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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공포로 날려버리자!

국내 영화ㆍ드라마ㆍ공연계 공포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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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0호 이우인⁄ 2009.08.11 10:34:30

무더위와 여름휴가가 한창인 8월. 피서객을 잡기 위한 국내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열기가 뜨겁다. 스크린에서는 탐욕이 부른 공포를 다룬 영화가, 안방극장에서는 가수 출신의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 납량 특집극이, 공연계에서는 눈앞에서 심장을 오그라들게 하는 연극이 관객 몰이에 한창이다. 영화…탐욕이 부른 공포 8월에 개봉되는 공포영화 세 편은 인간의 탐욕이 부른 공포를 다룬다. 13일 개봉된 <불신지옥>은 신들린 소녀를 이용해 이루려는 인간들의 욕심을, 20일 개봉되는 <요가학원>은 남보다 더 예뻐지고 싶은 여자들의 잔혹한 욕망을, 같은 날 개봉되는 <독>은 치매 노모를 비정하게 내다버린 평범한 중산층의 이기심을 공포와 접목시켜 응징한다. # 신들린 소녀와 맹신도 엄마…<불신지옥>

하나님을 맹신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진. 어느 날 동생 소진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 대학생 언니 희진은 급히 집으로 내려오지만, 엄마는 소진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기도만 열심히 하면 소진이 돌아올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희진은 이웃 사람들에게서 소진이 신들린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소진의 실종 후 이웃 사람들의 끔찍한 죽음을 목도한다. 경찰에게 구원의 손길을 구하지만, 형사 태환은 단순가출이라며 손을 뿌리친다. 희진은 이웃 사람들의 이상 행동과 죽음,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태도, 증거가 없으면 도와주지 않겠다는 태환의 단호함 사이에서 소진을 찾기 위해 정체불명의 공포와 싸운다. <살인의 추억>의 연출 멤버였던 이용주 감독의 데뷔 작 <불신지옥>은 한 아파트를 주요 무대로, 신들린 소녀를 둘러싼 미스터리 공포를 다룬다. 잘 알고 지냈던 이웃들의 정체가 하나 둘 드러나면서, 인간이 가진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기독교의 탈을 쓴 사이비 종교와 무속신앙 등 그동안 금기시돼왔던 종교적 소재를 다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단아한 이미지로 부각돼온 얼짱 연기자 남상미가 언니 희진 역으로 변신해, 짐승처럼 변해버린 이웃들의 이기심과 공포와 맞선다. 사이비 종교에 미친 엄마 역은 중견 연기자 김보연이 분한다. 영화 출연이 오랜만인 김보연은 “공포영화는 안 보는 편인데, 끝까지 본 공포영화는 <불신지옥>이 처음”이라면서 보는 내내 숨을 죽였다고 말해 영화의 기대감을 높였다. 신들린 동생 소진 역은 연기파 아역 배우 심은경이 소화해냈다. 이 밖에도, 류승룡·문희경·장영남·오지은·이창직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의 연기가 공포를 자아낸다. # 예뻐지고 싶은 여자들의 잔혹한 욕망…<요가학원>

홈쇼핑 간판 쇼호스트 효정은 젊고 매력적인 후배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이한다. 점차 자신의 매력에 자신감을 상실하던 효정 앞에 학창시절 멸시의 대상이던 선화가 몰라보게 완벽한 미녀가 되어 나타난다. 그 비법은 의문의 요가학원에서 실시하는 7일 간의 비밀스런 심화수련.‘절대 미’를 차지하기 위해 요가학원을 찾은 다섯 명의 여자들은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금한다, ▲허락 없이 음식물 섭취를 일체 금한다, ▲수련 후 1시간 내에 목욕이나 샤워를 금한다, ▲거울 보는 것을 금한다, ▲이곳의 체험을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다 등등 죽음을 부르는 잔혹한 금기사항을 이겨내며 혹독한 수련을 수행해 나가지만, 하나 둘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요가학원>은 <여고괴담3 : 여우계단>의 윤재연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자신의 외모에 각기 다른 콤플렉스를 가진 5인의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향한 끝없는 욕망과 집착으로 인해 몰락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SES 출신 연기자 유진이 맡은 효정은 슈퍼우먼 증후군, 연주(박한별 분)는 거울 중독증, 인순(조은지 분)은 다이어트 강박증, 유경(김혜나 분)은 성형 증후군, 보라(황승언 분)는 착한 사람 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들은 비밀 수련의 안내자인 선화(이영진 분)와 비밀스런 요가 마스터 나니(차수연)에 의해 벗어날 수 없는 공포에 빠진다. 그 이면에는 여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에 관련된 질투·집착 등 현대인들에게는 일상적이지만 민감한 소재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 낳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를 저버린 죄의식…<독>

부모의 유산을 처분하고 서울의 아파트로 이사 온 형국·영애 부부와 딸 미애. 곧 태어날 둘째와 새로운 사업까지 만사형통이다. 그러나, 이웃의 친절한 장로 부부와 가깝게 지내며 교회에도 나가는 등 서울 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형국과 영애는 유독 딸 미애를 아끼는 장로의 치매 걸린 노모가 불편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장로의 노모가 세상을 떠나고, 그때부터 미애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2009년 상반기 한국 영화계의 최대 이슈는 독립영화의 약진이다. 이러한 상승세를 타고 독립영화에도 공포 바람이 불고 있다. 김태곤 감독의 첫 장편 심리 호러 <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디테일을 끌어올리는 공포의 세공사’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그는 끔찍한 광경을 통한 공포가 아니라, 작은 디테일들을 살려 공포를 끌어올린다. 저수지, 어항, 욕조의 물, 수도에서 뿜어 나오는 녹물 등 다양한 형태의 물 이미지, 형국의 다친 검지손가락, 폐쇄의 공간성,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엘리베이터, 음식물을 붉게 갈아내는 믹서기, 곧 태어날 동생을 시기하는 언니, 이웃의 수상한 장로 부부와 그들의 치매 노모, 곳곳에 배치된 기독교적 표식들이 바로 그것들. <독>은 행복을 위해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한 가족의 수난극으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잠재된 죄의식과 그로 인해 점점 더 불안과 공포에 영혼을 잠식당하고 일상의 행복을 강탈당한 한 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TV 드라마…귀신도 신구(新舊) 대립, 승자는 누구? 안방극장에서도 치열한 공포 싸움이 벌어질 예정이다. MBC에서는 5일 이후 14년 만에 공포 드라마 <혼>을, KBS에서는 10일 <전설의 고향> 최신판인 <2009 전설의 고향>을 내놨다. 두 작품의 대결은 새로움과 익숙함의 싸움이기도 하다.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 <혼> 새로운 시도…빙의·프로파일러

하나는 남편 없이 꽃집을 하는 엄마와 이란성 쌍둥이 동생 두나를 보살피며 밝고 당차게 자란 여고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전교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자살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본 뒤부터 죽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해 공포에 휩싸인다. 동생 두나가 학생회장 종찬 패거리의 꾐에 빠져 불에 타 죽자 하나는 억울함과 분노를 호소하지만, 종찬이 유명 변호사 백도식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한다. 결국 분노한 두나의 귀신이 하나의 몸에 빙의되고, 하나는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종찬 패거리를 응징한다. 한편, 어렸을 때 엄마와 여동생을 연쇄살인범에게 잃은 상처를 안고 있는 유명 프로파일러 신류가 하나·두나 자매의 사건을 접하고 도움의 손길을 뻗는다. <혼>은 브라운관에서 이제까지 다룬 적이 없는 빙의를 주제로 한다. 억울하게 죽은 혼이 빙의된 여고생의 힘을 도구로, 절대악을 응징하던 범죄 프로파일러가 결국 악마가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혼>에는 새로운 주제뿐 아니라 생소한 직업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 신류의 직업인 프로파일러와 이혜원의 직업인 법정신의학 전문의가 그것.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캐스팅한 신인 배우들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특히, 주인공 하나 역의 임주은은 지난 4월 공개 오디션에서 1,05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었다. 여성 그룹 핑클의 이진, <혼>이 첫 연기 데뷔작인 여성 신인 그룹 티아라의 지연, 남성 그룹 초신성의 박건일 등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력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다시 돌아온 <2009 전설의 고향>…현대판 가면을 쓴 구식

지난해 9년 만에 부활해 평균 시청률 17,7%를 기록한 <전설의 고향>. 1년 만에 단숨에 <2009 전설의 고향>으로 부활하여 올해는 단막극 형식으로 10개의 새로운 탈을 쓴다. 에피소드마다 출연진·PD·작가가 다르다. 한(恨)과 용서·권선징악 등을 바탕으로 하는 전통적인 이야기에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을 입힌다. 1편 <혈귀>에서는 <국가대표>의 김지석이 전설의 고향 최초의 흡혈귀로 나서 이영은과 사랑에 빠진다. 2편 <죽도(竹島)의 한(恨)>의 주인공은 훈남 배우 정겨운, 3편 <계집종>의 김태호는 지난해 <구미호> 편에 이어 두 번째로 <전설의 고향> 출연이다. <목각귀> <씨받이> <금서> <조용한 마을>에 이어 <구미호> 편에는 전혜빈이 지난해 박민영에 이어 구미호로 변신, 안재모와 연기한다. <구미호>에 이어서는 <달걀귀>와 <가면귀>가 방송된다. 지난해 <전설의 고향>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부자연스러운 컴퓨터 그래픽과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로부터 볼멘소리를 감내해야 했다. 때문에, 이번에 방송되는 <2009 전설의 고향>이 <전설의 고향>의 화려한 부활에 단비를 뿌려줄 구세주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극계도 공포 바람 영화와 드라마에 불고 있는 공포 바람은 사실 연극계가 먼저이다. 밤 10시 이후에 시작되는 공연이기 때문에 ‘심야 공포연극’이란 타이틀이 붙어 관객의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한다. # 꿈속에서 펼쳐지는 공포…심야 공포연극 <악!! 악몽>

6월 19일부터 8월 30일까지 대학로 두레홀 3관에서 공연되는 심야 공포연극 <악!! 악몽>은 꿈속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보여준다. 연극은 <남자의 악몽> 편과 <여자의 악몽> 편으로 나뉜다. <남자의 악몽> 편은 남자 주인공이 꿈속에서 과거에 배신했던 여자 친구의 귀신을 만나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 내용이다. <여자의 악몽> 편은 계속되는 여자 연예인의 자살로 연일 악몽에 시달리던 해부학과 여학생이 꿈속에서 해부용 시체를 닦는 와중에 겪는 심리적인 공포를 그린다. 2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연극은 어둠 속에서 섬뜩한 음향효과와 조명, 배우들의 분장, 일반인도 쉽게 느낄 수 있는 익숙한 무서움 등으로 관객들의 공포와 공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작품이다. # 실사 크기의 인형만 봐도 섬뜩…심야 공포연극 <버려진 인형>

강원도 정선의 산자락. 여기자 희윤은 카메라맨 김준과 ‘인형사’라는 특종을 취재하기 위해 산을 오르던 중 카메라맨의 실종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나는 인형사의 과거, 자신에게만 보이는 소녀, 알 수 없는 망령들 등 공포의 세계를 체험한다. 7월 9일부터 8월 31일까지 대학로 두레홀 4관에서 공연되는 <버려진 인형>(부제: 영원한 사랑)은 <죽었다, 그녀가>(2006), <오래된 아이>(2007), <혼자가 아니다> (2008)의 제작진이 선보이는 2009년 대학로 공포특급 4번째 작품으로, 치명적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극본을 쓰고 연출한 오승수 연출이 우연히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에 갔을 때 받은 영감으로 탄생된 작품이다. 관객들은 한 편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기분과 함께 실사 크기의 인형으로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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