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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다운로드 근절, 어떻게 해야 하나

콘텐츠 보유 관련 산업의 저작권 피해실태와 해결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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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6호 이우인⁄ 2009.09.22 14:28:56

불법 다운로드는 명백한 범법 행위 <해운대> 사건으로 충격을 준 이틀 뒤인 8월 31일 (사)한국만화가협회(이하 만협)와 젊은만화작가모임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웹하드 및 P2P 사이트를 대상으로 민·형사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만협에 따르면, 한국의 만화시장 규모는 커졌으나 이 중 50% 이상을 교육만화 출판시장이 차지, 순수 상업적인 만화시장은 1995년부터 15년 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협은 그 근본적 원인을 불법 다운로드로 보았다. 특히, 이들은 비공식적으로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100여 개의 웹하드와 P2P 사이트들이 한국 만화의 불법 파일 공유행위(파일 업·다운로드)를 묵인했기 때문에 손실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만협이 제시한 만화저작권보호협의회의 자료에 의하면,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실제 피해 규모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약 1,913억 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자료는 기존 만화잡지를 중심으로 한 대형 만화출판사와 만화 포털에 연재된 작품에만 한정된 결과이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국내 만화작가의 피해 작품까지 포함된다면 그 피해 규모는 거의 2배에 이르는 4,000억 원 이상으로 만협은 예측했다. 한류 드라마 <풀하우스>의 원작자인 인기 만화가 원수연 씨는 “예전에는 사람들이 (만화 업로드가) 범죄인 줄 모르고 좋아하는 작품을 공유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올리는 수준이었다. 때문에, 당시는 (업로더에게) ‘당신이 하는 일은 작가를 위한 일이 아니며 법적인 조치를 받을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고 직접 설득하면 사과문과 함께 내려주었다”고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그런데, 웹하드와 P2P 사이트가 활성화되면서부터 막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만화시장을 죽인 것”이라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음원 유출과 불법 다운로드는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어왔고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CD는 팔리지 않고, 멜론·소리바다·벅스뮤직 등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의 음원 판매 역시 불법 다운로드로 힘든 현실이다. <2007 저작권 침해 방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불법물 유통으로 인한 합법시장 침해 규모(추정)는 4,567억5,156만 원에 달한다. 저작권보호센터가 올해 상반기(1월 1일~8월 30일)에 웹하드·P2P·포털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불법 음원 복제·전송 중단 요청 건도 2,633건이나 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CD가 100만 장, 200만 장 팔리던 시대는 갔다”며, “요즘은 10만 장만 팔려도 안도할 정도”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영화 쪽의 피해도 마찬가지. 독립영화 <워낭소리>와 <해운대>의 불법 동영상 유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산업지원팀의 김현정 씨는 “불법 복제 파일의 유통은 점차 기업화·조직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법 업로더들 간에 ‘한국 영화는 DVD가 나오기 전에는 유통시키지 않는다’는 나름의 풍류(?)가 있었지만, 지금은 굉장히 조직화되었고, 단기간에 파일을 다운로드 시킬 수 있도록 (불법 업로더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내 영화에 비해 해외 영화의 불법 다운로드 피해는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불법 복제는 게임 산업도 갉아먹는다. 특히, 국내에 아직 발매되지 않은 해외판 불법 게임은 한글 버전으로 바꿔주는 패치와 함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출처: 월간 <저작권 보호> 2009년 9월호). 한국닌텐도의 관계자는 “불법 게임 다운로드와 R4(닌텐도 본체에 끼워 넣는 팩 형태의 물품) 같은 불법 장치의 만연은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 및 거래 행위를 조장함과 동시에 소프트웨어의 정규 판매를 저해하고, 국내의 우수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포함한 모든 패키지 게임 개발회사 및 그 판매회사의 수익을 저해한다”면서, “이는 한국 시장의 비즈니스 환경의 악화는 물론, 나아가 개발의욕 및 출시기회의 저하를 조장해 한국 소비자들이 양질의 패키지 게임을 자국의 언어로 즐기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프트웨어 쪽의 피해도 크다. 소프트웨어는 ‘한글’이나 ‘MS 오피스’와 같은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와 ‘MS 윈도우’ 같은 운영체제, 그리고 백신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불법 복제는 최근 인터넷 기술 발전과 더불어 온라인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전체 소프트웨어 침해 건수는 4만3,000여 건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730억 원에 달한다. 한글과컴퓨터·안철수연구소 등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시스템즈 등 외국계 소프트웨어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는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 때문에 큰 타격을 입고 도산하거나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많다”며, “소프트웨어는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오랜 시간 쌓인 결과물로, 불법 복제는 어떠한 물건을 훔치는 일보다 더 심각한 범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몇 년 간 밤낮 없이 연구하여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하루아침에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가 되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면, 그 누구도 의욕을 갖고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에 뛰어들거나 투자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가 사회적으로 만연하게 되면, 국제 사회에서의 신뢰도 저하는 물론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도 악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경제체제 하에서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은 통상 문제를 일으켜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다운로드 근절 힘든 이유는 우리나라 국민성 때문(?) 불법 복제·다운로드로 피해를 입은 업계들은 ‘저작권에 대한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을 꼬집으며, “우리나라가 특히 심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따르면,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에서 발표한 2008년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43%로, OECD 평균인 35.2%보다 약 8% 높게 나타났다. 이렇게 불법복제율이 높은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가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또한, 신인 걸 그룹 포미닛(4Minute)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최진호 이사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지적했다. 올해 초 가요계에 데뷔한 포미닛은 첫 미니앨범의 음원 전곡이 유출되는 사고를 당했으며, 최근에는 모 불법 음원 모니터 사이트가 집계한 불법 음원 파일 유포현황에서 불법 다운로드 차트 정상에 오르는 등 불법 복제와 다운로드에 의해 막대한 손해를 입은 피해자이다.

최진호 이사는 불법 다운로드를 ‘서커스 천막에 개구멍을 뚫고 들어가는 행위’에 비유했다. 그는 “서커스 단원들이 생명을 걸고 하는 일을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훔쳐보곤 했다”면서, “이는 가수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불법 다운로드는 도둑질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런 그 역시 불법 다운로드 경험을 고백하며 “나부터 고쳐야 할 일”이라고 반성했다. 한편, 만협의 신경숙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의 ‘빌리는 문화’를 꼬집었다. 그는 최근에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현저하게 감소한 책 대여점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 대여점 역시 작가에게 제대로 된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한때 성업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러한 대여점 문화를 정부에서 권장했다는 사실이다. 만화가 원수연 씨는 “당시 만화계에서는 아무리 책을 내놔도 팔리는 만큼의 인세가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대여점들도 영세민이기 때문에 그들을 비난한 적은 없다. 저작권의 개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사회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여점으로 인한 만화가들의 어려움은 인터넷 문화가 활성화되고 불법 복제가 판을 치면서 가중되었다. 원 씨는 “인터넷 문화가 시작되면서 포털에서는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만화를 무료로 뿌렸다”며, “심지어 어떤 포털에서는 ‘아직도 만화를 돈 주고 보십니까?’라는 문구의 광고까지 하더라”며 저작권 보호에 대한 개념이 없음을 한탄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 국민의 소위 ‘빌리는’ ‘공짜를 좋아하는’ 성향에 대해,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일부의 사례를 가지고 일반적인 국민 성향이라고 이야기하면 코미디가 된다”고 경계하면서,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즉, 남에게 지식(콘텐츠)을 받는 것을 마음으로는 고마워하지만, 이에 대해 경제적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은 문화 속에서 상당히 약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 피해, 막을 방안 없나? 문화부가 9월 8일 발표한 개정 저작권법 관련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상에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는 알지만 간편하고 저렴해서’(23.3%),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에 대한 홍보 부족’(14.8%),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므로’(13.8%) 순으로 응답하여, 불법 복제 유통망 차단과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에 대한 보다 많은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불법 다운로드를 막기 위해서는 저작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과 강력한 법이 생겨도, 이를 뛰어넘는 기술이 발달하고 무법자들은 생기기 마련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속담은 이 같은 현상을 비유한다. 기술적·법률적 단속도 필요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 함양이 이보다 더 먼저라는 게 관련 업계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김형기 기획홍보팀 계장은 “업계의 단속이나 정부 차원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이용자의 저작권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는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당장은 본인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는 관련 기업 및 산업을 무너뜨리는 파렴치한 범죄 행위이며, 기업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민·형사적으로 더 큰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공공기관·학교 등 모든 사회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캠페인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야 한다”며, “이런 활동들은 결국 지적재산권 보호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창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부교수도 “저작권과 관련해 명확한 온라인 수익 모델이 구축된다면 (관련 업계의) 전망은 밝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 인식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 지난 7월 23일부터 개정 저작권법이 시행된 후 저작권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9월 8일 문화부 발표 자료). 또, 저작물 보호 필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도 높아졌다. 이는 저작물 보호 필요성에 대한 인식변화가 불법 복제물 이용을 줄이고 합법 저작물 이용을 증가시키는 행동 변화로 이어진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저작권 인식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업계의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있어 왔고, 인식 개선을 위한 업계의 활동도 계획돼 있다.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는 “죄의식 없이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이를 묵인하는 우리 사회의 관행을 한순간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협회에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지적재산권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및 캠페인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협회의 대표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는 2007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정품이 흐르는 교실’인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저작권과 인터넷 윤리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레크리에이션을 가미하여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현장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9월부터는 소프트웨어 저작권 관련 교육을 원하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고, 불법 복제 근절 거리 캠페인 등을 실시,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영화계는 좀 더 사업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진위의 김현정 씨는 “불법 파일을 이용하는 유형을 3가지로 본다”며, (불법 다운로드를) 불법인지 모르고 이용하는 부류(50%이상), 불법 다운로드가 편리하기 때문에 이용하는 부류와 의도적으로 올리는 부류를 합해 50% 미만으로 구분했다. 김 씨는 “의도적인 불법 업로더에게는 법 개정을 통해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인지 모르고 이용하는 50% 이상의 불법 다운로더에게는 캠페인을 통해 인식을 개선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편리함 때문에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하는 부류에 대한 방안이다. 합법적인 다운로드 창구를 다양하게 만들고, 업로드가 빠르고 다운로드의 가격도 다양하게 하는 등 다운로더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영진위에서는 공공 온라인 유통망 구축 사업을 통해 CJ엔터테인먼트·쇼박스 등의 사업자들이 영화 사이트를 편리하게 오픈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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