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외출> <행복> 등의 전작에서 남녀의 사랑을 현실적으로 담아온 허진호 감독의 다섯 번째 로맨스이다. 4편의 영화에서 남녀의 행복한 만남과 이별, 그리고 이별 뒤에 오는 감정과 깨달음을 주로 그려온 허 감독이 이번에는 과거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다시 만나 진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훈남·훈녀’ 정우성과 고원원을 남녀 주인공으로 하여 중국 청두를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는 새벽 공기처럼 맑고 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낯설지만, 낯설어서 더 설레게 하는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한국 영화를 자막으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중국에서 올 로케로 촬영된 만큼, 이국적이고 색다르지만 인간미 넘치는 중국의 일상을 만끽할 수 있어 좋다. 동하와 메이가 재회하는 두보초당, 데이트 코스에서 만나는 팬더기지공원의 팬더, 바람개비를 날리며 노는 중국 콴자이샹즈 거리의 아이들, 동하와 메이가 과거의 기억을 두고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는 훠궈 식당거리, 거리에서 춤을 즐기는 중국인들, 공작새가 서 있는 중국식당 등 극중 두 남녀가 보내는 3박 4일 동안, 관객도 덩달아 해외여행을 온 기분이다. 10월 8일 개봉. SYNOPSIS 건설 중장비 회사 팀장 박동하(정우성 분)는 중국 출장 첫날 우연히, 관광 가이드를 하고 있는 미국 유학 시절의 연인 메이(고원원 분)와 기적처럼 재회한다. 낯설음도 잠시, 두 사람은 금세 예전으로 돌아가 이야기 꽃을 피운다. 키스도 했었고 자전거도 가르쳐주었다는 동하와, 키스는 커녕 자전거는 탈 줄도 모른다는 메이. 같은 시간에 대한 다른 기억을 떠올리는 사이에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던 동하는 메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귀국을 하루 늦춘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두 사람은 가슴 설레는 소중한 하루를 보내는데…. #호우시절(好雨時節): 직역하면 좋은 비의 시절. 중국 당나라 때의 시성 두보의 시 <춘야희우>(春夜喜雨)의 첫 구절이기도 하다. “좋은 비는 내릴 때를 알고 있어 봄에 만물을 소생케 한다”는 내용을 의미한다.