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애국심, 건드리지 마시오!

2PM 박재범 탈퇴로 본 ‘애국심’ 건드려 비난받은 유명인들

  •  

cnbnews 제135호 이우인⁄ 2009.09.15 16:56:52

다시 보는 ‘재범 사태’…소속사 JYP도 ‘수난’

일명 ‘재범 사태’는 9월 5일 재범이 지난 2005~2007년에 미국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 스페이스’에 남긴 한국 비하 글이 알려지면서 발단이 됐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두 얼굴의 재범” “양키 고 홈” “제2의 유승준 되고 말 것” 등의 글로 강도 높게 비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재범과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즉각 사과문을 올려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재범을 옹호하고 나선 멤버 우영과 찬성도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네티즌들의 분노는 단순한 화(禍)에서 그치지 않았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는 “재범을 퇴출시키자”는 내용의 서명운동까지 벌어지며 재범의 숨통을 조여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노다지> 측은 재범을 하차시키고 2AM의 조권을 긴급 투입시키기도 했다. 결국, 네티즌들의 분노는 재범의 팀 탈퇴로 일단락되었다. 재범은 팬카페에 “2PM 멤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리더로서, 형으로서 힘이 되지 못하고 짐만 지워 떠나게 됐다”며 멤버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낸 뒤, 이날 오후 가족이 있는 미국 시애틀로 떠났다. 사건 발생 4일 만의 일이었다. 이날 공항은 재범의 출국을 막으려는 400여 명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코요테 빽가와 방송인 붐 등 선후배 연예인들은 이번 사태에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팬들은 재범이 ‘마이 스페이스’에 남긴 일명 ‘한국 애정 발언’을 언론사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며 뒤늦게 구명운동에 나섰다. 소속사 건물은 재범의 탈퇴 반대 의사를 담은 메모들로 도배되었다. 다음 아고라에는 “이대로는 못 보내, 박재범”이라는 청원 게시판이 개설되었으며, 10만 명(10일 오후 2시 기준)이 넘는 팬들이 서명했다. 박진영 JYP 대표는 10일 JYP 공식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로 이번 사태를 설명하며 팬들에게 재범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2PM의 팬클럽은 재범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박진영을 비난하며 일명 ‘JYP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언행이 오해를 빚어 대중들의 비난을 받은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난에는 옹호하는 세력이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쪽의 비중은 균형을 이루기 마련이다. 그런데, ‘재범 사태’는 비난 세력이 옹호 세력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다 ‘애국심’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옹호하는 쪽의 입장도 애매해진다. 옹호가 ‘매국노’로 변하니 섣불리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대해, 최규성 대중문화 평론가는 “우리 사회는 ‘애국심’이란 부분을 건드리는 일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말로 뒷받침했다. 특히, ‘재범 사태’를 가수 유승준의 일과 연관 지어 보는 견해가 많다.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인 유승준은 2002년 병역법을 악용한 병역의무 회피로 입국금지를 당한 후 해외에 체류해왔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한국에 돌아올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으나 아직까지 입국금지는 풀리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공통된 재미 교포 출신 재범과 유승준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금기시되는 애국심을 건드리며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이다. 예의상 한 말·말실수, 용납 못 해

대한민국이 관련되면, 다른 나라에서 예의 상 한 말이나 행동·실수도 용서가 안 된다. 인터넷 소설가 귀여니는 지난달 20일 중국 중경에서 자신의 장편 소설 <신드롬>의 출판 기념 팬 사인회에서 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그는 “중국 남자가 매우 자상하고 여자를 잘 배려해준다” “중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 “한한(중국의 유명 소설가)은 다정한 성격과 섬세한 모습을 갖고 있다. 사적인 통화를 하면 얼굴이 자주 빨개진다” 등 중국 남성들에게 호의를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귀여니의 발언이 전해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의 유명 여성이 중국에서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그냥 립 서비스 차원으로 말한 것 같은데, 너무 과민반응 보이는 것 아니냐” 등 옹호하는 의견으로 양분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이에 앞서, 8월 초에는 영화배우 정우성이 일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김치’를 ‘기무치’(Kimuchi)로 표기한 실수가 전해지며 비난을 받았다. 그는 8월 6일 방송된 후지TV의 인기 프로그램 TV <톤네루즈의 여러분 덕분입니다-쿠와즈 기라이 왕 결정전> 코너에서 일본 여배우 기타가와 게이코와 함께 출연해 문제를 맞히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데 더 큰 논란은 정우성 소속사의 졸속 대처가 만들었다.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에 당황한 소속사는 “정우성이 직접 쓴 것이 아니다. 현지 스태프가 적었다”고 해명했고, 이 때문에 일본의 해당 방송사는 ‘거짓 방송’을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결국, 정우성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내용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이 일은 일단락됐다. 또, 지난 4월에는 일본에서 활동 중이던 조혜련의 실수가 어마어마한 비난을 몰고왔다. 조혜련은 3월 31일 방송된 일본 TBS 방송의 버라이어티쇼 <링컨>에 출연, 가수 야시로 아키가 부른 <기미가요>가 끝나자 웃으며 박수를 치는 장면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비난의 폭탄을 맞았다. <기미가요>는 일본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곡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폐지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1999년 논란 속에 일본의 국가로 법제화됐다. 조혜련 측은 이런 의미가 담긴 노래인 줄 몰랐고, 노래가 끝나서 다른 출연진과 의례적으로 박수를 친 것뿐이라며 해명했지만, 네티즌들은 “한국인으로서 어떻게 기본적인 역사적 상식도 없이 일본에서 활동할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는 “조혜련, 한국으로 돌아오지 말고 일본에서 돈 많이 벌고 살아라” 등 강도 높게 비난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이 일은 조혜련이 “모르고 출연한 것도 잘못”이라면서 국민에게 깊이 사과하고 자숙하는 일로 잊혀졌다. 친일 발언, 특히 조심해야

병역비리·친일(親日) 발언·거짓말 등은 연예인들이 가장 금기시해야 하는 말과 행동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친일 발언이나 일본 색깔이 풍기는 의상을 입는 일도 대중들에게는 민감하게 작용된다. 가장 좋은 예가 가수 조영남. 조영남은 저서 <맞아죽을 각오로 쓴 100년 만의 친일선언>(랜덤하우스중앙 펴냄)에서 일본에 대한 칭찬을 했다가 격분한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았고, 일본의 극우 신문 산케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이 독도 문제에서 한국보다 한수 위”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발각돼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이후, 본인의 해명과 산케이의 후속 보도를 통해 “조영남이 문제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조영남은 KBS1 <체험 삶의 현장> 등 고정 출연 중이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신문 칼럼도 못 쓰게 됐다. <기미가요>에 박수를 친 동영상으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던 조혜련도 2년 전의 말 실수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그는 2007년 3월 아사히 TV의 요리 프로그램 <사랑의 에이프런>에 출연, 일본인 아나운서가 요리를 제대로 못 하자 “한국에 아나운서 친구가 있다. 왜 아나운서가 됐는지 물어보니까 진짜 부자랑 결혼하고 싶어 아나운서가 됐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한 패널이 조혜련이 만든 그라탕을 보고 “혜련, 뭘 만든 거야”라며 핀잔을 주자, “부탁드립니다. 한국인이라서…”라고 한국인 비하성 발언을 해 한국 네티즌들을 분노케 했다. 이 밖에도, 이준기·빅뱅·황보·배용준·이병헌·류시원 등 일본에서 활동을 펼쳤거나 하고 있는 연예인들은 한 번씩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 비하한 외국인도 ‘혼쭐’

애국심을 건드리면 외국인이라고 해도 봐주지 않는다. 오래 전 미국의 여배우 맥라이언은 한국에서 CF를 촬영한 뒤, 고국의 한 토크쇼에서 한국 비하성 발언을 했다가 비난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KBS2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독일 미녀 베라 호흘라이터가 독일에서 펴낸 에세이로 인해 ‘제2의 미즈노 교수’로 떠오르며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이 일은 독일의 한 유학생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이 유학생은 베라가 독일에서 펴낸 에세이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Schlaflos in Seoul)의 일부를 발췌·번역해 올리면서 “작정하고 한국을 깐다면서 쓴 책 같다”고 멘트를 달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베라는 이 책에서 “매너 있고 배운 유럽인으로 한국에 살면서 노력해도 이해 불가능한 상황이 매일 생긴다” “여기 산다고 해서 한국과 한국인들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한국의 젊은 여자들은 유행을 광적으로 쫓아 미니스커트를 입는데, 계단을 올라갈 때 가리면서 그걸 왜 입는지 모르겠다” “채식주의자인 내가 볼 때 한국은 채식주의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남자친구들의 친구들은 채식주의자라는 이유로 나를 싫어해 만나지 않는다” “한국 지하철을 보면 동생이 키운 쥐가 생각난다. 쥐들을 좁은 공간에 많이 넣으면 서로 물고 싸우는데, 지하철을 보면 그 쥐가 생각난다” “방송에서 하는 말은 반이 작가가 써준 말이다. 그걸 외워 방송에서 그대로 얘기한다” 등 한국과 한국인, 한국의 문화를 비하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했다. 화가 난 네티즌들은 “방송에서는 한국을 좋아하는 것처럼 굴더니, 자기 나라에 가서는 뒷담화냐”면서, 일본의 미즈노 교수와 비교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베라는 자신의 블로그에 “독자와 비독자들에게서 받은 메시지”라는 글을 올리고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책 내용 일부를 한국어로 올렸다. 내 책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잘못 번역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그에 대한 오해는 아직까지도 깨끗하게 풀리지 않고 있다. ‘친일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등장하는 미즈노 순페이의 일화는 유명하다. 미즈노 순페이 전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KBS1 <좋은 나라 운동본부> 등 각종 오락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 전라도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로버트 할리와 함께 인기를 얻은 일본인이다.‘친한파’라고 굳게 믿었던 그가 사실은 두 얼굴을 가진 인물이라는 사실은 큰 충격을 주었다. 미즈노가 일본에서 ‘노히라 순스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한국인의 일본위사> <한국에서 반일(反日) 소설 쓰는 법> <엉터리 책! 한일 전쟁 발발> 등에 따르면, 그는 가증스러울 정도로 일본에서 한국을 비난하고 있었다. 한동안 미즈노 교수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은 극에 달했고, 이후 그는 한국 방송에서 종적을 감췄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