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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현대미술과 문학성

2009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서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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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37-138 편집팀⁄ 2009.09.29 14:27:17

작가노트 요약 그림을 설명할 때에 “이 그림은 문학적이다”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이 말은 어떻게 생각하면 ‘설명적이다’ 하는 내용으로 들리기도 하고, 더 나아가 불필요한 설명이 많다는 뜻으로까지 확대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현대미술에서 그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표현방법으로 판단되어, 비판의 대상으로 취급되는 경우로도 자주 쓰인다. 이 태도에는 오랫동안 문자언어가 누려온 지식전달의 보편적 방법에 도전하려는 미술의 의지가 엿보이는데 눈앞에 보이는 사실을 집중 파악함으로써 세계의 구조를 부분 부분 확실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며, 물론 궁극의 목적은 세계의 구조를 파악해 내는 것이다. 자연의 빛을 평생 관찰하는 모네 이후 마티스, 피카소 등은 자연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도 인위적 색채구성 혹은 자연형태의 분석과 재구성에 몰두하여 비문학적 순수형상에 가까운 작품제작에 성공한 듯하다. 본질적인 형상에 가까워진 것이다. 그런데 그 본질적 형상은 무엇인가? 말할 것도 없이 회화의 평면성에 대한 한계의 재인식이다. 자연을 보지 않고 그리는 그림이 평면적일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그것은 두뇌에서 일어나는 공간경험에 대한 간접 활동이기 때문이다. 많은 화가들이 작업실에서 두뇌 속에 남아 있는 경험상의 공간에 대한 느낌으로 작품을 판단하는 현대미술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미술은 지적인 작업이다. 그것은 화가마다 각기 다르게 가지는 천차만별인 공간표현에의 체험, 자연관찰의 경험, 미술에의 교양 등이 복합되어 어우러진 집합된 감각뭉치이다. 거기에선 순수·비순수, 문학적·비문학적 구분을 해내는 것이 힘들뿐만 아니라, 도대체가 가치개념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특히 현대문학은 기존의 이야기 위주의 문학을 포기하고, 내밀한 인간의 감성을 추구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제 미술의 문학성에 대한 섣부른 해설이나 판단은 보류되어져야 하며, 19세기에나 가졌던 비현실적 이야기성 위주의 그림과 비교하여 그림을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은 물론,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타 예술분야의 표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물며 설명적인 요소가 그림에 있다하여 순수하지 못한 그림으로 평가되는 일은 무의미하다. 그것은 1950년대 추상미술에의 맹목적 옹호를 위한 작품 평가방식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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