 있다. 여기에는 뉴저지 포트리와 뉴욕 맨해튼을 연결하는 유명한 다리가 있다. 이름하여 ‘조지 워싱턴 브릿지’인데, 1927년에 스위스의 공학자인 암만(O.H.Ammann)이 공사를 총괄하고 미국인 건축가 길버트(Cass Gilbert)가 참여했다고 한다. 1931년 10월 24일 개통 당시에는 허드슨 리버 브릿지(Hudson River Bridge)라고 했으나, 곧 미국의 초대 대통령 이름을 따서 조지 워싱턴 브릿지(George Washington Bridge)로 명명되었고, 그 외 GW Bridge, GWB 등으로도 불린다. 흔히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조다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다리가 100년이 넘었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100년이 되려면 2031년이 되어야 하므로 잘못된 정보이다. 이 다리의 총 길이는 1,450m, 너비는 36m, 높이는 184m이다. 부산 해운대의 광안대교처럼 2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 위층과는 달리 아래층은 1962년에 완공되었다. 오래된 다리인 만큼 365일 수선하기로도 유명하다. 출퇴근 정체 현상은 말로 다하지 못할 정도인데, 한국의 올림픽대로 정체와 비슷하다. 다리의 통행료는 8달러이다(다리를 넘는데 1만 원…으악!). 그러나 이 다리는 정말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건너거나 도보로 건널 수 있도록 따로 길을 만들었다. 옛날에 지을 때에도 자전거 통행까지 생각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포트리 쪽으로 들어오면서 보니 ‘우리은행’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하지만 미국 법인 이어서 한국의 우리은행과는 상호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은행 옆으로 쭉 걸어가면 한인이 운영하는 상점의 간판들이 많다. 약국도 보이고, 한국 음식점들도 많다. 서울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대부분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수한 된장찌개는 물론이고, 불고기도 있고, 자장면도 맛있다. 이 지역 역시 머레이 힐처럼 영어가 필요 없을 정도이다. 게다가 한국인들의 수준이 높은 편이라서 그런지 외국인들이 대하는 태도도 남다르다. 뉴저지가 전원도시이자 교육의 도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뉴욕보다는 뉴저지 포트리에 살고 싶을 정도이다.

맨해튼에서 타임스퀘어 등 시내 구경을 한 뒤, 지하철로 할렘가를 거쳐 193번가인 조지 워싱턴 브릿지 근처에 내린다. 브릿지 근처에는 버스 터미널이 있는데, 흑인들이 많아 주눅이 들기 쉽다. 원래 브로드웨이 100번가를 넘어서면 흑인들이 많다지만, 120번가에는 아이비리그의 하나이자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콜롬비아 대학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어쨌든 여기서 조지 워싱턴 브릿지를 지나 뉴저지 포트리로 들어가는 마을버스를 타면 되는데, 요금은 1달러에서 1.5달러 정도 내면 된다. 잔돈을 가지고 타는 것이 좋다. ‘초짜’처럼 보이면 잔돈을 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손을 내밀고 말없이 있으면 주기도 한다(스패니시 계열 운전사가 태반이라 말을 알아듣기가 어렵다). 마을버스 운전사에게 포트리로 가자고 하면 알아듣질 못한다. 그냥 한국식 발음으로 ‘폴리’라고 발음하면 알아듣는다. 그리고 어느 나라든지 낮이라면 몰라도 밤거리는 거니는 것이 좋지 않다. 특히 외국인 입장에서 낯선 곳은 더욱 그렇다. 포트리에 가면 바덴바덴(BadenBaden)이라고 하는 호프집이 있다. 제법 유명세를 안고 있는 호프집인데, 뉴욕이나 뉴저지의 한인들이라면 대개 알고 있는 눈치다. 이 가게의 특미 안주는 치킨 안주이다. 켄터키 치킨이나 프라이드 치킨이 아니라, 통구이로 전기구이를 해서 나온다. 한국에도 이러한 치킨 안주가 있다면 히트를 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가격은 맥주 500cc 4잔과 치킨 안주를 포함해서 35달러가 나왔다. 수선점도 보이는데, 한국보다 많이 비싼 것 같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치과도 많이 보인다. 미국에서는 치과가 엄청 비싸다. 어금니 1개의 한쪽 부분을 금으로 때우는데 80만 원 정도 든다. 한국에서는 아마 10만 원 가량 할 것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는 최악이다. 포트리의 주택경기 역시 최악인데, 2~3년 전에 비해 30% 정도는 떨어졌다고 한다. 지금이 뉴저지의 전원주택을 구입하기에 최적기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3년 전에 5~8억 원까지 하던 것이 지금은 3~5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게다가 외국인이라고 할지라도 절반만 주면 나머지는 모기지로 되니... 나 역시 마음은 꿀떡같지만 어처구니없게도 돈이 없는 게 죄라면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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