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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청도의 감 와인을 아시나요”

외국 정상들도 감탄한 세계 최초·유일의 감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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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0호 편집팀⁄ 2009.08.11 10:42:37

글·사진 송영순 자유기고가 sys5602@hotmail.com 요즘 주말 여행을 할 때 가장 필요한 물건은 뭘까?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10~20년 전을 생각한다면 이 요상한 물건의 편리성과 다양한 기능은 운전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우선적으로, 복잡한 서울에서 모르는 길이 없지 않은가? 지방은 더더욱 ‘놀랄노자’이다. 일단 내비게이션에서 ‘와인 터널’이라고 치면…. 삐리릭~‘경상북도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121’이라고 주소가 나온다. 아~ 내비게이션이 없을 때는 1~2만 원짜리 교통지도를 보고 위험한 곡예운전을 하기가 다반사였다. 오래 전에는 승용차마다 뒷좌석에 대형 지도책이 한 권씩은 다 있었고, 보험 선물로 ‘전국 지도’를 주는 풍경도 유행이었던 것이다. 와인 터널의 원래 이름은 100년 넘은 ‘남성현 터널’ 그런데 외국에는 와인 터널이 있을까? 글쎄…잘 모르겠다. 일단 우리나라에는 2개나 있다는 사실! 경북 청도군의 ‘감 와인 터널’과 전북 무주의 ‘머루 와인 터널(샤또 무주)’이 있다. 이번 호에는 청도의 감 와인 터널을 소개하고자 한다. 감 와인 터널이 형님 격이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포도의 사촌 격인 머루를 가지고 만든 무주 와인 역시 훌륭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감 와인은 국내외 대통령들이 벌써 맛을 본데다 좋아한다고…. 청도 와인 터널의 원래 명칭은 ‘남성현 터널’이다. 대한제국 말기인 1896년(明治 37년), 철도부설권을 가졌던 일본이 착공해 1904년에 완공한 철도 터널이라고 한다. 총 길이가 1,015m이고, 너비 4.5m, 높이 5.3m이며, 상층부는 아치형의 붉은 벽돌로 만들었고, 벽면은 자연석으로 만든 것이 특징인데, 어느덧 100여 년이 지났다.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던 남성현 터널이 이제는 와인 터널로 이름이 바뀌어 청도 명물로 부상한 것이다.

농업회사법인인 청도와인㈜은 유럽에서 와인을 터널이나 지하시설에 저장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폐터널을 와인 저장고로 활용하고자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임대를 받아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터널 카페 및 저장고 등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청도군청 인근인 용암온천에서 출발하여 송금리 와인 터널에 도착했는데, 승용차로 불과 10분 거리에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넉넉하게 비어 있는 널찍한 주차장이 맘에 들었다. 와인 터널 앞에서 국수와 감을 파는 두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주말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국수가 정말 맛있다. 냉국수와 온국수가 있는데, 냉국수가 더 맛있다. 청도에 오면 항상 먹겠다고 강추!). 필자가 방문한 날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손님이 띄엄띄엄 오는 정도였다. 입구에는 커다란 맥주병인지 소주병인지…배경상으로는 와인병이라고 만든 것 같은데 정체불명의 병 모양 상이 세워져 있다. 일단 기념사진부터 찍고. 30m쯤 저 앞에 눈에 들어오는 대문이 와인 터널의 입구처럼 보인다. 30m 정도 와인 터널 안으로 쭉 놓여 있는 기차 레일을 보니, 과거에 철로였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조용하다. 와인 터널에는 와인 카페가 있다 입구에서 누가 들어오라는 사람도 없어 무작정 들어갔다. 필자를 처음 맞이하는 것은 와인을 주제로 한 SBS TV 드라마 <떼루아>의 입간판이었고, 좀 더 터널 안으로 들어가자 안내하는 지배인이 한 사람 보인다. 그는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와인 터널 카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반겼다.

지배인은 조그만 시음용 와인 잔에 약간의 감 와인을 따르더니 마셔보라고 권했다. 단맛과 쓴맛을 교대로 마셨는데, 평가는 분명하게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확연했다. 공짜로 와인을 마신 다음, 열심히 지배인의 감 와인 설명을 경청했다. 그러고 난 뒤, 와인 등이 배열되어 있는 모습과 함께 터널의 천장과 벽을 구경하면서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카페의 길이는 150m 정도로 다소 짧아 기대와는 달리 카페로서의 역할이 미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머지 850m는 아직 꾸며지지 않은 맨땅이었으며, 가장 안쪽에 와인 저장 창고가 있는 정도인데, 많은 손님을 유치하려면 지금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 갤러리로서의 활용도 필요할 것 같았다. 물론 필자는 와인 카페보다는 와인 터널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와인 카페는 평일에는 아무래도 장사의 유지가 어렵겠기 때문이다. 대통령들이 마시는 세계적인 와인으로 등장하다 감 와인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오로지 청도에 하나밖에 없다고 한다. 제품명은 ‘감그린’이며, 청도의 씨 없는 감(청도 반시)을 발효·숙성시켜 만드는데, 제조공장에서 1·2단계 발효를 거쳐 병에 주입한다. 그 후 보통 1년 이상 숙성시킨 다음, 와인 병에 담아 추가 숙성시키는 곳이 바로 와인 터널이다. 와인 터널의 내부는 무더운 날씨와는 달리 피서지로 추천할 만큼 찬 기운을 느낄 정도로 매우 선선하다. 연중 평균 기온은 섭씨 14~16도, 습도는 60~70%를 유지하고 있다.

감 와인의 상표이자 제품 이름인 ‘감그린’은 황금 빛깔의 화이트 와인이다. 포도주의 레드 와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떫은맛의 타닌은 오히려 레드 와인보다 풍부해 와인으로서 최상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 감그린은 별도의 주정을 첨가하지 않고 100% 청도 반시를 특수 효모로 발효시켜 1년 이상 숙성해 만든다. 감 특유의 떫은맛과 달콤한 맛, 그리고 신맛이 오묘한 조화를 이뤄 입 안 가득히 감의 자연 향을 느낄 수 있다. 즉, 감 와인은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부드럽고 산뜻하며 새콤한 맛의 No.3(1만8,000원), 감미로운 향과 타닌의 매력을 가진 No.5(2만5,000원), 홍시로 만들어 새콤달콤한 맛의 고급형 아이스 와인(8만9,000원) 등이 있다. 청도 감 와인은 갑자기 요술방망이식으로 만들어진 술은 아니다. 산업자원부 지역특화산업으로 선정돼 3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완성되었다. 2004년 10월에는 전통식품 베스트5에 선정됐고, 2005년 11월 부산 APEC 정상회의 참가대표단 리셉션 만찬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는 등 국제적인 주요 무대에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2008년 2월 25일 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축하 만찬 공식 건배주로 이용되었으며, 그 뒤 4월 7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제52회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감 와인이 건배 제의 술로 이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와인은 기업 등 경제인들과 여성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SBS TV(제작:예당엔터테인먼트)에서는 지난 2008년 12월 1일부터 2009년 2월 17일까지 <떼루아>(Terroir)라는 드라마를 방영하였는데, 거기에는 멋쟁이 연기자들인 김주혁·한혜진·송승환 등의 주인공들이 출연하였다.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된 이 와인 드라마 이름 ‘떼루아’는 원래 ‘토양’을 의미하는 프랑스 단어이지만, 여기에서는 포도주(grape wine)가 만들어지는 모든 환경 즉 포도가 자라는 토양과 기후조건·자연조건 그리고 만드는 사람의 정성 등을 뜻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떼루아> 드라마의 촬영지도 바로 청도 송금리에서 만날 수 있다. 와인 터널로 가는 길목에 있는 안내 간판에 ‘떼루아 촬영지’라고 나와 있다. 김주혁·한혜진 등이 와인 레스토랑 <떼루아>를 촬영한 이곳 와인 터널에서 불과 50m 정도 떨어져 있는 오래된 시골집이 붙박이 소품 역할을 했는데, 그곳은 유명한 장욱진 화백(1917~1990)의 고향집이라고 한다. 장욱진 화백은 서양화가로서 신사실파 화가 중의 한 사람이고 서울대 교수를 역임했다. <떼루아>라는 드라마는 와인 레스토랑 이름인 ‘떼루아’를 배경으로 한국의 전통주와 프랑스 와인을 둘러싼 주인공들의 갈등과 화해, 로맨스와 꿈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와인의 역사와 전통, 그 배경과 과정을 다양한 작품과 실제 와인으로 소개했는데, 참신한 소재라는 평가를 받아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특히 <떼루아>는 와인뿐 아니라 전통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한국의 전통과 외국 문화를 접목시킨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이는 감 와인을 소개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라 천년의 영화 지닌 고찰 대적사 와인 터널과 <떼루아> 촬영지를 구경하고 난 뒤에는, 놓치고 가서는 안 되는 조그만 사찰을 보고 가도록 하자. 바로 보물 제836호로 지정되어 있는 청도 ‘대적사(大寂寺)’이다. 와인 터널 뒤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대적사가 나온다. 사찰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너무나도 작은 절이라는 느낌이 든다. 대적사는 신라 헌강왕 2년(876)에 보조선사가 창건한 사찰로 전한다. 고려시대에는 보양(寶壤) 스님이 중창한 뒤, 1592년 임진왜란 때 방화로 상당 부분 소실되자, 조선 숙종 15년(1689)에 서월 성해(瑞月 性海)가 크게 중수했다. 그 뒤의 연혁은 전하지 않는 신라 때의 고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桐華寺)의 말사이다. 대적사의 주 전각은 아미타 부처님을 봉안한 극락전이다. 현재 보물 제836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법당은 화강암 기단을 여러 가지 다양한 무늬로 장식하였다. 즉 기단 축대면석의 H자 선각과 거북과 게·연꽃 문양들, 소맷돌의 용비어천도 등이 장엄한데, 기단 축대를 바다로 상징화하여 중생들을 태우고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지혜의 반야용선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계단 측면에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가 새겨져 있는 점도 주목된다. 유물로는 절 아래에 석종형(石鐘型) 부도 1기가 있는데, 풍엄(豊嚴)의 것이다. 1950년 6.25 이전에는 10여 기의 오래된 부도가 있었으나, 6.25 중에 모두 도난당했다. 그리고 청도에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한국우사회라는 경기장이 있는데, 여기는 그 유명한 소 격투기 즉 무식한 말로 ‘소싸움’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간판 곳곳에 소가 주인공으로 그려져 있는 장면이 많다. 청도 용암온천에서 피로를 싸악~ 이 대목에서 잠시 청도 용암온천을 설명해야겠다. 지하 850m의 심층에서 용출되는 양질의 게르마늄과 유황 온천이며, 관절염·천식·위장병·빈혈·신경통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이곳 마을은 장수한 노인과 힘센 사람이 많은 동네로 인근에 소문이 자자하였다고 한다. 와인 터널을 구경하러 오면서 용암온천에서 1박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온천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옥황상제의 심부름으로 동해 용궁에 내려온 쌍용 중 한 마리가 동해의 절경에 취해 그만 여의주를 떨어뜨리고는 깊은 상처를 입고 헤매던 중 이곳 가마골 골짜기에 몸을 숨겨 골짜기 앞 용천수에 몸을 씻고 큰 바위에 올라가 여의주를 잃어버린 데 대해 아흐레 밤낮으로 빌었다. 용의 지성에 감동한 하늘은 드디어 용의 승천을 허락하고, 잃어버렸던 여의주를 찾은 용은 다시 하늘로 승천하게 되었다. 이 전설은 삼한시대 이래 구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가마골 골짜기 앞에는 ‘솎음샘(솟은샘)’으로 불리는 용정(龍井)이 있으며, 용이 죄를 빌었던 바위가 있는 골짜기를 용골이라 부르고, 용바위 아래에는 사발 모양의 용소가 있다. 그리고 용골 뒤쪽에 보이는 웅장한 산이 용각산인데, 이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려고 고개를 쳐드는 순간의 뿔의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교통안내 1 - 대구 출발(경산 방면) : 대구 → 시지 → 경산 → 경산오거리 → 경상병원 → 25번국도 이용 → 남성현 오른쪽 → 와인 터널 2 - 대구 출발(팔조령 방면) : 대구 → 상동교 방면(신천대로 이용) → 가창 → 팔조령터널 → 양원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청도 방면 → 청도경찰서 방면 → 와인 터널 3 - 부산 출발 : 부산 → 경남 밀양 → 청도읍 → 25번국도 경산 방향 → 와인 터널 4 - 고속버스 이용 : 서울·대전·광주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 도착. 택시를 타고 남부정류장으로 간 다음, 남부정류장에서 청도 시외버스 이용 5 - 기차 이용 : 청도역 하차 → 청도경찰서 방면 → 와인 터널 + 이용시간 평일·토요일·일요일 : 09:3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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