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송영순 자유기고가 sys5602@hotmail.com 울릉도의 울릉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섬에서의 하루는 태어나서 처음이다. 혼자였다면 밤새도록 파도 소리에 잠을 뒤척일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친구들 5명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기 때문에 울릉도에서의 긴 밤은 이야기꽃으로 모자라기만 했는데, 일정을 국제 철인3종경기에 맞추다 보니 울릉도의 동서남북을 꼼꼼하게 찾아다닐 시간이 없었다. 다음에 다시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맛만 보고자 한다. 특히 필자는 울릉도가 첫걸음이다 보니, 4시간 동안 관광버스만 타고 돌았는데, 그 방법이 좋은 것은 아님을 뒤늦게 느꼈다. 광복절 기념 국제철인3종경기대회 면적이 약 73km²인 울릉도는 제주도의 면적 1845km²와 비교해보면 자그마하다. 그러나 실제로 한 바퀴 돌아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볼 것이 어찌나 많은지, 작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울릉도의 바다색은 정말 돌아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맑고 아름답다. 깊은 바다의 진한 에메랄드빛이 외국의 어떤 바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바다와 바다색이 만들어내는 장엄한 경관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오래 전과는 달리, 지금은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에서부터 정상인 성인봉을 지나 울릉도의 가장 큰 평지인 나리분지까지 산길이 잘 뚫려 있다. 코스도 다양한데, 가장 일반적인 대원사 코스는 도동항-도동삼거리-대원사-팔각정-바람등대-성인봉-신령수-알봉분지-나리분지로 이어진다. 일부 가파른 곳도 있지만, 대체로 등반하기에 원만한 편이다. 전 구간을 걷는 데는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천부까지 연결하려면 2시간 정도 더 걸린다. 만일 나리분지에서 시작한다면 나리분지-알봉분지-신령수-성인봉-팔각정-대원사 코스도 4시간 30분 걸린다.
국민생활체육 전국철인3종경기연합회와 포항MBC 공동 주관으로 국제독도철인3종경기대회가 8월 7일부터 9일까지 내외국인 선수 77명과 취재진 및 서포터즈 관계자 등 178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철인3종 올림픽 코스인 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로 이어지는 이 철인3종경기는 울릉도 관문 도동항과 사동항 구간에서 7일 개막식에 이어 8일 경기가 펼쳐졌다. 당초 계획보다는 참가 숫자가 감소한 편인데, 그 이유는 행사 전날까지 많은 비바람이 예상된다는 기상 예보가 나오는 바람에 불참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필자도 가기 전날까지 고민을 많이 했기에 그 심정을 알 만했다. 예선은 8월 8일 오전에 울릉도에서 개최하고, 결선은 대한독립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하는 의미로 예선 통과 33명을 선발해 5km 독도를 한 바퀴 돈다는 계획이었는데, 독도 주변 해상의 파도가 높아 당초의 동·서도 5㎞ 수영 코스를 변경해 동도 2.5㎞ 한 바퀴를 수영하여 완주하는 코스로 결선을 마무리했다. 창원철인클럽 소속인 필자의 친구 이명순 선수는 40대 후반의 노장인데도 이날 여자부 4등을 했다. 몸이 장난이 아니다. 근육질로서 탱탱하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도 유명한 창원철인클럽 멤버인 이명순·하용수·손유성·박용호 회원이 울릉도 예선을 통과해 독도 수영 슬롯을 획득하여 당일 오후 독도를 한 바퀴 도는 수영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필자를 포함한 서포터즈들은 울릉도에서 바닷물 속에 뛰어드는 철인들을 보았지만, 오후에 열린 독도 수영은 보지 못했다. 울릉도에서 독도로 갈 때 선수들만 2시간 먼저 출항했기 때문이다. 철인대회 결과 박병훈(38,서울) 선수가 2시간 15분 08초의 기록으로 우승, 오영환(29,서울) 선수가 2시간 16분 39초로 2위, 3위는 조가온(26,제주) 선수가 2시간 17분 58초로 들어왔다. 여자부에서는 1위 이케가타(29,일본, 2시간 48분 56초), 2위 유희란(51,서울, 3시간 37초), 3위 김정은(33,인천, 3시간 04분 05초) 선수가 입상하였다.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박병훈 선수는 울릉도·독도 첫 대회에서 우승하여 정말 기쁘다며, 사이클 경기에서 도로 노면만 보강하면 더욱 환상적인 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부 우승자인 이케가타 선수는 환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계속해서 독도 대회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철인3종경기의 수확과 즐거운 뒤풀이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국제대회라고 명칭을 붙이기는 했지만, 홍보 및 접수 기간이 짧은데다 1회라서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아 외국 선수들의 참가가 일본을 제외하고는 없었는데, 이번 대회 과정과 결과를 봤을 때 일취월장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울릉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지원과 울릉군민들의 성원은 경기에 참여한 모든 선수들에게 독도대회에 온 것을 자랑스럽게 만든 것 같고, 모두들 대규모 국제대회를 개최해도 손색이 없는 3종경기였다고 하니, 차기 대회를 생각한다면 큰 수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생각하기에 따라 큰 사건이 될 수 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즉, 독도국제철인3종경기 첫 대회에서 남녀부 1등을 모두 일본 선수에게 내줄 뻔했다는 사실이다. 여자부에서 1등을 차지한 이케가타 선수는 부부가 함께 참가했는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는 것이다. 남자부에서도 일본 선수에게 1등을 빼앗길까봐 한국 선수들이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뛰고 굴리고 헤엄을 쳤다고 한다. 다행히 남자부에서는 한국 선수가 우승했으나, 여자부에서는 그만 일본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고 많았다. 단 한 팀의 일본인들에게 진땀을 뺀 철인경기였다고나 할까? 앞으로는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할 판이다. 철인경기를 마친 그날 밤, MBC 포항방송국이 준비한 뒤풀이 행사에서는 선수 및 서포터즈, 가족, 울릉군 관계자, 동네 사람 등 500여 명이 한자리에 어우러져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특히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왔던 전자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 씨가 사회를 보면서 20여 곡의 바이올린 연주까지 했는데, 필자는 바이올린 한 개로 뽕짝부터 클래식까지 못 하는 연주가 없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참가자 모두가 혼이 빠진 듯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울릉도의 주요 관광지는 울릉도·독도 탐방기 마지막회인 다음호게 소개한다. 여행정보 ▲묵호항↔울릉도=묵호항여객선터미널(033-531-5891)에서 10:00 출항, 요금은 한겨레호·씨플라워호 모두 편도(1등/우등) 일반 4만9000원/5만3500원, 중고등학생 4만4100원/4만8150원, 만 2~12세 2만4500원/2만6750원. ▲포항↔울릉도=포항여객선터미널(054-242-5111~5)에서 10:00 출항. 요금은 썬플라워호(1등/우등) 일반 5만4500원/5만9800원, 중고등학생 4만9200원/5만4000원, 만 2~12세 2만7250원/2만9900원. 씨플라워호(1등/우등)는 일반 4만8300원/5만3000원, 중고등학생 4만3700원/4만7850원, 만 2~12세 2만4200원/2만6600원. ●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 주변에 울릉비취호텔(054-791-2335)·울릉호텔(054-791-6611) 등 숙박시설이 많으며, 성인봉 북쪽의 나리분지에는 울릉아일랜드민박(054-791-8888)이 있다. 송곳산 바로 옆 절벽에 추산일가 펜션(054-791-7788 www.chusanilga.com)이 있다. ● 울릉군청 대표전화 054-791-2191, 문화관광과 054-790-63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